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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벌써 한 달여를 남겨두고 있다. 소중한 사람들과 건강한 모습으로 이만하면 잘 지냈다 생각하면서도 마냥 시간만 흐른 것 같아 허망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만 이런 생각과 감정이 찾아오는 걸까? 한 해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왜 내 마음은 후회로 가득찬 상태처럼 느껴질까? 어쩌면 한 해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서는 아닐까 생각해보자. 한 해를 정리하지 않으면, 뭔가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 마련이다.

한 해를 돌아볼 때는 물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후회와 미련이 드는 경험에만 집중하지 말고, 성공과 즐거움과 같은 경험에도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과 감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반성은 필요하지만, 후회라는 감정에만 매몰되게 되면 한 해 동안 성장한 측면에 대해 간과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후회로 가득찬 내 마음을 돌보면서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로할 수 있을까?

첫 번째, 내가 올해 했던 일들을 정리해 보자. 노트북이나 태블릿, 핸드폰에 타이핑해도 되고, 종이에 직접 써 보는 것도 좋다. 한 해 동안 캘린더에 적어 놓았던 일정들을 보거나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진 기록들을 참고로 하면 더욱 생생하게 작성해 볼 수 있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도록 적어보게 되면, 한 해 동안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 주기적으로 옷장 정리를 하듯이 머릿속의 경험들, 생각과 감정을 차곡차곡 정리해 보는 것이 한 해를 돌아볼 때 필요하다.

두 번째, 한 해 동안 있었던 성공과 즐거움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이때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과거의 나와 비교해 봤을 때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적어 보는 것이다. 거창하거나 대단한 성취만 쓸 필요는 없다. 사소한 변화, 꾸준한 노력, 새로운 시도 어떤 것도 좋다. 작지만 성공 경험이 누적되면 스스로 유능감을 느끼게 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 설정과 에너지를 얻게 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의 후회와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필요하다. 적절한 결핍과 좌절 경험이 존재해야 동기부여도 되고, 도전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 후회라는 감정에 너무 매몰되지만 않는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한 강력한 엔진이 될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엄격하고 가혹한 기준으로 스스로를 판단하고 평가한다면, 자칫 내가 올해 동안 노력해서 얻은 것들의 소중함을 놓치게 될 수 있다. 무결점의 완벽한 상태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에 가깝다. ‘이만하면 괜찮은 한 해’라고 생각하면서 올해도 충실하게 살아온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