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world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MAY VOL.674

ON the world

나이아가라 폭포
넘어 펼쳐지는 물의 도시, 토론토

세찬 물줄기로 힘차게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경이로운 풍경으로 전 세계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물이 온타리오 호수로 흘러가고, 물이 가진 힘을 활용해 수열에너지로 사용한다는 사실은 아는 이가 많지 않다. 대자연의 신비를 선사하는 온타리오 호수의 볼거리와 도시의 열섬현상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물의 도시 토론토를 소개한다.

글. 우지경(여행 작가) 사진. 편집실





온타리오 호수의 재발견

캐나다의 심장, 온타리오주에는 약 25만 개의 담수호가 있다. 이는 온타리오가 ‘반짝이는 물’, ‘거대한 호수’라는 뜻을 품은 이유다. 온타리오의 호수는 5대호 중 하나로,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와 맞붙어 있다. 토론토 남쪽으로 온타리오 호수 5.6km 지점, 수중 83m 아래의 수온은 연중 평균 4℃에 달한다. 차갑고 밀도가 높아 수열에너지로 활용하기 적합하다. 이에 토론토는 지난 2004년 여름부터 온타리오 호수의 물을 끌어다 쓰는 심층호소수 냉방(Deep Lake Water Cooling)으로 시청사, 호텔, 종합병원 등 100여 개 건물의 냉방을 책임지고 있다. 3개의 파이프로 물을 끌어올려 정수처리장에서 여과한 뒤 터널을 통해 에너지변환센터로 흘려 보내면, 그 냉기로 도시 내부 순환 파이프에 전달되어 건물들을 식히는 데 사용한다. 심층호소수 냉방 시스템 덕분에 토론토는 매년 약 9만MW를 절약해 기존 냉방설비 대비 90%가량의 에너지를 절감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7만 9천여 톤까지 줄였다.


천둥이 치는 물길 따라,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


남미의 이구아수폭포, 아프리카의 빅토리아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불리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이리 호수와 온타리오 호수를 잇는 물길 나이아가라강 중간에 걸쳐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까이에서 마주하려면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는 보트에 올라야 한다. 탑승 전 나눠주는 비닐 우비를 입고 보트에 오르면 그레이트 협곡을 통과해 브라이덜 베일 폭포를 지나, 나이아가라 폭포의 메인인 호스슈 폭포로 여정이 이어진다. 호스슈 폭포에 달하면 세계 담수의 1/5이 쏟아져 내리는 절경을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 천둥이 치는 듯한 폭포의 포효 소리와 엄청난 물안개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토론토에서 만나는 특별한 경험

인구 300만의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는 물의 도시라 불리지만, 스카이라인 또한 화려한 도시로 손꼽힌다. 도심 속 가장 높은 곳에서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는 CN타워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토론토의 핫스팟이다. CN타워에는 에지워크(CN Tower EdgeWalk)가 있는데, 유리 바닥으로 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553m의 정상을 누비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심장이 튀어나올 듯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 것.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보행자 전용 거리,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Distillery District)도 토론토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는 한때 증류소와 양조장이었던 빅토리아 양식의 붉은 벽돌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 안에는 갤러리, 아티스트 공방, 부티크, 라이프스타일숍, 카페, 레스토랑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예술과 문화에 특화된 거리인 만큼 라이브 음악과 야외 전시도 풍성하게 열린다.


CN타워 에지워크


강변 옆 포도밭 따라 즐기는 드라이브

나이아가라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나이아가라 파크웨이는 온타리오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드라이브를 즐기면 차창 밖으로 포도밭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지역은 비옥한 토양과 서늘한 기후 덕에 리즐링, 샤르도네, 피노누아, 카베르네 프랑 등의 품종을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를 세워놓고 와이너리에 들러 시음하거나 포도밭 사이를 거닐기도 좋다. 파크웨이 끝에는 19세기 정취를 내뿜는 마을,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가 있다. 과거 영국의 정착민이 거주하던 마을로 엘리자베스 여왕이 어린 시절에 묵었던 프린스 오브 웨일스 호텔, 공립 도서관 겸 여행 안내소 올드 코트 하우스 등 고색창연한 건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마을


유람선 타고 섬 헤는 여행, 천 섬

토론토에서 온타리오 호수 북부 호반을 따라 차로 3시간 가까이 달리면, 천 섬(Thousand Islands) 입구에 다다른다. 캐나다와 미국이 경계를 이루는 강줄기에 무려 1,500여 개의 섬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천 섬이라 불린다. 크고 작은 섬마다 부호들의 별장이 있는가 하면 중세 고성처럼 호화로운 건축물도 자리한다. 그중 하트섬 위에 자리한 볼트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볼트성은 미국 뉴욕 럭셔리호텔인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現 힐튼호텔) 소유주인 볼트가 아내를 위해 세운 성이다. 천 섬 여행은 킹스턴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기 좋다. 유람선 투어 후에는 1841년부터 1844년까지 캐나다 연합의 첫 번째 수도였던 킹스턴 구시가 산책을 즐겨보자. 구시가 곳곳에는 온타리오주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마켓인 킹스턴 퍼블릭 마켓,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감옥인 킹스턴 교도소 등 역사적 건축물이 남아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천 섬 속 하트섬에 자리한 볼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