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물, 자연 그리고 사람
생활의 한 수
  • 우리 집 반려동물은
    물을 잘 마시고 있을까?

    • 글. 임산하
  • 바야흐로 반려동물 1,500만 시대다.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동고동락하고 있다. 동물의 수분 섭취는 사람만큼이나 중요하다. 사람처럼 피부에 땀샘이 없는 강아지, 고양이는 체온 조절을 하는데 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이 물을 많이 마시거나 혹은 적게 마시거나 갑자기 음수량이 변하거나 하면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의 집사라면 평소에 물을 잘 마시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도록 하자.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할까?

반려동물의 집사라면 평소에 반려동물이 물을 많이 마시는지 적게 마시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반려동물이 물을 얼만큼 마시면 많은 양이고, 적은 양일까? 이는 체중별로 다르다. 반려동물의 하루 적정 음수량은 강아지는 몸무게 기준 1㎏당 60 ~ 70㎖, 고양이는 1㎏당 40 ~ 50㎖ 정도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의 몸무게가 5㎏라고 가정할 때, 강아지는 하루에 300㎖, 고양이는 하루에 200㎖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한다. 만약 하루에 1㎏당 100㎖ 이상, 20㎖ 이하로 물을 마신다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물론 반려동물의 활동량, 나이, 환경 등에 따라 하루에 마셔야 할 물의 양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반려동물이 당뇨병이나 신부전증, 쿠싱증후군 같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이뇨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필요한 음수량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수의사와 상담해 반려동물에게 맞는 적절한 음수량을 확인하고, 올바른 양의 물을 먹일 수 있도록 한다.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 측정하기

반려동물의 음수량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물병이나 컵을 준비한다. 일정량의 물을 채운 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물그릇에 물을 담아 먹인다. 24시간이 지나고 물그릇에 물이 남았다면 남은 물을 물병이나 컵에 다시 담고 대략적인 음수량을 측정한다. 이를 최소 3일 정도 반복하면 평균적인 음수량을 확인할 수 있어 반려동물이 하루에 물을 어느 정도 마시는지 알아낼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적게 마시면 나타나는 증상

반려동물이 물을 ‘적당히’ 마시지 않고 많이 마시거나 적게 마실 때 나타나는 증상은 무엇일까? 우선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반려동물의 음수량이 대폭 증가한다. 신장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한다. 신장이 건강할 때는 진한 색 소변을 누지만,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묽은 소변을 눈다. 그 때문에 다량의 수분이 배출돼 물을 자주 마시게 된다. 이외에도 당뇨병, 방광염, 갑산성기능항진증 같은 질환도 음수량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반려동물의 물 섭취량이 적으면 탈수가 생길 수 있다. 평소 물을 잘 마시지 않는 반려동물이 ‘유난히’ 무기력해 보인다면 탈수인지 아닌지 몇 가지 확인을 해보자. 목뒤 살을 움켜쥐었다가 놓았을 때 살이 바로 본래대로 돌아가지 않거나, 손가락으로 잇몸을 눌렀을 때 잇몸 색깔이 곧바로 돌아오지 않으면 탈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반려동물의 나이가 많으면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 음수량이 줄고, 관절이 아플 때도 물 마시기를 멀리할 수 있다.

물을 잘 마시게 하려면?

간혹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반려동물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물그릇의 위치를 바꾸기만 해도 효과를 볼 때가 있다. 또 습식사료를 섞어서 주면 자연스럽게 수분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후각에 예민한 반려동물은 깨끗한 물그릇을 좋아하기 때문에 물그릇이 깨끗한지 확인하도록 한다. 물그릇 자체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냄새, 소음에 민감한 반려동물이라면 금속 식기 대신 유리그릇이나 사기그릇을 사용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