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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는데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우연히 해외 뉴스를 보게 됐어요. 아프리카 사람들이 비포장도로에서 타이어를 신발처럼 신는 모습이었습니다.
‘앗, 바로 저거다’ 싶었죠.
‘폐타이어를 재활용하면 환경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폐타이어로 튼튼한 신발을 만드는 게 어렵지 않을 것만 같았거든요.”

피, 땀, 눈물로 만든 타이어 신발

대학시절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 3명이 모여 만든 트레드앤그루브(TREAD & GROOVE)는 타이어의 고무 표면(tread)과 표면에 새겨진 무늬(groove)를 뜻하는 회사 이름에서부터 타이어를 활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는데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우연히 해외 뉴스를 보게 됐어요. 아프리카 사람들이 비포장도로에서 타이어를 신발처럼 신는 모습이었죠. ‘앗, 바로 저거다’ 싶었죠.”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운명처럼 만났다고 한다.
해마다 자동차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폐타이어 발생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폐타이어는 재생 타이어나 고무 밧줄 등으로 다양하게 재사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버려지는 폐타이어가 적지 않다. 이런 타이어들은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하는 데 타이어는 유기 화합물질인 만큼 토양과 지하수로 침투하면 토양 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만약 화재가 발생하면 다이옥신이나 염화수소 등 유해 물질이 생기도 한다. 그래서 트레드앤그루브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하면 환경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버려진 타이어를 재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오염 물질의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폐타이어로 튼튼한 신발을 만드는 게 어렵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경험도, 경력도 없는 학생들끼리 만든 팀이다 보니 신발 한 켤레를 완성하기까지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타이어를 공급받는 일부터 타이어를 가공하는 일, 신발을 디자인하는 일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근에는 한국타이어, 롯데렌트카 같은 대기업에서 타이어를 무상으로 공급받아 폐타이어로 신발을 제작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타이어 야적장을 돌아다니며 폐타이어를 구했어요. 문전 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죠.” 성수동 수제 신발 공장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하고 싶었지만 수십 군데에서 퇴짜를 맞기도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청년들의 진정성을 느낀 한 수제화 업체를 만난 덕분에 자식처럼 소중한 첫 신발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다.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친환경 신발

신발을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다. 특히 폐타이어로 신발을 제작하는 과정은 더 복잡하고 까다롭다. 타이어에서 순수 고무층을 정교하게 분리해 신발의 아웃솔(밑창)을 가공해 만들기 때문이다. 트레드앤그루브는 수거한 폐타이어를 공장에서 세척하고, 정밀가공을 통해 신발의 재료로 쓴다.
신발을 만드는 공정은 타이어의 패턴을 그대로 사용하는 해리티지 방식으로 트레드앤그루브만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타이어 1개당 3 ~ 4켤레의 신발을 만들 수 있다. 타이어의 일부를 떼어내 쓰다 보니 나만의 밑창 디자인을 가질 수 있다. 현재 트레드앤그루브는 샌들, 슬리퍼, 스니커즈, 부츠 등 총 12가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타이어를 활용한 덕에 접지력과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트레드앤그루브 제품의 강점인데, 고객의 호평이 줄을 잇는다.
“요즘 MZ세대는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타이어를 활용한 신발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분들이 많은 편이에요. 또 밑창이 타이어여서 ‘잘 안 미끄러질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긍정적인 시너지 덕분에 소비층은 주로 20 ~ 30대 분들이에요.”
최근에는 한국타이어와 협업해 환경친화적 한정판 스니커즈 ‘에이치케이 그루비(HK Groovy)’를 만들었다. 총 200켤레 한정판으로 준비한 이 상품은 현재 완판돼 추가 생산·판매를 진행 중이다.

환경을 지키는 의미 있는 제품을 만들 것

트레드앤그루브의 목표는 분명하다. 고객이 신발을 사용함에 있어서 친환경 소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몇 년 새 환경과 사회를 생각한 착한 소비가 확산되고 있어요. 여기저기에서 ESG를 실천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소비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 소비자들의 한 걸음이 기업을 바꾸고 사회를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착한 소비에 관심을 갖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민해 보면 좋겠어요.”
이온 대표는 올 하반기 새로운 신발을 출시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그동안 대중적인 신발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트레드앤그루브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신발로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서다. “사실 세상에 나오지 못한 신발도 많아요. 정말 열심히 디자인하고 개발했는데, 시기나 상황이 안 맞아서 빛을 보지 못한 제품들이 있거든요. 앞으로 더 많은 제품들을 소개해서 사랑받고 싶어요.”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는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로 각인시키고 싶다는 이온 대표는 더 많은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환경을 지키는 신발이 롱런하길 기대하고 있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트레드앤그루브

문의 070-7799-8520

홈페이지 www.treadngro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