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물, 자연 그리고 사람
아주 특별한 만남
  • 내 마음을 담은
    꽃리스를 받아주세요

    시화경영처 직원 4명의 꽃리스 만들기

    • 글. 최행좌
    • 사진. 김범기
  • 향기로운 꽃향기,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봄이면 ‘꽃 선물을 준비해 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준비한 시간, ‘선물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꽃으로 리스를 만들기 위해 시화경영처 직원 4명이 모였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은은한 조명 아래 긴 테이블 위에는 싱그러운 초록빛의 레몬트리부터 퐁퐁소국, 장미, 튤립까지 각양각색의 화사한 꽃들이 준비돼 있었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꽃리스를 만들기 위해 ‘염혜경이다’의 멤버들이 화창한 봄날, 한자리에 모였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이 모임의 이름은 염가영 차장, 김혜경 과장, 이지혜 과장, 이다운 사원 4명의 이름에서 한두 글자씩 따와서 지은 것이다. “서로 직급도 다르고, 세대도 다른데 사무실을 벗어나 색다른 공간에서 즐거운 체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어요”라는 염가영 차장부터 “잘은 모르지만 꽃리스를 만들다 보면 마음이 평화롭고 예뻐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오늘 원데이 클래스가 기대가 돼요”라는 김혜경 과장, “꽃리스에 관심이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는 건 처음이라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돼요”라는 이지혜 과장, “활동적인 성격이라 꽃리스처럼 차분하게 앉아서 꽃 한 송이 한 송이를 다듬는 제 모습이 상상이 안 되는데요. 오늘만큼은 있는 섬세함 없는 섬세함 다 꺼내서 열심히 만들 계획이에요”라는 이다운 사원까지. 오늘 클래스에 대한 이들의 각오가 남달랐다. 꽃리스를 만드는 것이 처음이라는 이들의 얼굴은 본격적인 클래스가 시작되자 흔히 알고 있던 꽃은 물론 생소한 이름의 꽃에 대한 설명과 꽃리스를 만들 때 특징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비장한 모습이었다.
“꽃을 꽂기 전에 우선 그린 소재로 베이스를 만들어 주세요. 중심에서 시작해서 같은 방향으로 꽂아주는데, 그린 컬러 잎은 오아시스 폼이 보이지 않도록 풍성하게 꽂아주는 것이 좋아요.” 최윤정 강사의 설명을 듣고, 꽃가위를 든 네 명은 각자의 방식대로 꽃리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이라 주저할 만도 한데 이들의 손길은 의외로 과감했다.

4인 4색 꽃리스 만들기

꽃리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꽃들이 물을 나누어 쓰는 오아시스 폼에 꽃을 사이 좋게 꽂는 것이 꽃리스 만들기의 핵심 포인트다. 꽃을 잘 다듬기 위해서는 마디를 피해 사선으로 잘라준다. 이는 꽃이 물 먹는 면적을 최대한 넓게 해주는 작업이다. 잎을 꽂는 밑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꽃을 꽂는다. 꽃은 얼굴이 가장 큰 것부터 꽂는데 꽃끼리 가까이 마주 보지 않도록 적당한 각도를 맞추는 게 관건이다. 꽃의 각도를 살짝만 바꿔도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때 꽃의 크기와 줄기의 높이를 다르게 하면 입체감을 살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작은 꽃을 꽂아 포인트를 준다. 모두들 예쁜 꽃이 다칠세라 한 송이 한 송이 소중하게 들어 향기를 맡아보며 꽃을 꽂았다.
노란색 꽃리스를 만든 염가영 차장은 “이 꽃향기가 정말 좋은데요” 라고 말하자 이지혜 과장이 “저도 맡아볼래요”라며 궁금해했다. “이 꽃의 이름은 뭐예요?”라고 염가영 차장이 묻자 유채꽃이라고 최윤정 강사가 꽃 이름을 알려주었다. 모두가 유채꽃의 매력에 빠졌다. 김혜경 과장은 장미, 라넌큘러스를 활용해 분홍빛의 꽃리스를 만들었다. “이 꽃을 마저 꽂는 게 좋을까요?”라고 김혜경 과장이 묻자, 맞은편에 앉은 염가영 차장이 “꽃이 커서 한 송이 정도는 빼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SNS에서 꽃리스를 찾아보고 왔다는 이지혜 과장은 머릿속에 계획이 다 있는지 가장 빠른 속도로 꽃리스를 완성했다. 퐁퐁소국과 캄파눌라로 포인트를 주어 ‘나를 닮은 꽃’을 표현했다고 한다. 모두의 시선이 이지혜 과장의 손끝에 집중됐다. “꽃을 더 꽂아야 할까요?”, “아니요. 충분한데요”라고 모두가 말했다.
시종일관 차분하게 꽃리스를 만드는 데 집중한 이다운 사원은 “파란색 꽃리스를 만들고 싶었는데 실제로 파란 장미를 보니까 정말 신기해요”라는 말에 모두가 공감의 고개를 끄덕였다. “콜롬비아산 장미인데요. 파란색 장미는 염색을 해서 파랗게 보여요”라고 최윤정 강사가 설명했다. 다들 자신이 만든 꽃리스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허전한 부분에 꽃을 더 꽂거나 위치를 바꾸며 꽃리스를 마무리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

다들 금손인지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수준급의 실력을 뽐냈다. 안정감 있게 낮은 높이로 만든 이지혜 과장의 꽃리스는 봄의 생기가 가득했다. 가장 높은 높이로 만든 김혜경 과장의 꽃리스는 위에서 내려다볼 때 더 매력 있어 인테리어로 제격이었다. 최대한 많은 꽃을 조화롭게 담아낸 염가영 차장의 꽃리스는 녹색 잎과 노란꽃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비슷한 색감의 꽃으로 채운 이다운 사원의 꽃리스는 잎을 빼곡하게 심어 풍성함을 더했다. 이렇게 4명이 만든 꽃리스는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이고 보면 볼수록 예쁘다는 최윤정 강사의 칭찬 세례도 이어졌다.
“왠지 꽃리스는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용기가 생겼어요. 종종 근처 꽃집에서 꽃을 사서 집에서도 시도해 봐야겠어요”라는 김혜경 과장은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께 드릴 생각이다. “코로나19로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는데 마스크를 쓰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는 염가영 차장은 함께 살며 아들을 키워주시는 어머니께 선물하겠다고 한다.
5년째 아이의 하원과 육아를 열심히 해주고 있는 남편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는 이지혜 과장은 “나를 닮은 꽃리스를 받고 기뻐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색깔로 꽃리스를 만든 이다운 사원도 “오늘 만든 꽃리스는 어머니께 선물로 드릴 거예요. 선물하려고 만든 건데 사실 무척 예뻐서 제가 갖고 싶어요(웃음)”라고 말했다.
이들의 관계도 꽃리스를 닮은 듯하다.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조화를 이루는 꽃리스처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그랬다. 앞으로도 이 순간의 즐거움으로 시화경영처가 웃음꽃 피어나는 부서로 명성을 쌓아가길 기대해 본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