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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자연 그리고 사람
자연스러운 만남
  • 보이지 않는 물속까지
    맑고 깨끗하게!
    김태원 대청호수난구조대 대장

    • 글. 최행좌
    • 사진. 김범기
  • 대청호 가까이에 사는 덕에 자연스럽게 대청호는 삶의 일부가 됐다. 대청호가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은 후부터 사람도 구조하고 환경도 지키는 파수꾼으로 나선 김태원 대청호수난구조대 대장은 대청호 지킴이로 살아가고 있다.
동호회로 시작해 지역 대표 봉사단체로 활약

대청호수난구조대는 보트 관련업을 하던 김태원 대장이 대청호에서 수난 사고를 많이 접하면서 동호회 개념으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 환경을 지키는 어엿한 봉사단체다. 40여 명의 대원들은 오로지 ‘사람을 살리고 환경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수난 구조, 보트 인양, 수중·수변 쓰레기 수거, 농번기 일손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오다 2020년 소방청 소속 구조대로 임명되면서 더욱 활발하게 재난상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청호수난구조대는 고속단정, 수중로봇, 드론 등을 보유하고 있어서 대청호는 물론 전국 어느 곳이든지 바로 출동할 수 있는 잠수 능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수난 사고에 더욱 발 빠르게 참여하기 위해 대원들은 구조에 유용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현재 대원 중 18명이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정면허를 취득했고, 10명이 응급처치 교육을 이수했다. 이외에도 인명구조자격증, 스쿠버강사 자격증, 생존수영지도자 자격증, 드론국가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대원 중 10명은 특수구조단으로 활동하며 그야말로 전문구조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청호수난구조대는 긴급한 소식을 전해 듣거나 위급한 상황을 발견하면 곧장 현장으로 뛰어가요.” 여러 해 동안 목숨을 걸고 현장에 투입되어서일까. 대원들의 모습에서 진한 전우애가 느껴졌다.

대청호 환경정화 활동으로 수중 쓰레기 수거

대청호수난구조대는 대청호 지킴이를 자청하고 나섰다. 지난해 금강에 추락한 헬기 인양 작업에 참여해 항공유 유출을 막아내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대청호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익사자를 수색·구조하는 등 활약이 대단하다.
무엇보다 대청호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환경정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일주일에 1 ~ 2회 정도는 비에 떠밀려 온 쓰레기, 고사목 등을 수거하는 활동을 한다. 각종 부유물과 쓰레기가 부패되면서 대청호 수질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작업이다. 대원들은 대청호 구석구석에서 일일이 손으로 쓰레기를 걷어낸다.
플라스틱부터 산업폐기물, 농약병, 폐타이어, 스티로폼 등 각종 쓰레기가 발견되며, 잠수복을 입고 물속으로 들어가 침몰한 배를 건져올리기도 수차례다.
“3년간 수중에서 수거한 쓰레기만 약 50톤에 달하며, 하천 쓰레기 주민자율사업(금강)을 통해 수거한 쓰레기는 연간 100톤가량 돼요. 수거한 쓰레기의 80%가 나무고, 나머지 20%가 생활 쓰레기예요. 이렇게 나무를 수거하지 않으면 비가 올 때 물밑으로 가라앉아 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돼요. 그전에 치워주는 거죠. 환경정화 활동을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하고 나면 뿌듯해요.”
대청호수난구조대의 특수구조대원들은 잠수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수중 쓰레기를 제거하기에 그 의미가 더욱 뜻깊다. 대청호는 강이나 바다보다 캄캄하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편이다. 5m만 들어가도 한 치 앞을 볼 수 없고, 수심도 최대 50m 정도로 깊다. 보이지 않는 곳을 손으로 더듬더듬 짚어가며 수중 쓰레기를 수거하는 고난도의 작업이다.
“대원들과 함께하기에 가능하죠. 봉사를 뛰어넘어 헌신하고 있는 대원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가져온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고,
물속에 쓰레기는 버리지 않는 등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환경을 생각한 작은 변화에
동참해 주면 좋겠어요.
환경보호를 생각한다면 실천이 중요

김태원 대장은 봉사단체를 이끌며 환경운동 실천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변에 대청호수난구조대를 소개하면 이런 단체가 있는 줄 몰랐다며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런 게 바로 김태원 대장이 주위로 퍼트려가는 선한 영향력이다.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자기가 솔선수범해 실천하지 않으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먼저 행동하고 실천한다.
“일상에서 버린 쓰레기에 대해 고민하고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주말이면 많은 물놀이객이 대청호를 찾아오는 데 가져온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고, 물속에 쓰레기는 버리지 않는 등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환경을 생각한 작은 변화에 동참해 주면 좋겠어요.”
수중에 잠수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구조대를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잠수복을 입고 대청호로 향한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대청호수난구조대

2020년에 창설한 충청북도소방본부 소속의 비영리단체로, 대청호뿐만 아니라 국가 재난 발생 시 즉각 투입해 인명을 구조하고 대청호 수질 환경 개선을 위해 수중·수변에 침수된 폐기물, 보트 인양, 폐목 수거 등 자연과 인명을 살리는 봉사단체다.
주소: 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방아실길 60-1
전화: 043-731-0119
홈페이지: www.dcrescu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