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메뉴

라거가 좋아요? 에일이 좋아요?

분쇄기, 당화조, 호스, 온도계 등 각종 양조 장비로 가득한 수제 맥주 공방에 낙동강유역본부 울산권지사 이예지 대리, 도다영 대리, 안혜주 사원, 신은주 사원이 들어왔다. 수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모인 이들의 모습에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사무실 책장에 놓여있는 사보를 보다가 이전에 향수 만들기 체험에 동기가 참여한 것을 보고, 직원들과 참여하면 너무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 신청하게 됐어요”라는 이예지 대리, “부서 직원들이 맥주를 좋아하는데요. 수제 맥주를 나눠 마시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어요”라는 도다영 대리, “술은 잘 못 마시지만 같이 근무하는 대리님들과 함께 맥주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어요”라는 안혜주 사원, “수제 맥주를 만드는 경험은 처음인데요. 더운 여름날 더 생각나는 맥주를 직접 만들 수 있어 기대돼요”라는 신은주 사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참가한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맛있는 맥주를 만들겠다’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우선 맥주를 만들기 전에 맥주 시음을 통해 좋아하는 취향을 선택했다. 맥주는 크게 ‘에일’과 ‘라거’로 나뉜다. 효모가 상면에서 발효되면 ‘에일’, 하면에서 발효되면 ‘라거’라고 한다. 오늘 이들이 만들 맥주는 ‘페일 에일(pale ale)’이었다.

수제 맥주를 만드는 방법 A부터 Z까지

“맥주는 물, 보리, 홉, 효모가 들어가요. 주원료는 간단하지만 같은 레시피라도 맥아를 불리는 온도나 시간 등 여러 상황에 따라 맥주는 맛이 달라져요”라는 수제 맥주 공방 이광근 대표의 간단한 설명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수제 맥주 만들기를 시작했다. 맥주를 만들 때 먼저 해야 할 일은 주원료인 맥아를 계량하는 과정이다. 보리와 밀을 얼마나 섞을지 비율을 정하는데, 비율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10리터의 수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보리와 밀을 21 대 1 정도의 비율로 섞은 다음 분쇄기로 분쇄했다. 일명 ‘밀링(milling)’ 과정이다.
“제가 분쇄해 볼게요”라며 도다영 대리가 분쇄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어 ‘인간 파쇄기’를 자처한 이예지 대리는 ‘손은 눈보다 빠르다’는 말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우와, 진짜 잘 하시는데요”라며 모두가 이예지 대리의 분쇄 속도에 탄성을 자아냈다. 분쇄된 맥아는 사골국을 끓이는 커다란 들통 같은 당화조에 넣고 끓이며 저어주는 데 이때 뭉치지 않도록 잘 저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당화 과정은 맥아의 탄수화물을 효모가 발효시킬 수 있는 당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인데, 뭉친 덩어리가 많으면 당분으로 전환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맥아를 천천히 부으며 물과 섞이도록 긴 주걱으로 잘 젓는 요령이 필요하다. 2인 1조로 신은주 사원과 안혜주 사원이 힘을 합쳤다.
“우와, 맥아가 들어갈수록 오트밀 죽처럼 변하는데요”라며 신은주 사원이 신기해하자 “냄새가 정말 구수하고 좋아요”라며 안혜주 사원이 말했다.
계속해서 이예지 대리와 도다영 대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맥아가 들어갈수록 점점 묵직해져요”라는 이예지 대리의 말에 “대리님, 오늘 팔운동 제대로 하는 것 같은데요. 제가 저을게요”라며 도다영 대리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맥아를 다 넣자 “뭉쳐진 거 없어 잘 저어주셨네요. 다들 전문가 같은데요”라며 이광근 대표가 숙련된 이들의 모습에 놀라워했다.
이렇게 저어준 맥즙은 약 1시간 정도 당화 과정을 거친다. 기다리는 동안 이광근 대표는 맥주의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화가 끝난 다음 맥즙을 추출한 뒤 시차를 두고 홉을 투입했다. 이후 보일링 과정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이광근 대표가 맡기로 했다. 이 과정이 끝나면 효모를 붓고 통을 봉인한 뒤 일주일가량 발효시켜야 맥주가 완성된다. 완성된 맥주는 병이나 캔에 넣은 다음 일주일 더 냉장 숙성한다. 이렇게 맥주를 만든 날로부터 대략 2주에서 1개월가량 시간이 지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맥주가 완성된다.

시간을 더할수록 맛있는 맥주의 매력

평소에 손쉽게 마셨던 맥주를 직접 만들며 이들은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간단한 재료로 맥주를 만들 수 있다는 점, 깨끗한 물에 미네랄과 젖산을 넣는다는 점 등 맥주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몰랐는데 알게 돼서 좋아요. 앞으로 맥주를 더 맛있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도다영 대리는 생각보다 다양한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맥주는 똑같은 맛과 양이라서 자주 마시다 보면 질릴 수 있는데요. 직접 만든 수제 맥주는 내가 원하는 재료로 원하는 맛과 향과 색을 만들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라는 안혜주 사원은 오늘 함께하지 못한 엄희원 사원과 함께 맥주를 나눠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돗물이 너무 깨끗해 당화 과정에서 미네랄을 첨가해야 한다는 게 신기했어요”라는 이예지 대리는 맥주가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을 듣자마자 부장님께 선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늘 클래스를 통해 맥주의 역사와 문화 등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직 맥주를 맛볼 수는 없지만 맥주가 어떤 맛일지 무척 기대돼요”라는 신은주 사원은 고기와 함께 수제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한다.
수제 맥주는 만들 때 꽤 긴 시간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맥주가 완성될 때까지 청량감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던 시간만큼 분명 맛있는 페일 에일이 완성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맥주는 똑같은 맛과 양이라서 자주 마시다 보면 질릴 수 있는데요.
직접 만든 수제 맥주는 내가 원하는 재료로 원하는 맛과 향과 색을 만들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