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on
이상기후에 물이 위험하다
녹조 대응 총력전
여름철이면 녹조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특히 올여름 유난히 폭염과 폭우가 극심했던 탓에
녹조 적색경보가 켜졌다. 이러한 불볕더위는
매년 더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기에, 녹조 대응을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노력을 살펴본다.
📝글. 편집실 / 💾자료. 한국수자원공사 물환경관리처
여름철 불청객, 녹조
‘물의 색’을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쾌청한 푸른빛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극한 호우 끝에 이어진 폭염에 우리 강과 호수가 짙은 초록색으로 변하고 있다. 강이나 호수에서 광합성으로 생활하는 남조류가 과다하게 성장해 물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녹조’라고 한다. 녹조는 20~30℃의 수온에서 가장 왕성하게 번식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더 많이 발생한다.
녹조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장마철 빗물과 함께 떠내려오는 초목과 각종 쓰레기, 상류 축사에서 유입되는 축분 등의 오염원이다. 장마 이후 유입된 오염물질로 강과 저수지에 질소와 인과 같은 영양염류가 풍부해지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부영양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남조류가 자연적인 수준보다 지나치게 증식하게 된다.
그렇다면 녹조는 왜 문제가 될까. 조류는 광합성 작용으로 산소와 유기물을 만들어 수중 생태계의 1차 먹이를 제공하는데, 과도하게 증식하면 물속 산소가 부족해져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또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 중 일부는 발생 과정에서 좋지 않은 냄새를 내어 불쾌감을 주고 독성물질을 생성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어 직접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환경부에서는 남조류 중 4종(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오실라토리아, 아파니조메논)을 유해 남조류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다행히 취수원에 녹조가 발생하더라도 수돗물 생산과정에서 독성이나 냄새 물질은 고도의 정수처리공정을 거치면서 제거되므로 우리는 안심하고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다.
맑은 물을 지키기 위한 발빠른 노력
녹조로부터 깨끗하고 맑은 물 환경을 지키는 방법으로 ‘사전 예방 방법’과 ‘사후 대응 방법’이 있다. 먼저 사전 예방은 녹조 발생 전 주요 오염원을 집중적으로 관리하여 녹조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의 유입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유역 내 녹조가 자주 발생하거나 오염원 배출이 많은 곳을 중점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부유물, 방치된 축분이나 퇴비, 생활 쓰레기 등 오염원을 사전에 점검하고 조치하고 있다. 또한,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도입하는 물 환경 관리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선도사업으로 지난 2022년부터 대청댐과 주암댐에 저류시설, 여과시설, 에코필터링 등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있는데, 설치가 완료되면 댐 상류 지역에 유입되는 오염원의 양이 전보다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후 대응은 발생한 녹조를 신속히 제거하는 것이다. 조류경보제 발령단계에 따라 취수탑 주변으로 조류차단막을 설치해 조류 유입을 방지하고, 녹조의 집적 방지를 위해 물순환설비와 수면포기기를 가동한다. 또한 필요시에는 조류제거 물질을 살포하여 녹조를 제거하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수준의 녹조제거설비를 배치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주단위 녹조발생 예측정보를 제공하여 효율적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이와 함께 한국수자원공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녹조관리 플랫폼을 개발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녹조관리 대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인공위성과 드론을 활용한 녹조 이동 패턴 분석, 에코로봇을 활용한 수질 모니터링으로 입체적인 녹조 감시체계를 구현하고, AI 기술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며, 수질·녹조 예측 결과를 기관 간 공유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녹조대응체계를 실현할 계획이다.
새로운 발상으로 녹조를 잡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수자원공사는 ‘제거’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녹조를 이용해 녹조를 억제하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댐 상류에 대규모 ‘녹조퇴치밭’을 조성한 것이다. 녹조퇴치밭은 댐 상류에 차단막을 설치해 녹조 과성장 환경을 조성하여 오히려 과증식된 녹조가 먹이로 영양염류를 소모하게 하는 원리로 만들어진다. 증가한 녹조가 영양염류를 과다섭취하면 결과적으로 댐 하류로 흘러 들어가는 영양염류가 감소하고, 자연적으로 댐 저수지의 녹조가 줄어든다.
올여름은 장마 이후에도 이어진 국지성 돌발 호우와 기록적인 불볕더위로 녹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되었다. 이에 정부와 관계기관들은 일찍이 녹조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오염원 관리와 정수처리 고도화 등을 통해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기후가 심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녹조현상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수온, 일사량 등은 인위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녹조 발생을 막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오염원을 줄이는 것이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지키기 위해서는 녹조에 대한 전문적 진단을 바탕으로 공공 분야의 효과적인 대책마련과 함께 녹조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부터 오염원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쉽게 알아보는 녹조대응
Q1. 다른 나라도 녹조가 심한가요?
녹조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자연현상입니다. 도시화와 산업화, 축산업의 증가, 농업의 고도화 등으로 하천으로 유입되는 오염원이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녹조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전녹조 예방대책과 직접 녹조제거 등 타 국가보다 강화된 대응으로 녹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2. 일상생활에서 녹조를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남조류가 좋아하는 질소와 인 같은 영양염류가 강이나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녹조 발생을 막을 수 있는데요. 생활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물가에서 세차나 빨래 등 오염행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세탁이나 설거지를 할 때 합성 세제의 사용을 줄이고 환경마크인증을 받은 친환경 제품을 적정량 사용하면 녹조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