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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대항해시대 탐험가가 발견한 희망봉에는 바람이 쉼 없이 불고, 모래가 고운 볼더스 비치에선 자카스펭귄 3,000여 마리가 자유를 누리며 살아간다. 남아공 제2의 도시인 케이프타운은 이국적인 풍경뿐 아니라 친환경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자전거와 버스 이용을 늘리기 위해 도로를 정비한 덕에 많은 시민들이 일상 속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 주요 명소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접근할 수 있어 여행자들도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케이프타운은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풍력 타워, 태양 전지판 등을 제조하기 위해 녹색 제조 산업에 72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세계경제포럼에서 녹색 에너지를 선도하는 6개의 아프리카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전기 공급을 위해 케이프타운에서 40km 떨어진 아틀란티스에 지역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2024년에 전력 생산을 시작하여 20년간 운영될 예정이며 연간 14.7GWh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틀란티스는 규모 2km2, 높이 최대 50m에 달하는 모래사막으로도 유명하다. 비가 온 후엔 모래 언덕에 물이 찬 풍경을 즐길 수 있고, 맑은 날엔 아틀란티스 모래사막에서 테이블 마운틴 뷰까지 즐길 수 있다. 지프 투어나 샌드보딩도 즐길 수 있다.

케이프타운의 중심, 테이블 마운틴

케이프타운 어디서나 보이는 테이블 마운틴은 정상이 식탁처럼 평평해서 ‘테이블 마운틴’이라 불린다. 흐린 날엔 테이블 마운틴 정상 가까이에 구름이 걸려, 마치 하얀 식탁보를 덮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약 5억 년 전 얕은 바닷물 아래 형성된 사암이 지각 운동으로 솟아 높이 1,086m, 길이 3.2km의 거대한 산이 됐다. 축구장 15배 크기인 셈. 평평한 고원 동쪽에는 원뿔 모양의 데블스 피크, 서쪽에는 사자의 머리를 닮은 라이언스 헤드 두 봉우리가 있고, 그 안에 비비, 케이프망구스, 사향고양이, 스팅복 등 야생동물과 실버트리, 킹 프로테아 등 1,470여 종의 희귀식물이 서식한다.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려면 360도로 회전하는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어느 자리에서도 전망이 두루두루 잘 보이는 케이블카다. 케이블카에 내리면 정상에 다다른다. 그곳에 서면 케이프타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유가 있다면 2시간 트레킹 코스를 추천한다.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눈앞에 절경이 펼쳐진다.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근사한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도 좋고, 바위에 앉아 쉬어가기도 좋다. 걷다 보면 라이언스 헤드 넘어 로빈 아일랜드까지 선명하게 내려다보인다.

케이프타운의 역사가 깃든 희망봉

희망봉(Cape of Good Hope)은 케이프타운의 또 다른 랜드마크다. 이곳 이름이 처음부터 희망봉은 아니었다. 1488년 포르투갈 탐험가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는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던 중 폭풍으로 인도에 가지 못하고 이곳에 닻을 내린 뒤 ‘폭풍의 곶’ 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9년 뒤 또 다른 포르투갈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가 폭풍의 곶을 무사히 통과해 인도에 당도하자, 포르투갈 왕 주앙 2세가 ‘희망봉’으로 개명하도록 했다. 1652년 동인도회사의 얀 판 라비크가 상륙하며 네덜란드 농부들의 이주가 줄을 이었다. 그들은 네덜란드어로 농부란 뜻의 보어인으로불렸고 케이프타운이라는 도시를 건설했다. 1814년부터 케이프타운이 영국령이 됐고, 1820년 케이프타운 식민지에 영국인이 4,000명 이주해 왔다. 남아공에서 다이아몬드와 금이 발견되자 이를 서로 차지하려고 보어인과 영국인이 전쟁까지 벌였다. 승자는 영국인이었다. 1910년에는 백인들끼리 남아프리카 연방을 세웠고, 1948년에는 보어인의 정당인 국민당이 권력을 잡고 인종 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시행했다. 이것이 넬슨 만델라가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남아공 흑인들이겪은 불평등의 역사다. 남아공의 흑인들은 냉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치열하게 저항 운동을 한 끝에 자유를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프리카 유일의 펭귄 서식지, 볼더스 비치

케이프타운의 동쪽 사이먼스 타운에 자리한 볼더스 비치에는 평균 키 35cm, 몸무게 3.3kg의 자카스펭귄이 산다. 한때 백인들이 펭귄알을 요리해 먹는 바람에 멸종 위기에 처한 적도 있다. 하지만 1982년부터 펭귄 보호 운동을 시작했고 볼더스 비치는 현재 3,000여 마리의 펭귄이 사는 펭귄 보호 구역이다. 보호 운동 덕에 볼더스 비치를 찾은 여행자들은 일광욕을 즐기거나 헤엄을 치는 자카스펭귄 무리를 마주할 수 있다. 수족관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햇살과 바람을 자유롭게 즐기는 펭귄의 모습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남아공 야생 동물 호보 구역, 크루거 국립공원

남아공을 여행할 때 야생 동물의 생생한 현장을 만나고 싶다면 크루거 국립공원으로 가면 된다. 크루거 국립공원은 1898년에 개장한 아프리카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빅 파이브(Big Five, 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물소) 외에도 얼룩말, 기린, 임팔라가 살고 있다. 면적이 1만 9,485km²에 달한다는 거대한 국립공원으로 ‘게임 드라이브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사파리 가이드와 함께 사륜구동 차량에 몸을 싣고 열대 초원 사바나를 누비며 아프리카의 대자연 속에 살아가는 야생동물을 둘러볼 수 있다. 게임 드라이브는 새벽과 저녁에 진행된다.

남아공 와인의 산지, 스텔렌보시

케이프타운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와이너리에서 즐기는 와인 시음이다. 케이프타운에서 46km 거리에 와인 산지로 유명한 스텔렌보시가 있는데, 와인 루트가 조성돼 있어 트램이나 자동차를 타고 여러 와이너리를 돌아보기 좋다. 블라우클리펜(Blaauwklippen) 와이너리에서는 근사한 비스트로에서 초콜릿과 함께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고, 솜스(Solms) 와이너리에선 농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식당에서 남아공 전통 음식과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이국의 맛과 향이 입안 가득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