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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리, 이번 캠페인은 추첨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해요.”
“팀장님, 선착순이 아니라 추첨 방식이라고요?”

오늘도 조 대리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팀장님이 저번에 이번 캠페인은 분명히 ‘선착순’ 방식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또 말을 바꾼 것이다. 당장 내일모레가 캠페인 시작인데 대체 어쩌란 말인가? 도대체 자기가 한 말을 기억 못 하는 건지, 아니면 기억을 못 하는 척하는 것인지 당최 모르겠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메모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팀장님이 한 말을 바로 메모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팀장님께 보고한 자료에 대해 팀장님께 수정사항을 알려주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팀장님이 말하는 수정 내용을 그가 보는 앞에서 바로 메모한다. 상사가 함께 지켜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보고서를 수정한 후 메모했던 내용과 함께 상사에게 가져가면 상사 입장에서는 빼박(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다. 다른 소리를 못한다. 부가적인 이점도 있다. 팀장님이 하는 말을 그 앞에서 바로 메모하는 모습을 보이면 팀장님은 ‘이 친구 꼼꼼하고 신중하군’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둘째, 메모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팀장님이 한 말을 최대한 빨리 텍스트화(化) 하는 것이다. 팀장님과의 식사 중 무심히 흘리듯 하는 업무 코멘트, 사무실 안에서 내 자리 옆을 지나가며 던지는 업무 코멘트, 팀원들과 팀 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가볍게 하는 업무 코멘트 등이 해당된다. 이런 상황에서 후속 조치를 확실히 하지 않으면 말을 바꾸는 팀장님 때문에 나중에 억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 팀장님이 내뱉은 말이 허공으로 사라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이때 카톡, 사내 메신저, 이메일 등을 활용하면 된다.

“팀장님께서 아까 점심시간에 말씀하신 대로 이번 캠페인은 공모전 형식으로 준비하겠습니다.”
(개인 카톡 or 사내 메신저)
“팀장님께서 B안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팀원 여러분들도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팀장님이 계신 단톡방)

이렇게 해놓으면 팀장님은 나중에 딴소리하기가 어렵다. 부가적 이점도 있다. 팀장님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 말을 바로바로 업무에 적용하려고 하는군. 믿음직스러워.’ 팀장님은 자신을 중심으로 팀이 일사불란(一絲不亂) 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팀원들이 자신의 말을 중요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부가적 효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