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물들다
흥미진진한
‘K-공룡’ 오프 더 레코드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우던 6살 조카의 입에서 특이한 이름을 들었다. 이름하여 ‘코리아케라톱스’. 조카의 상상력 속 이름인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나라에 실제로 1억 년 전에 존재했던 공룡의 이름이라는 사실. 게다가 이 공룡은 국내 아니 세계 최초의 뿔공룡이라는 점이 놀랍다. 화성시에서 발견된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와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를 전한다.
글. 김영은 사진. 화성시청 참고. 문화유산채널
▲ 공룡알화석지 풍경
기적처럼 발견한 1억 년 전 K-공룡의 흔적
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공룡알화석산지는 수백 개의 공룡알이 발견된 세계 3대 공룡알 화석지 중 하나다.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곳은 지난 1999년 시화호 간척지 생태계와 지질 변화 조사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화성시에서 발견한 300여 개의 공룡알 화석은 약 1억 1천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대부분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곳은 중국이나 몽골 등지였기에 이는 당시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마침내 이곳은 2010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공룡알 화석 발견으로 개발되지 않고 거대한 자연 습지로 남았다.
이후 공룡알화석산지가 자리한 화성시에서 17km 떨어진 전곡항 방조제에서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유일의 뿔공룡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 공룡의 학명은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 뿔공룡’이라는 뜻의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로 정해졌다. 또한 뼛조각이 아닌 원형 그대로 형태를 유지하며 발견된 것을 크게 평가받았으며, 국제적으로 고유성을 인정받아 신종 각룡류로 등재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화석 발견에는 특이점이 있다. 화석이라 함은 지층에 묻혀있어야 하는데, 발견된 곳이 제방 위였다는 것. 어디인지 모를 지층 속에 숨겨져 있던 돌을 채석해 이곳으로 옮겨 제방을 만들다 발견했으니, 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운이 아닐 수가 없다. 존재 자체가 기적이고 극적이라는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처럼, 독자 여러분께도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