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코로나19가 유행하자 2020년 겨울에 인플루엔자(독감, 이하 인플루엔자)가 거의 사라진 듯 보이는 통계가 집계되었다. 그러다 이듬해 12월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고, 2022년에 들어서는 겨울이 오기도 전인 여름부터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국 코네티컷주 예일 뉴헤이븐 어린이병원은 2022년 여름에 입원한 호흡기 환자들에게서 인플루엔자 외에도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스 등 7가지의 호흡기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플루엔자가 이른 시기에 기승을 부리면서 다양한 바이러스가 동시에 창궐하는 형태가 잦아지고 있다. 이후 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됨에 따라 인플루엔자는 점차 다시 줄어드는 듯 보였으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인플루엔자 환자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이에 한국에서는 2022년 9월 16일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주의보’가 발령됐고, 2023년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올해 가을부터 시작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은 어린이, 임신부, 노인에게 내년 4월 30일까지 실시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통상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를 보며 6개월간 면역이 유지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가을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에 변이를 일으키거나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격리, 거리두기, 마스크 이행 등의 개인 방역이 오히려 ‘자연 면역력’을 떨어뜨려, 개인 방역 해지 후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인플루엔자가 급격히 늘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는 적은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플루로나, 트윈데믹, 멀티데믹 등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되거나 이로 인한 합병증, 사망률 증가 등의 연구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언뜻 눈으로 보기에는 증상이 유사해 감별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지만 자세히 보면 각기 다른 양상을 지니고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코로나19를 예방하진 못하더라도, 동시에 감염될 경우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합병증의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동시 감염 시에는 타미플루 등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는 인플루엔자 치료를 먼저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