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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자연 그리고 사람
직장인 생활탐구
  • 협업할 때 선호하는 조직구조 스타일

    • 글. 김성회 CEO 리더십연구소장
      (코치경영원 코치)
  • “깍두기를 아십니까?” 드라마 <오징어 게임> 덕분에 ‘깍두기’의 의미에 대해 모처럼 세대 소통이 이루어지는 듯하다. 예전엔 깍두기 하면 무김치 깍두기가 대부분이었다. 깍두기란 게임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어리숙한 사람 혹은 그런 사람을 위한 룰을 뜻한다. 예전에 아이들이 놀 때는 ‘깍두기의 법칙’ 이란 게 있어서 나이가 어린 동생들도 잉여 멤버로 끼워 같이 놀 수 있었다. 상대편이 한두 명 더 많아도 문제 삼지 않고 같이 놀았다. 1970년대에 태어난 X세대까진 놀이문화에서 깍두기 법칙을 기억하고, 그 이후 MZ세대는 잘 모른다. 성장기 놀이문화에서 깍두기의 법칙이 사라진 것 역시 1990년대 후반이다. 바로 MZ세대가 유년기를 보낸 때다. 이들은 일찍부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스펙 쌓기 경쟁에 매달렸다. 실용적 개인주의란 평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이비부머세대는 동료들끼리 어떻게 내 일 네 일을 가르냐며 개인주의를 탓하고, MZ세대는 매번 손해 볼 수만은 없다고 반발한다. 알고 보면 세대마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의미도 다르다.
베이비부머세대: 집단주의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학번으로 대학 생활을 해 현재 50대의 나이를 가진 세대를 뜻하는 586세대는 대의명분, 집단주의를 중시한다. ‘엘리트가 이리떼가 되어선 안 된다’는 당시 유행어는 이들의 시대적 사명감의 일단을 보여준다. 집단의식을 공유한 이들 세대가 ‘전체의 권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MZ세대의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동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X세대: 개별주의

X세대는 586세대의 명분지상론과 집단주의 논리가 불편했다. 집단주의를 전체주의와 동일시한다. 집단과 대의명분을 우선시하고, 개인의 행복이 뒤로 밀리는 게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X세대는 개인주의를 내세운 첫 세대다. 이들에게 개인주의란 이기주의라기보다 집단주의, 권위주의에 상대되는 개별주의 개념이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를 추구했지만, 이들의 유전자에도 집단주의가 은연중에 내재돼 있어 양면성을 보이기도 한다.

MZ세대: 실용주의

MZ세대의 개인주의는 X세대와 차이가 있다. 이들의 개인주의는 ‘내 이익을 침범하는 건 참을 수 없어’라는 개인 권익 옹호 차원이 강하다. 그저 헤쳐진 개별주의라기보다 ‘헤쳐 모여’의 유동적 개인주의로 실용적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정한 룰이다. ‘공정한 경쟁’에서 승리를 쟁취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MZ세대는 팀플(팀 공동 프로젝트)을 일찍부터 경험했기 때문에 팀워크의 효용을 몸으로 아는 세대다. 대형 프로젝트를 개인이 혼자 수행하기 힘들지만, 집단이 각 강점을 발휘해 나눠서 하면 보다 쉽게 할 수 있다는 시너지 효과를 잘 알고 있다.

#베이비부머세대

다 함께 모여서 함께 일해야 한다는 ‘눈에 보이는’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지털 툴을 활용해 ‘따로 또 같이’ 일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협업하라”라고 훈계하기보다는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시스템과 평가 방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협업에 가점을 주는 평가체제가 함께 갈 때 진정성을 발휘한다. 가치는 수치와 병행할 때 힘을 발한다.

#X세대

구성원 간의 조를 랜덤으로 나누고 티타임 같은 비공식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다. 서로를 이해하고, 파악하면 협업이 보다 쉬워진다. 디지털 협업이 효율성은 높은 반면 창조적 협업에는 역시 대면의 ‘손에 손잡고’ 방식이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도 있다. 평소 비업무면에서도 자연스러운 팀워크 소통의 기회를 만들자.

#MZ세대

평소 자신의 강점을 발휘해 업무 능력을 쌓자. 모두 다 잘 하긴 힘들고, 내가 잘하는 분야로 동료를 도운 것은 곧 내 강점이 된다. 협업할 때 도와주는 것만 생각하지만 힘든 일이 있으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란 심리학 용어가 있다. 자기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보다 오히려 자기가 호의를 베푼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의미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오히려 조직 내에서 내 편을 늘려가는 일이기도 하다.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