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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자연 그리고 사람
위대한 유산
  •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에
    반할 수밖에 없는 나라
    인도네시아

    • 글. 최행좌
  • 무려 1만 7,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 다양한 민족과 문화, 그리고 언어가 공존하고 있어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나라’라고 불린다. 한 장의 사진에 반해 떠날 수 있는 곳, 인도네시아가 그랬다.
벚꽃을 닮은 바다 코모도 핑크 비치
Komodo Pink Beach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 ‘정말 세상에 저런 곳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냈던 핑크 비치(Pink Beach). 봄에 휘날리는 벚꽃잎을 닮은 분홍빛 바다는 버뮤다, 바하마의 하버 아일랜드, 필리핀의 산타크루스 섬, 이탈리아의 부델리 섬, 네덜란드의 보네르, 그리스의 바로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국립공원. 이렇게 지구상에 7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라부안 바조 서쪽에 자리한 코모도 국립공원(Komodo National Park)은 열대우림지대와 사바나 초원, 그리고 바다 등 여러 지형으로 이뤄진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실제 이곳에서는 은은한 파스텔톤의 핑크를 마주할 수 있다. 모래사장이 핑크색인 이유는 분홍색 껍데기를 지닌 산호초가 하얀 모래와 섞여 아름다운 분홍빛을 띠기 때문이다.
핑크 비치는 푸른 바다와 분홍색 모래사장이 대조를 이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 질 무렵이면 핑크 비치는 모든 것이 붉게 변한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희귀하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해변에서는 누구라도 인생 최고의 사진을 건질 수 있다.

1. 길리 메노 섬 인근에 있는 해저 석상
바닷속 아틀란티스 해저 석상
Underwater Statues at Gili Meno

발리 옆에 위치한 롬복은 맑은 바다와 수려한 자연경관이 매력적인 섬이다. 롬복은 바닷속이 깨끗하고 아름다워 다이빙의 천국으로도 유명한데, 스노쿨링만으로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신비한 산호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롬복의 길리 메노(Gili Meno) 섬 인근에 있는 석상(Underwater Statues at Gili Meno)이 장관이다. 이름만 들으면 왠지 바닷속 깊은 곳에 위치한 느낌이지만, 수심이 얕은 곳에 설치돼 스노쿨링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해저 석상과 물고기 떼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해저도시 아틀란티스를 연상케한다.
48개 조각상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수중 조각가 제이슨 테일러의 작품으로 둥근 형태는 생명의 순환과 시간의 연속성을 상징한다. ‘둥지(nest)’라는 이름의 해저 석상은 인간과 해저 세계를 잇는 다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 이젠 화산의 거대한 분화구인 칼데라호
살아 움직이는 ‘불의 고리’ 이젠 화산
Gunung Ijen

인도네시아에는 400개 이상의 화산이 있다. 살아 움직이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이젠 화산(Gunung Ijen)은 브로모 화산(Gunung Bromo)과 더불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화산 중 하나다. 1999년 마지막 분화한 이후 폭발 징조를 보이지 않는 이런 곳에 ‘누가 갈까?’ 궁금하겠지만, 현지인은 유황을 캐기 위해, 외지인은 ‘블루 파이어(blue fire)’ 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
블루 파이어는 분출하는 유황가스가 화산 자체의 뜨거운 열을 받아 불이 붙는 현상이다. 푸른색 불꽃이 최고 5m까지 올라가는 광경은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붙잡는다. 거대한 분화구를 차지하는 칼데라호와 푸른 불길인 블루 파이어를 보기 위해서는 트레킹에 도전해야 한다. 산의 정상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반. 정상에서 칼데라호를 오르내리는데 1시간, 정상에서 내려오는 1시간을 합하면 대략 4시간 반이 소요된다.

  • 3. 맹그로브 숲으로 둘러싸인 인도네시아 라자암팟(Raja Ampat)에 있는 섬
  • 4. 환상적인 분홍빛을 띠는 코모도 핑크 비치
인도네시아, 맹그로브를 심다

‘바다의 열대우림’으로 불리는 맹그로브 숲이 지구상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기준 전 세계 맹그로브 면적의 25%(약 3만 3,100㎢)를 차지하는 최대 보유국가로, 보유 면적의 18%(약 6,000㎢)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한마디로 자연을 벗 삼아 살아왔던 인도네시아의 생태 환경이 위험에 처한 것이다. 원인은 불법 벌목과 난개발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환경단체에서는 맹그로브 지킴이를 자처하며 숲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맹그로브 숲 재건을 약속했다. 오는 2024년까지 매년 15만ha의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2021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 이탄지·맹그로브복원청(BRGM)은 파푸아 주(州) 북쪽 사르미 지역 아르모파 마을에 맹그로브를 심었다. 파푸아 섬은 인도네시아 맹그로브 면적의 약 60%(약 19,8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복원한 면적은 8개 지역 15㎢에 달하며, 주민과 관련 단체 2,000여 명이 참여했다.

생태계의 보고 맹그로브

맹그로브(mangrove)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해변이나 하구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조개, 새우, 게 등 해양생물을 보호하고, 육지에서 흘러드는 빗물을 걸러주는 필터 기능은 물론 해안 재난의 ‘천연 방어막’ 역할을 한다. 해일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바닷물 침범을 막아준다.
특히 육지에 있는 숲보다 3~5배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고 오염 물질을 걸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