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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중심의 ‘착한 소비’를 지향합니다!

사무실은 꽤나 고요했다. “여기가 제로웨이스트 숍…?” 말을 끝맺기도 전에 “맞아요”라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서오세요”라는 반가운 인사와 함께 마주하게 된 <올리>. 그곳에는 잘 꾸며진 매대와 단정하게 정리된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충주YWCA의 엄정옥 회장이 다가서며 말했다. “한눈에 들어오는 규모라 좋지요?” 매대는 그의 말대로 작아 한눈에 쏙 들어오는 규모였지만, 크고 작은 30여 가지의 제품들로 빈틈없이 빼곡했다. 역시, 규모보다는 쓸모가 중요한 법이다.
<올리>는 충주YWCA가 지난해 4월 개점한 충주 유일의 제로웨이스트 숍이다. 플라스틱 사용의 최소화와 자원 재사용의 최대화를 꿈꾸며 만든 탈(脫) 플라스틱 공간으로,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생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의 대체재나 그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다회용 제품들이다. 이를 테면, 대나무섬유로 만든 화장솜이나 옥수수 치실, 대나무 칫솔, 천연 수세미 같은 것들이다. 엄 회장은 “다회용품이면서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 이들 제품과 함께 ‘비누열매’로 불리는 소프넛(soapnut)이 요즘 인기가 좋다”라며 “특히 망에 담아 물에 넣고 흔들기만 하면 거품이 잔뜩 나는 소프넛과 여러 번 빨아 쓸 수 있는 대나무 화장솜이 유용해 찾는 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상점 내에는 빈 용기를 가져 와 필요한 만큼 세제를 덜어 살 수 있는 리필 공간도 마련돼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양만큼만 구입할 수 있고, 플라스틱이나 비닐 포장된 새 제품을 사지 않아도 돼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충주시민들의 이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리>에는 또 <올리>만의 특성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친환경 제품도 있다. 수질을 정화시키고 살균·소독·악취 제거·환경호르몬 분해 등에 효과가 있다는 EM(유용한 미생물) 제품들이다. 언뜻 봐도 비누, 치약, 샴푸, 린스, 주방세제 등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녹색소비와 순환경제의 가치를 알려요

<올리>와 충주YWCA의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제품 판매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제품 판매 이외의 활동들이 훨씬 활발하고 또 다양하다. 대표적인 사업이 탈(脫) 플라스틱을 위한 장바구니 대여 활동과 자원순환운동이다. 쓰지 않는 장바구니와 종이 가방, 각종 용기를 가져오면 충주YWCA에서 전통시장을 비롯한 몇 곳의 거점을 통해 또 다른 소비자가 물건을 담아 재사용할 수 있도록 대여하고, 재활용 가치가 높은 우유팩과 처리하기 힘든 폐건전지를 가져오면 충주시청 자원순환과와 협력해 새 건전지로 교체해 준다. 새로운 쓰레기는 줄이고, 이미 발생한 쓰레기는 최대한 돌려쓰려는 의지다.
엄 회장은 “장바구니 대여와 반납 활동으로 충주시민들이 자원 순환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올리>나 다양한 환경캠페인을 통해 충주시민들에게 녹색소비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환경친화적으로 사용하는 일)와 순환경제의 ‘선한 가치’를 열심히 알려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올리>만의 특성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친환경 제품도 있다.
수질을 정화시키고 살균·소독·
악취 제거·환경호르몬 분해 등에 효과가
있다는 EM(유용한 미생물) 제품들이다.
언뜻 봐도 비누, 치약, 샴푸, 린스,
주방세제 등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interview
“건강한 사회를 위해 먼저 앞장서 실천해
친환경 충주 조성에 밑거름이 되는 활동들을
더 많이 그리고 꾸준히 펼쳐나가겠습니다.” 충주YWCA <올리> 엄정옥 회장

<올리>를 운영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쓰레기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죠.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그때고요. 우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알맹상점’ 대표를 통해 받은 환경교육이 <올리>를 여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는데, 그 밑바탕에 ‘생명살림터 올리’가 있었습니다. ‘올리’는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2008년 설립해 여러 해 운영했던 친환경 먹거리 매장인데요. 그와 제로웨이스트 숍의 본질이 같아 바로 개점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EM 제품이 많은 점이 눈에 띄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충주YWCA는 시민단체 어디보다 EM과 관련된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온 단체입니다. 설립(1985년) 초기부터 펼쳐온 다양한 환경운동 중의 하나였는데요. EM발효액 만들기, EM세탁가루·세제 만들기, EM샴푸바 만들기 같은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질개선 아이템들을 만들어보는 체험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또 ‘생명살림터 올리’에서 오랫동안 판매한 제품이기도 한데요. ‘생명살림터 올리’ 폐업 이후에도 찾는 분들이 꾸준해 제로웨이스트 숍인 <올리>에도 비치하게 됐습니다.

일반 세제도 리필 숍에 비치해 두셨더라고요.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친환경 제품만 판매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내가 집에서 용기까지 챙겨 가는데 가격적인 장점까지 없다면 리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실 거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플라스틱 줄이기’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탈 플라스틱이냐, 친환경이냐는 두 마리 토끼 중 둘 다 놓치는 것보다는 둘 중 한 가지라도 잡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죠.

<올리>와 충주YWCA의 환경과 관련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충주지역엔 <올리>가 유일한 제로웨이스트 숍입니다. 하지만 제품을 판매하는 거점센터는 한 곳이 더 있는데요. ‘시냇가에’ 라는 카페입니다. 일종의 판매 대행처인데요. 앞으로는 이 같은 판매 거점센터를 좀 더 활발하게 발굴해 세 군데 정도로 늘리고 싶습니다. 또 제로웨이스트 활동과 관련된 청소년 대면 교육과 벼룩시장과 같은 시민 참여 활동을 늘려가려고 하는데요. 특히 청소년 녹색소비문화학교는 반응이 좋아 캠핑을 결합한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진행할 계획입니다.

올리

주소 충청북도 충주시 천변로 163, 충주YWCA 2층

문의 043-848-3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