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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자연 그리고 사람
직장인 생활탐구
  • 세대마다 일을 가르치는 스타일도 달라

    • 글. 김성회 CEO 리더십연구소장
      (코치경영원 코치)
  • C 팀장은 밀레니얼세대들이 일을 너무 쉽게만 하려고 하는 점이 불만이다. “왜 요즘 친구들은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지 않죠?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도전하려는 ‘파이팅 정신’이 없어요.” 반면 베이비부머세대는 어땠는가? 맨땅에서 헤딩하며 어깨너머로 배웠다. 누구 하나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깨알같이 흩어져 있는 것을 주워 담아 조합하고 전체를 유추해가면서 말이다. 뭐라도 하나 배우려면 선배의 온갖 수발을 다 들며 어렵게 얻어야 했다. 그렇게 어깨너머 눈치코치 봐가며 배운 일이야말로 조직에서 살아남는 사회지능이고 산지식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편 MZ세대는 그런 팀장이 답답하다. 지름길이 있는데 구태여 돌아가는 이유가 뭔가. 구글 지도 앱을 보듯 일도 현재의 목표를 찍으면 되는데 왜 탬플릿도 목표지도 없이 일단 출발부터 해놓고 봐야 하는지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암묵지세대 vs #형식지세대

베이비부머세대는 암묵지(暗黙知)세대고, 밀레니얼세대는 형식지(形式知)세대다. 암묵지란 인간이 머릿속에 담고 있는 지식이다. 반대로 형식지란 어떤 형태로든 외부로 표출된 지식이다. 즉 ‘암묵지가 문서나 매뉴얼처럼 외부로 표출돼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베이비부머세대는 1대 1 도제식으로 교육받은 세대다. 추상적이고 암묵적이다. 반면에 MZ세대는 어려서부터 인터넷으로 놀고 공부한 디지털세대로 형식지 중심이다. ‘다시 보기’, ‘미리 보기’를 통해 목적지를 더욱 분명히 하고 무한 반복이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공부한 밀레니얼세대는 학습 선택에서 늘 주도적 입장이다. 학생이 강사를 선택한다. 샘플강의를 두루 맛보고 내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강의를 선택했다. 선택의 주도권은 늘 학생이 쥐었고, 강사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학생의 선호와 취향에 맞게 재미있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전달하는지가 중요하다.
반면 기존의 직장문화는 도제 스타일의 교육이 많다. 도제 시스템에서는 스승이 학생을 선택한다. 목차도 없고 진도도 스승 마음대로다. 인터넷 세대인 밀레니얼세대는 매뉴얼이 있어야 이해가 된다. 이들은 ‘서당 개 3년이면 글을 읽고, 분식집 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이는 식’의 어깨너머 공부를 강조하는 도제식 교육이 불만스럽다. 오랜 시간을 참고 견디기가 힘들고, 묵히고 삭히고 새기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서다. ‘백종원 집밥 레시피’처럼 일정한 수준을 담보하는 레시피, 매뉴얼이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실수 대처도 마찬가지다. 베이비부머세대는 스스로 일일이 오답노트를 만들어 오답 유형을 파악했다. 반면 온라인 강의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는 ‘오답 유형 강의’를 먼저 듣고 예방한다. 모험과 도전보다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자’를 모토로 살아왔다.
조직에서 선배가 “일단 해봐. 해서 가지고 오면 봐줄게”라고 말하면, 밀레니얼세대는 “끝단을 먼저 보여주세요. 왜 같은 일을 두세 번씩 해야 하나요?”라며 ‘일단’이 세상에서 제일 싫은 단어라며 도리질한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자신감이 강한 이들은 예견된 실수는 되도록 피하고 싶어 한다. 실수는 도전 의지를 키우는 게 아니라 꺾기 때문이다.

⊙ 베이비부머세대: 전지적 상사 시점

일 돌아가는 이치, 경력관리를 ‘눈치’로 배웠기 때문에 후배세대에게도 같은 것을 기대한다. 소림사 무술 가르치듯, 일련의 시험 과정을 통해 싹수가 검증되면 스승은 제자에게 비법을 전수한다. “아직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내 말을 따라야 해. 나처럼 해봐”라는 전지적 상사 시점은 불편한 동시에 확실한 방어벽이 되어준다.

⊙ X세대: 3인칭 객관적 시점

베이비부머세대에 비해 이들은 상대적으로 매뉴얼, 형식지에 익숙하다. 과거의 리더가 도사나 스승이었다면, 이들은 교사나 컨설턴트다. 베이비부머세대가 자신의 경험치와 감정 상태에 따라 들쭉날쭉했다면, X세대는 나름 객관화되고 표준화된 경험과 지식을 전달한다. “이렇게 하면 돼. 나는 이렇게 했더니 됐어. 자, 해봐” 하는 식이다.

⊙ MZ세대: 1인칭 맞춤형 시점

매뉴얼보다 필요한 것은 샘플과 탬플릿이다. 이들은 how보다 why가 더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각자의 강점과 장점을 발휘해 다르게 할 수 있는 맞춤형 피드백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