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쓸모

세상을 여행하는 조금 특별한 방법들

여행이란 어디론가 떠난다는 의미에서 모두 같겠지만, 그 이유와 방법을 살펴보면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어떻게 여행하고 있을까.

📝글. 조수빈

  • 최초의 패키지여행

    여행의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이다. 패키지여행은 비행기부터 숙소, 현지에서의 교통수단, 식사 등이 모두 제공되는 반면, 자유여행에서는 이 모든 것을 내가 검색하고,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편리한 패키지여행이 출발하게 된 데는 특별한 배경이 있다.
    1841년 영국 노동자들의 음주 습관을 개선시키기 위해 금주운동가로 활동했던 목사 토마스 쿡. 그는 금주운동협회 회원들과 함께 금주 캠페인에 참가하기 위해 단체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에는 영국 레스터에서 러프버러를 왕복하는 열차와 식사, 관광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이 오늘날 패키지여행의 시초이다. 첫 단체 여행 성공 이후 그의 상품은 입소문이 났고, 이후 최초의 여행사를 출범하며 세계 최초의 유럽여행 패키지 상품, 단기 선박여행 상품 등을 내어놓았다. 항공, 유람선, 숙박업 등으로 사세를 확장하던 토마스 쿡 그룹은 2019년 온라인 여행업계의 등쌀에 밀려 파산하게 되었지만, 그가 근대 관광시대를 열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현실판
‘걸어서 세계 속으로’

‘세계 일주’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무려 20여 년을 걸은 사람이 있다. 바로 1998년 11월 1일 영국에서 첫발을 뗀 칼 부쉬비다. 그는 여정을 떠나기 전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을 것, 두 번째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고향인 영국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 그는 총 5만 8,000km에 달하는 거리를 오로지 두 발로 정복하겠다는 목표로 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20년이 넘도록 걸었다.
사실 칼 부쉬비가 이 지독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극복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15살 때 언어장애인 난독증 판독을 받은 뒤 인생이 자꾸만 꼬이는 것 같았던 그는 극한의 상황에 자신을 몰아넣은 뒤 극복하면 이 모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두 발로 하는 세계여행이 시작됐다. 지난 8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아제르바이잔까지 카스피해를 횡단하기 위해 수영을 배우기도 했다. 여태껏 카스피해를 수영해 건넌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항해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록을 남기며 온 지구에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 한국을 사랑한 외국인들

    지금 인기 있는 여행지를 꼽으라면 ‘한국’이 빠질 수 없다. 각종 콘텐츠의 유행이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K-Travel은 어떻게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까. 과거와 비교하면 많은 것들이 변한 모습이다. 남산, 명동, 인사동 등 관광 거점을 위주로 여행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서울 성수동 팝업 투어, 연남동 카페 투어 등 ‘힙’한 곳으로 발걸음이 향하고 있다. 한복 체험 대신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고 식당에서 한식 한 상 차림을 먹는 대신 한강에서 라면을 먹는다. 이에 외국인 투숙객을 대상으로 지금 가장 유행하는 맛집, 카페, 팝업스토어 지도 등의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하는 숙박업체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기념품 트렌드도 달라졌다. 오로지 전통으로만 풀어낸 전형적인 기념품보다는 한국의 멋을 접목한 에코백이나 머그컵 등 감각적으로 해석한 굿즈들이 인기란다. 한국의 찐 로컬 문화가 외국인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 외국인 친구가 가이드를 요청하면 고민 없이 지금의 유행을 알려 주자.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대답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