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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대 사장

    안녕하세요. 다들 너무 경직된 자세로 앉아 있는데요. 우리 편하게 합시다. 노는 것처럼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거니까, 오늘 우리가 함께하는 이 자리가 업무의 연장선이 아니라 즐거운 대화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 방문 때 보았던 얼굴도 있고 오늘 처음 보는 직원도 있는데,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우리 공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의 생각과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슈퍼루키

    사장님과의 만남이 한껏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떨리기도 했는데요. 유쾌하게 대화를 시작해주셔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첫 질문입니다. 사장님께 일주일간 휴가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윤석대 사장

    휴가가 시작되자마자 비행기를 타야지요.(웃음)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일에 도전하며 다양한 조직을 경험했습니다. 그 사이 빈 시간이 생길 때면 혼자 자유롭게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라오스인데요. 우리나라에서 라오스행 비행 노선이 처음으로 생긴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라오스 북부의 시골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렸던 기억이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탁 트인 풍경을 보며 해방감을 느꼈던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 슈퍼루키

    저도 조금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해 보려고 하는데요. 사장님의 휴대폰 배경화면이 궁금합니다!

    윤석대 사장

    한번 볼래요? 우리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 늦둥이 아들의 사진이에요. 취임식 날 함께 참석했었죠. 참고로 우리 아내의 핸드폰 배경에는 아들 사진만 있어요.(웃음)

  • 슈퍼루키

    사장님의 말씀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저희에게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질문을 돌려서 드리겠습니다. 과거 신입 시절에 ‘저런 모습은 닮지 말아야지’하고 반면교사로 삼고 싶은 모습이 있으셨나요?

    윤석대 사장

    누구나 그런 경험 한번쯤은 있지 않겠습니까? 말투나 행동에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가 배어 있는 상사, 일에 대한 보상은 철저하지만 휴식 없이 일만 강요하는 상사, 상대의 입장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 말만 길게 하는 상사 등을 겪으면서 배운게 많이 있어요. 저도 말하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대화할 때는 항상 상대의 반응을 살피면서 불편한 기색이 느껴지면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마무리를 합니다. 제가 경험해 봤기에 역지사지가 되는 것이지요. 당시에는 나를 힘들게 했던 일들이 오히려 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거예요. 저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이 드는 상사를 만났어도 불평에만 그치지 않고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나를 성장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잖아요. 그것을 자양분 삼아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면 돼요. ‘저 사람 때문에 회사 못 다니겠다’고 말하지 말고, ‘저 사람 덕분에 내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상대가 아닌 나를 위한 일이랍니다.

    슈퍼루키

    핸드폰 배경화면을 보고 나니, 한결 더 친밀해진 느낌인데요. 오늘 이 자리를 함께한 슈퍼루키는 입사 1년 차부터 5년 차까지 15명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 말하는 ‘MZ 세대’인데요. 혹시 MZ세대에게 세대 차이를 느끼실 때가 있으신가요?

    윤석대 사장

    많죠.(웃음) 좀전에 얘기한 초등학교 5학년 아들도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아빠, 옛날 얘기 좀 하지 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우리 세대와는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도 다르고, 당연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다른 거죠. 그러니 세대 간의 차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슈퍼루키

    그럼 젊은 세대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윤석대 사장

    젊은 세대에게 딱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고자 하는 의욕, 열정’을 가졌으면 해요. 저는 ‘내게 주어진 일, 더 나아가 내가 할 일’을 찾아서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온 경험이 있거든요. 그만큼 보람도 있었고요. 저를 포함해서 누구라도 의욕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슈퍼루키

    사장님께서 곧 취임 100일을 앞두고 계신데요. 외부에서 바라본 K-water의 모습과 직접 느끼신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윤석대 사장

    ‘여러 공기업 중 하나!’. 제가 그동안 K-water에 갖고 있던 이미지는 딱 이 정도였던 것 같아요. 취임 후 100일을 보낸 지금, ‘조금 아깝다’는 것이 저의 달라진 생각입니다. 진심입니다. 취임 후 조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구성원들을 만나고 나니 우리 만한 인적 구조, 재무 여건, 독자적인 사업과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이 없더라고요. 이대로 두기에는 아까운 기업이라는 생각과 함께, 삼성하면 반도체를 떠올리듯, K-water를 글로벌 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임기 동안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최소한 내가 초석은 깔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우선 우리는 공기업인 만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한 물관리를 하는 것이 첫번째 사명입니다. 그 바탕 위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후 100일 동안 제가 보고 듣고 느낀 여러분의 모습 속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우리 K-water,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제 임기 동안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습니다.

  • 슈퍼루키

    취임 후 100일 동안 정말 많은 보고를 받으셨을 텐데요. ‘보고는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있으실까요?

    윤석대 사장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하지만, 두 장 분량의 보고서가 있으면 내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은 2줄도 안 되는 때도 있거든요. 물론 의미 있는 내용도 있지만, 추후 서면으로 확인해도 되는 내용이나 이미 내 머릿속에 다 있는 내용이 대부분인 경우도 있어요. 보고를 받다보면 ‘내가 열심히 준비해 온 내용이니 다 읽어야 해!’라는 강박관념을 느끼는 직원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이상적인 보고가 아닙니다. 보고서를 꼼꼼하고 자세하게 작성하고 관련 자료를 첨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보고는 상대가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서 요점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해요. 보고하는 사람이 아닌, 보고 받는 사람 입장에서 고민할 때 좋은 보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슈퍼루키

    작년에 입사한 1년 차 신입 사원인 저는 회사생활에 있어서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요. 저희 루키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실까요?

    윤석대 사장

    최근 현장 부서 방문 때 직원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했던 이야기인데요. 열 사람이 나한테 무언가를 부탁했을 때, 누군가는 그 중 나랑 친한 한 두 사람의 부탁만 들어주고, 누군가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사람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어디까지나 ‘부탁’이니 꼭 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 ‘후자가 되어라’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물론 열 사람의 부탁을 모두 들어준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반응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에요. 열 사람 중 두 명 정도는 오히려 ‘왜 이 정도밖에 안 해주지?’라고 반응할 수도 있어요. 6~7명은 ‘고맙다’는 의례적인 인사만 하고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10만큼의 도움을 주었을 때 100만큼의 가치로 돌려주는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은 꼭 있습니다. 그 사람이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정말 큰 힘이 돼요. 이런 태도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거예요. 그렇게 계속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와요. 내가 살아보니 그래요. 이제 사회생활의 출발선에서 갓 발을 뗀 여러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입니다.
    저도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걸어갈 길을 조금 먼저 걸어간 선배의 마음으로 얘기했는데요. 한 가지라도 여러분의 마음에 남는 얘기가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제든 부담 없이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회사 운영에 관한 내용도 괜찮고, 여러분의 크고 작은 생각들을 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큰 조직이 움직이려면 여러분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조화를 이루어 K-water가 성장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오늘 같은 소통의자리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