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메뉴

‘커피박을 친환경적으로 재자원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었죠. 커피큐브가 특허받은
점토로 연필, 화분, 캔들, 부엉이, 파벽돌 등
제품을 만들었죠. 이 제품들은 한 달 정도
땅에 묻으면 분해가 돼 자연으로 돌아가요.
커피클레이는 무조건 ‘땅에 해를 주지 않고
사라지는 것을 만들자’는 철칙으로 지구에
무해하고, 땅에도 무해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죠.

연간 수십 톤씩 버려지는 커피박

해마다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커피 추출 후 남는 커피 찌꺼기(이하 커피박)의 양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상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약 15g의 원두가 사용된다. 이 가운데 우리가 마시는 양은 전체 0.3g에 불과하다. 나머지 14.7g의 원두가 그대로 커피박으로 버려지는 셈이다. 커피박은 대부분 폐기물 쓰레기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커피박은 약 15만 톤에 이른다.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연간 발생하는 커피박을 재활용하지 못하고 폐기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이를 소각할 때 탄소와 온실가스 등도 발생한다.
사실 커피박은 재활용 가치가 높은 유기성 자원인데, 일상에서 커피박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라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버려지는 커피박을 재자원화한 기업이 커피큐브였다. 커피박과 식물 추출물을 섞어 100% 친환경 점토를 만드는 특허를 갖고 있다. 커피큐브는 커피박을 친환경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점토로 연필, 화분, 파벽돌 등을 생산한다. 커피큐브의 자회사인 커피클레이는 커피박을 생산자와 배출자를 연결해 재자원화하는 플랫폼이다.
‘커피박을 친환경적으로 재자원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유미 대표는 고민하다가 커피큐브의 기계를 구입했다. 이렇게 점토로 연필 등을 만들다가 지난 2020년에 커피큐브로 합류했다. 커피큐브 총괄매니저로 일하다가 커피클레이의 대표이사가 됐다.
“커피큐브가 특허받은 점토로 만든 커피박 제품들은 한 달 정도 땅에 묻으면 분해가 돼 자연으로 돌아가요. 커피클레이는 무조건 ‘땅에 해를 주지 않고 사라지는 것을 만들자’는 철칙으로 지구에 무해하고, 땅에도 무해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죠.”

커피박의 선순환을 이루다

커피박환전소로 커피박을 가져오면 점토로 바꿔주는 커피클레이는 ‘커피박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커피업체나 기업들로부터 커피박을 수거하고, 전국의 자활센터나 장애인 보호 작업장 등에서 생산을 하면서 제품의 일부는 다시 커피업체나 기업이 구매한다.
“기업들이 단순하게 커피박을 버리는 게 아니라, 배출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죠. 이렇게 ESG경영에 참여하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늘려가고 있어요.”
커피클레이와 함께 하는 전국 70여 곳의 파트너 기업과 기관들은 각 지역에서 로컬 카페와 결연을 맺고 커피박을 수거한다. 서울특별시 중랑구에서는 발달장애 청년들이 사회성 훈련을 위해 커피박 수거용 아이스팩을 메고 지역 내 커피 전문점을 돌면서 커피박을 직접 수거하기도 한다. 또 인천광역시 5개 구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박을 공급받는 협약을 맺었다. 수거된 커피박은 인천연수지역자활센터에서 커피박 제품을 재자원화한다. 현대제철과 협업해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안타까운 점은 배출되는 커피박이 재자원화되는 건 1%에 불과해요. 그래서 커피클레이는 커피박 재자원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전국 자활센터,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등에 기술을 공유하고 있어요. 일자리 창출로 사회에 기여도 하고 있는 셈이죠.”

커피박의 쓸모를 찾아서

고유미 대표는 커피박을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파벽돌’이라고 말한다. 커피트레인에서 나온 커피점토를 유압프레스 기계에 넣어 벽돌 모양으로 찍은 다음 14일 정도 건조하면 단단한 파벽돌이 된다. 이렇게 제작된 파벽돌은 일본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내부 인테리어로 활용하기도 했다.
또 커피큐브가 보유한 ‘커피박을 포함한 음식물 쓰레기 전반에 걸친 고형화’ 관련 특허를 활용해 커피클레이는 제주도와 협업해 감귤 껍질 분말을 활용한 점토를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참외 껍질, 녹차 찌꺼기, 게 껍데기, 조개껍데기 등을 점토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커피박의 쓸모를 찾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커피박이 버려지더라도 좀 더 깨끗하게, 자연으로 잘 버려지게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 명이라도 더 커피박에 대한 관심을 갖고 단순히 쓰레기로 치부하기보다 새로운 자원으로 바꾸는 것에 동참해 주면 좋겠어요.”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커피클레이

문의coffeecube@naver.com

홈페이지 https://coffeecl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