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트윈 기술로 실리콘밸리 물관리 협력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9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 물관리 기관인 밸리워터(Santa Clara Valley Water District)와 ‘디지털 트윈 물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본협약(MoA)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수자원공사는 밸리워터가 관리하는 과달루페 유역의 댐·정수장·관로 등 주요 물관리 시설을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기반의 수자원·수도 통합형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밸리워터는 세계 IT 산업의 중심인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약 220만 명에게 용수를 공급하고 10개의 댐을 운영하며 홍수 예방, 하천 관리 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가뭄, 극한 홍수 등 물재해 대응 및 AI 등 첨단산업 급성장으로 실리콘 밸리의 용수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밸리워터는 합리적인 용수 배분을 위해 디지털 트윈,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물 관리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또한 밸리워터는 그간 한국수자원공사가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디지털 트윈 물관리 플랫폼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과거 홍수기에 적용한 실제 사례 시연과 미국 현지 시설조사, 세부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 끝에 이번 협약체결이 성사되었다. 특히, 밸리워터와 마찬가지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물관리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면서, 물관리를 위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고 실시간 전 국토를 대상으로 실제 운영 중이라는 점이 다른 디지털 트윈 전문기업들에 비해 경쟁우위로 작용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디지털 트윈 물관리 플랫폼 ‘Digital GARAM+’ 는 실제 수자원 환경을 디지털 가상공간에 구현해 강수량, 하천 수위, 댐 운영현황 등 유역 내의 모든 물관리 요소를 실시간으로 연계하여 분석,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를 통해 물 관련 데이터와 기상 정보를 실시간 파악하고 시나리오 기반의 분석 결과를 제공해 최적의 물관리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Digital GARAM+는 2021년 섬진강 유역에 시범 도입된 이후 2024년 전국 56개 댐과 보시설에 확대, 적용되어 운영 중이다. 실제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7월, 한국수자원공사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시스템을 통해 댐별 강수량·방류량에 따른 48개 운영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하천 하류 영향을 분석, 수문 방류 없이 유입강수량을 전량 저류하며 홍수에 대응한 바 있다.
    과달루페 유역 지도
  •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K-물관리 기술

    한국수자원공사의 디지털 트윈 물관리 기술은 이미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보츠와나, 일본 등으로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24년 7월부터 한국수자원공사는 팀 네이버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인 제다시의 홍수 대응을 위한 디지털 트윈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제다시는 건조한 사막 기후임에도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하루 만에 연평균 강우량을 웃도는 집중호우가 잇따르며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정부 차원에서 홍수로 인한 하천범람, 도시 침수 등 물 재해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제다시 사업성과와 함께 지속적인 기술 교류와 현지 맞춤형 대응 체계 구축으로 향후 수도 메카와 메디나 등 타 도시로의 사업 확장도 모색하고 있다.한편, 지난 8월에는 일본 야마가타현 나가이시와 디지털 트윈 기술과 드론 기반의 재난 대응 역량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업은 드론 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위험지역을 사전에 예측하고, 실시간 현장 정보와 기상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보다 과학적이고 정밀한 홍수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한국수자원공사의 디지털 트윈 물관리 기술은 중동, 아프리카를 넘어 전통적 물관리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미국에서도 반복되는 물 재해와 상수원 부족 등 복합적 물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해법으로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그 입지를 확대해가고 있다.

  •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물관리 기술
    국제 물산업 전문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는 2030년 이후 세계 경제성장을 좌우할 메가트렌드로 ‘물 안보’를 지목하였으며, 세계 워터테크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080조 원에서 2034년 1경 6,73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후 위기 심화, 인구증가, 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물이 단순한 공공재를 넘어 국가의 산업·경제·안보를 떠받치는 전략자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 속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과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물 재이용·물순환·스마트 워터 등 워터테크를 차세대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수자원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10년간 워터테크 기반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물산업 전반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도 댐이나 발전시설 등 인프라 건설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기존 사업에 디지털 기반의 물관리 혁신기술을 접목한 방식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트윈 물관리 기술 외에도 AI 기반의 정수처리 공정 자율운영 기술인 ‘AI 정수장’은 인도네시아의 신행정수도 누산타라의 상수도 인프라 구축과 베트남 롱안성 상수도 운영관리 사업에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IoT, AI 기술을 결합하여 누수와 수질 이상 등에 대응하는 최적 관망관리시스템인 ‘스마트 관망관리(SWNM)’ 기술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지에 기술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앞으로도 기후위기 대응과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물관리 혁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고도화해 해외 물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물 산업을 새로운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이 첨단 산업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