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MAY VOL.674

어느 멋진 날

오늘도 수고한 당신에게
아내에게 선물하는 꽃 도시락 배달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깜찍한 이벤트가 준비되었다. 손수 알록달록 봄꽃 도시락을 만들어 사랑하는 가족에게 전달하는 서프라이즈 이벤트다. 치열한 경쟁 끝에 참여하게 된 이는 바로 부산울산경남지역협력단 함안현대화사업소 류준현 대리. 꽃 한 송이부터 메뉴 선정, 도시락 만들기, 배달에 이르기까지 그의 정성이 가득 담긴 시간을 소개한다.

글 편집실 사진 김은주





정성 들여 준비하는 한사람을 위한 선물

5월 어느 멋진 날은 가정의 달을 맞아 사랑하는 가족에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도시락 만들기부터 배달까지’ 이벤트를 진행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서프라이즈 이벤트에 당첨된 이는 바로 부산울산경남지역협력단 함안현대화사업소 류준현 대리다. 어느 따뜻한 봄날, 류준현 대리를 만난 건 꽃향이 가득한 부산의 한 꽃집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 픽업을 위해 만난 것. “오늘 날씨가 정말 좋네요. 봄이긴 해도 최근에 비가 많이 오고, 서늘한 날이 많아서 걱정했는데요. 오늘 딱! 서프라이즈하기 딱 좋은 날씨 아닌가요?(웃음)” 들뜬 말투와 설렘 가득한 얼굴로 꽃을 픽업한 뒤 이동한 곳은 5분 거리에 위치한 ‘쿠킹 클래스’ 스튜디오다. 류준현 대리가 준비한 이날의 메뉴는 지라시스시다. 지라시(ちらし)는 ‘뿌리다’라는 일본어를 뜻한다. 초밥에 재료들을 흩뿌려 만드는 것을 지라시스시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어린이날이나 소풍 때 많이 만드는 음식이다. 알록달록 화려하고, 초밥 특성상 쉽게 상하지 않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류준현 대리는 장어덮밥을 선물하고 싶었지만, 이동 거리와 날씨 등을 고려해 메뉴가 변경되었다. “아내가 장어덮밥을 좋아해요. 출산 전에 함께 자주 먹으러 다녔어요. 그런데 임신 후 호르몬으로 인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식단 조절을 하다 보니 장어를 먹을 수가 없게 되었거든요. 평소 좋아하던 음식이기도 하고 또 쌍둥이 아이를 육아하면서 지쳤을 아내에게 기력 충전이 되는 음식을 선물하고 싶어서 장어를 고집했답니다!” 본격적인 쿠킹 클래스가 시작되기에 앞서, 그간 하지 못했던 말을 카드에 담는다. 작년 여름 쌍둥이를 출산하면서 숨 가쁘게 하루하루를 보내온 통에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웠다는 류준현 대리. “꽃도, 카드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아내가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얼굴에 미소를 띄운 채 꾹꾹 마음을 담아 카드를 완성했다.



요린이 남편의 아내를 위한 도시락 만들기

카드 한 장, 꽃 한 송이라도 마음을 전하기 충분할 테지만, 진짜 선물은 바로 도시락이다. 평소 요리를 즐겨 만들기에 쿠킹 클래스가 낯설지만은 않다는 류준현 대리. 얼마 전 어머니의 생신상을 손수 차렸을 만큼, 요리에는 나름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그다. 하지만 웬걸, 연근을 다듬고 지단을 부치고 아보카도를 썰면서 손이 덜덜, 식은땀이 줄줄이다. “요리에 분명 자신이 있는데, 오늘 왜 이렇게 처음인 것처럼 서툴까요? 게다가 장어는 먹어보기만 했지, 요리 재료로는 처음 접해봐요.” 낯선 재료와 익숙지 않은 요리법이지만 차분하게 클래스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요리가 완성에 가까워진다. 지라시스시는 보기엔 예쁘고 단순해 보이지만, 재료 준비만 1시간이 넘는다. 냄비 밥을 안치고 각종 야채를 다듬고, 손질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것. 이후로는 잘 준비된 재료를 도시락에 소담하게 담으면 된다. 봄을 맞아 또 아내에게 선물하는 도시락이라 하니 클래스에서 준비해 준 식용 꽃이 눈에 띈다. 향긋하고 아름다운 꽃이 재료 위에 올라가니 봄 도시락의 화룡점정을 더한다. “칼 쓰는 법부터 지단 부치는 방법, 낯선 재료 손질 등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오늘 날이 무지 따뜻하고 화사하네요. 빨리 전해주고 싶어요!”


어느 멋진 날을 완성한 서프라이즈 이벤트


클래스 장소에서 아내가 있는 집까지 대략 자동차로 50분이 걸렸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쌍둥이가 눈에 선해 아이들 자랑을 늘어놓는 류준현 대리. 작년 7월, 이들 부부에게는 쌍둥이 천사가 찾아왔다. "제가 매일 왕복 150km 거리를 출퇴근하니 사실상 많이 돕지 못하고 있어요. 근무지가 가까우면 출퇴근 이동시간을 줄여 서 아내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 데, 당장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아내와 장모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고 계세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집에 다다르자 사랑스러운 쌍둥이 지호, 지온이와 류준현 대리의 장모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아내 장윤종 씨가 맞이한다. 정성 가득한 도시락에 예쁜 꽃과 오랜만에 받아보는 카드까지. 예상치 못한 선물 한 아름에 아내의 눈이 커지고, 이내 미소가 번졌다. 꽃을 안겨주고 난 후 단숨에 쌍둥이부터 안아보는 류준현 대리 눈에 꿀이 뚝뚝 떨어진다. “본인은 잘 못 도와준다고 하지만 얼마나 좋은 사위인지 몰라요. 늘 애써주고 아내와 아이들을 많이 생각해요. 정말 가정적이고 헌신적이랍니다. 에구 눈물이 다 나려고 하네요.”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게,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류준현 대리 장모의 진심 어린 칭찬이 이어졌다. 이어 아내 장윤종 씨가 소감을 말했다. “육아로 반복되는 일상에 많이 지쳐있었는데, 남편이 준비한 작은 이벤트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본인보다 저를 더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과 꽃다발이 정말 감동이네요. 장거리 출퇴근과 육아로 저보다 더 힘들 남편, 너무 든든하고 항상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 더 행복하자! 우리 가족 사랑합니다!” 쌍둥이 아이들과 아내, 류준현 대리가 맞이한 네 식구의 첫 5월이다. 갖가지 정성을 들인 재료가 도시락 안에 켜켜이 쌓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것처럼, 이들의 사랑과 추억도 켜켜이 쌓여 아름다운 그림으로 완성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