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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패키지 수업을 들을 때, 심각한 쓰레기를 유발하는 샌드위치 박스를 친환경적으로 제작해 보고 싶었어요. 그게 바로 재생용지를 활용한 접지기법이었죠. 접지기법을 연구하면서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점과 무게를 지탱하는 기능을 발견하게 됐다고 김민양 대표는 말한다. ‘이걸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탄생한 제품이 노트북을 거치할 수 있는 ‘지플로우’, 책을 비롯한 휴대용 멀티스탠드 ‘지스탠드’, 월별 일정을 적을 수 있는 ‘지플래너’다.

재생용지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그레이프랩은 지속가능한 삶을 디자인하는 회사다. 버려진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우리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연구한다. 재생지, 비목재지, 폐플라스틱 등의 다양한 재생 소재를 탐구하고, 소명이 다해 버려질 때까지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기 위해 실험한다. 무엇보다 그레이프랩은 단일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제품은 복합 소재를 사용해 재순환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순환고리를 계속 연결시켜 나가기 위해 재생 소재를 사용하고, 재활용하기 편하게끔 만든다.
“천연자원은 고갈되는 문제가 있고, 합성 소재는 썩지 않는 문제가 있어요. ‘친환경 제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한 결과, 원재료부터 재생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답을 얻었죠. 다시 버려지더라도 재활용이 가능한 재생용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예요.”
김민양 대표는 빼기의 철학과 더하기의 철학으로 그레이프랩을 이끈다. 빼기의 철학은 환경에 관한 이야기다. 최소한의 자원과 자체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든다. 제품의 소재부터 버려질 때까지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생각한다. 더하기의 철학은 소외계층을 끌어안는 이야기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예술적 감각을 발견하고 그들을 사회 다양성에 기여하는 구성원으로 바라본다. 이곳에서는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함께 일하며 공정한 수익 배분을 통해 경제활동을 장려하고 함께 성장해 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휴대용 노트북 거치대

“영국 유학시절 ‘지속가능한 디자인(Sustainable Design)’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친환경 패키지 수업을 들을 때, 심각한 쓰레기를 유발하는 샌드위치 박스를 친환경적으로 제작해 보고 싶었어요. 그게 바로 재생용지를 활용한 접지기법이었죠.”
그가 개발한 접지기법은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중국에도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접지기법을 연구하면서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점과 무게를 지탱하는 기능을 발견하게 됐다고 김민양 대표는 말한다. ‘이걸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탄생한 제품이 노트북을 거치할 수 있는 ‘지플로우’, 책을 비롯한 휴대용 멀티스탠드 ‘지스탠드’, 월별 일정을 적을 수 있는 ‘지플래너’다.
특히 지플로우는 45g 재생지 한 장으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휴대용 노트북 스탠드다. “노트북 자체만으로 무거운 데 스탠드까지 무거우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어떻게 종이로 제작한 스탠드가 노트북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까? 김민양 대표는 평면 종이는 힘이 없어서 버티지 못하지만, 종이를 접으면 힘을 지지하는 축이 생기고, 이런 축들이 5㎏ 이상의 무게를 견딘다고 설명했다.
인쇄소의 자투리 종이, 플라스틱 병뚜껑 등 버려지는 소재를 업사이클링한 아임 웨이스트 베이스드 제품도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레이프랩은 데스크 제품에서 가구 제품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버려지는 모든 소재로 확장

그레이프랩은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로 바꿔가기 위해 버려지는 모든 소재를 탐구한다. 여러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델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블루 플래닛 & 블루 픽셀’ 캠페인을 실시했는데 이는 미국, 이탈리아로 수출한 계기가 됐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탄소중립 굿즈 포스터로 노트북 스탠드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방을 만들기 위해 버려진 라벨, 리본 등을 SNS를 통해 모으기도 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협업한 ‘리모트 워커(재택·원격 근무자) 키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양한 재생 소재를 사용한 업사이클링 세트예요.” 리모트 워커 키트에는 지스탠드, 펜슬, 수첩 등이 들어 있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친환경 소재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우리 삶이 지속가능하도록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주면 좋겠어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같이 생각해 주세요.”
우리의 삶 자체를 지속가능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그레이프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그레이프랩

문의 hello@thegrapelab.org

홈페이지 https://grapelab.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