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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 추진

재생에너지는 독일 전력 생산의 중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다. 그동안 독일은 기후 친화적인 에너지 공급과 화석연료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해왔다. 지난 2000년 처음으로 재생에너지법(EEG)을 시행한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으로 태양광 비율을 높여왔다. 또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건물 개선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했다. 2011년에는 에너지 전환 정책(Energiewende, Energy Change Policy)을 발표하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기존 전력 공급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독일 전력 소비 내 재생에너지 이용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독일 연방 에너지·경제연합(BDEW)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총 에너지 소비 내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6.1%이며,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40.9%에 달한다.
지난 4월, 독일 정부는 주요 에너지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독일은 2030년까지 총 전력수요의 80%까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2035년에는 전력수요의 완전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의 주요 핵심 정책 중 하나로, 태양광 발전 설비의 경우 매년 22GW 규모 확대 및 총 215GW 규모 태양광 발전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독일의 태양광 발전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20년 4.8GW 용량을 추가하며, 유럽 태양광 발전 시장 2위 네덜란드에 비해 74% 더 성장하며, 독보적인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태양광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한 도시, 겔젠키르헨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위치한 겔젠키르헨(Gelsenkirchen)은 도시재생을 통해 재생에너지 R & D 도시로 거듭난 지역이다.
19세기 후반 ~ 20세기 초반 석탄과 철광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며 ‘불의 도시’로 불렸던 이곳은 1960년대 주력산업이 쇠퇴하면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겔젠키르헨 시와 주민들은 머리를 맞댔다. 이 과정에서 “공원과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자”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지금 겔젠키르헨 시에서는 전체 전력 소비량의 10%를 태양광 발전으로 조달하고 있다. 도시재생과 함께 주민들은 ‘태양광 전도사’로 변신했다. 자발적으로 태양광협회를 출범했으며, 시정부와 협력해 지역 곳곳에 태양광 발전 실험장을 만들었다. 일례로 브람캄스트라쉐 마을에는 해를 따라 태양광 패널 각도가 자동 조절되는 시설이 설치돼 있다.
또 재건축을 통해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살프라트 마을은 유럽에서 가장 큰 재생에너지 마을로 꼽힌다. 건물주들은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받고,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부수입을 거두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겔젠키르헨에는 브람캄스트라쉐 마을과 살프라트 마을 같은 마을이 점점 늘고 있다. 이렇게 겔젠키르헨이 에너지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독일에 설치된 태양광

산업 기반 시설이 있는 겔젠키르헨

친환경 태양광 발전 도시, 프라이부르크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 위치한 프라이부르크(Freiburg)는 인구가 약 20만 명 남짓한 도시다. 전 지역의 40% 이상을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건축물 설립 시 훼손된 만큼의 자연을 다른 곳으로 옮겨 재현해야 할 정도로 독일의 대표적인 친환경 도시다.
지난 1992년에 ‘독일 환경 수도’로 지정됐고, 2010년에는 ‘에너지보호 수도’로, 2012년에는 ‘가장 지속가능한 도시’로, 2018년에는 ‘에너지절약 수도’로 선정된 이곳은 시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약, 탄소 배출 최소화를 실천하고 있다.
‘태양의 도시’라 불리는 프라이부르크는 태양광 에너지에 주목했다. 관공서와 도서관, 주차장, 축구장 등 공공시설은 물론 일반 주택과 상점들까지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 수요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2018년 문을 연 프라이부르크 신 시청사 건물은 외벽 전체에 탈부착이 가능한 최신 태양광 모듈을 달았다. 필요한 에너지는 모두 자체 생산하는 ‘에너지 제로 건물’로 도시의 명소로 꼽힌다.
프라이부르크 중심가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보봉마을도 친환경 지역으로 유명하다. 마을주민들은 ‘에너지 절약’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가치를 지킨다. 보봉마을 건물들은 대부분 패시브하우스다. 단열 시스템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집이다. 프라이부르크 신 시청사처럼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조달하는 ‘에너지 제로 하우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자체 생산한 전기를 팔아 소득을 올리는 ‘액티브 하우스’도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독일에서 태양광은 미래에 달성해야 할 기술이 아니라, 지금 나와 내 가족이 매일 접하고 사용하는 친숙한 에너지로 자리매김하며 독일을 태양광 발전 강국 1위로 만들었다.

프라이부르크의 그린 시티(Green City)에 설치된 태양광 지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