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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자연 그리고 사람
마을 인문학
  • 사각 프레임에 인생을 담는 영화감독
    임순례

    • 글. 최행좌
    • 일러스트. 하고고
  • 서해안을 끼고 있어 강과 산, 바다까지 자연을 품고 있는 인천. 그야말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다운 도시에 역사와 문화가 스며들어 삶과 예술이 너울거린다.

이제야 엄마의 편지가 어렴풋이 이해가 갈 것 같다.
그동안 엄마에게는 자연과 요리, 그리고 나에 대한 사랑이
그만의 작은 숲이었다.
나도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야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중에서

문학소녀, 영화감독이 되다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난 임순례 영화감독은 5남매의 막내로서, 오빠 셋과 언니를 두었다. 엄청난 독서광이었던 그는 프랑스 문화원의 시네마테크에서 유럽 예술영화를 200편가량을 보고 나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라고 결심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에서 공부한 후 프랑스로 유학을 가 영화학을 전공했다. 프랑스에서 돌아와서 본격적인 영화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여균동 감독의 영화 <세상 밖으로>에서 연출부 스크립터로 일하면서 충무로를 종횡무진했다. 이후 그는 1994년 단편영화 <우중산책>으로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대상과 젊은 비평가상을 받았다. 1996년 장편영화 <세 친구>로 부산국제영화제 NETPAC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등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고향에 대한 향수, 영화에 담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친숙하고 소박한 인물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온 임순례 감독은 2018년에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로 영화감독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일본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지만, 그는 사계절을 영화 한 편에 담았다. 영화 속 혜원의 모습에는 그의 삶도 어느 정도 투영돼 있다.
그는 영화 개봉 당시 인터뷰를 통해 “제 고향이 인천이에요. 50년 전에는 완전히 변두리 시골이었죠. 시골에 대한 향수가 있었나 봐요”라고 말했다. 조용한 시골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텃밭과 산과 들에서 자라는 작물들로 정성스럽게 매 끼니를 만들어 먹고, 소꿉친구들과 웃고 떠들면서 삶의 위안과 여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그에게 고향 인천도 힐링을 주는 곳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앞으로도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같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 날을 기대한다.

임순례 1960년 ~ 현재

대표 작품 <세 친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등
1960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났다. 1992년 프랑스의 파리 제8대학교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1993년 영화 <세상 밖으로> 연출부를 거쳐, 영화 <세 친구>로 데뷔했으며, 이후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등을 연출했다.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대상 및 젊은 비평가상, 제38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제2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