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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고 이웃을 돕는 ‘착한 소비’

<어울림상점> 은 여러모로 독특한 제로웨이스트 숍이다.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어울림카페’ 안에 있는 ‘숍 인 숍(shop in shop)’이란 점도 그렇고, 제로웨이스트 활동 체험과 인식 개선 교육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재미까지 더한 공간이란 점도 그렇다. 무엇보다 복지활동과 환경보호활동이 결합된 가치공간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복지와 환경은 어떤 방식으로 결합돼 있을까?
<어울림상점> 은 한 번의 착한 소비로 복지와 환경을 포함한 세 가지 측면을 이롭게 한다. 친환경 물품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구매금액의 3%는 개인 포인트로도 적립된다. 친환경 물품 구매가 지구를 살리는 환경보호 활동인 동시에,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이면서 소비자 스스로에게 득이되는 경제활동인 셈이다. 횡성군종합사회복지관의 이형석 관장은 “전통적인 복지관의 기능에 환경보호 활동을 어떤 방향과 방식으로 결합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라며 “<어울림상점> 의 운영방식이 이에 대한 우리 복지관의 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운영과 더불어 복지관은 다양한 환경복지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천연수세미 보급사업과 병뚜껑 수거사업이다. 두 가지 모두 <어울림상점> 처럼 지구 환경에 이로운 사업이면서 지역 취약계층에게 그 수익금이 돌아가는 구조다. 그래서 환경사업이 아니라 환경복지사업이다. 이형석 관장은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적 활동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쓰이면 한층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취지에 공감해 수거와 재배로 동참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작은 수익이지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수세미 없는 주방을 꿈꿉니다!

<어울림상점> 이 자리한 횡성은 비도시지역, 즉 농촌지역이다. 이형석 관장은 “환경복지사업을 시작할 때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두 가지가 있었다”라며 “복지라는 틀과 농촌이라는 지역적 기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중 천연수세미 보급사업은 ‘직접 재배가 가능하다’는 농촌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진행한 사업으로, <어울림상점> 을 개소한 올봄에 시작했다. 지역 농민들에게 파릇파릇한 수세미 모종 150여 개를 보급한 후, 수확된 생(生)수세미를 수거해 지역 활동가들과 직접 삶아 말려 500여 개의 수세미를 만든 것이다. 이를 지역민에게 판매하며 천연수세미 사용의 이유를 요목조목 알리는 활동을 했다. 이후 이형석 관장은 “횡성에서는 누구라도 플라스틱 수세미를 쓰지 않게 하는 꿈이 생겼다”라며 “플라스틱 수세미 퇴출”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업사이클링은 끝에서 시작된 새로움이다

복지관은 업사이클링이란 화두에도 집중했다.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제로웨이스트는 ‘자원 순환’이라는 개념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자원 재활용과 재사용, 그리고 새사용을 위해 <어울림상점> 은 쓰레기의 올바른 분리와 배출을 안내하고, 병뚜껑을 비롯한 우유팩 등을 수거하는 거점센터로서의 역할을 한다. 상점 곳곳에 수거 바구니와 안내 팸플릿이 자리한 것만 봐도 <어울림상점> 이 얼마나 ‘자원 순환’에 열성적인지를 알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플라스틱 사출기’는 단연 돋보인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잘게 부순 후 플라스틱 사출기에 넣어 세게 누르면 십자가, 고춧대 같은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대부분 지역민들과 나누는데, 플라스틱 사출기가 궁금한 사람은 상점을 직접 방문해 체험할 수도 있다. 이형석 관장은 “다만 오실 때 버려진 플라스틱을 가지고 오시면 매장에서 포인트로 전환해서 사용할 수 있느니, 꼭 챙겨 오세요”라고 당부했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어울림상점> 은 한 번의 착한 소비로 복지와 환경을
포함한 세 가지 측면을 이롭게 한다. 친환경 물품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
공헌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구매금액의
3%는 개인 포인트로도 적립된다.
interview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의 사용은 줄이고
천연수세미 보급 활동과 자원 순환 운동은
시나브로 확대해 나가고 싶어요.” <어울림상점> 이형석 횡성군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복지관에서 제로웨이스트 숍인 <어울림상점>을 개소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회복지관의 일반적인 역할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발굴입니다.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죠. 환경복지의 필요성도 덩달아 확대됐고요. 그들의 절실함에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자 싶었습니다.

매장에서 특별히 인기가 있는 제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무엇인가요?

현재 매장엔 40여 종의 친환경 제품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빨대부터 소프넛, 스테인리스 솔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것들이 많이 팔리는데, 그중에서도 고무장갑의 인기가 가장 좋습니다. 생분해되는 고무장갑을 일부 대형마트보다 저렴하게 팔아 그런 것 같아요.

<어울림상점> 이 지역민들에게 어떤 곳이기를 바라시나요?

사실 매장을 운영하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한 공간은 아닙니다. 저는 이 공간이 ‘안테나’가 되면 좋겠어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역민과 공감 주파수를 맞춰,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횡성군사회복지관의 환경복지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천연수세미 모종을 보급하는 사업을 내년도에는 좀 더 확대해 보려고 합니다. 병뚜껑 수거사업도 지속할 건데요. 병뚜껑을 수거해 판매한 수익금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올해의 방식을, 내년도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확장해 볼 생각입니다. 농촌사회에 들어갈 수 있는 업사이클링 제품, 즉 고추 모종을 잡아주는 집게 같은 제품들을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제공할 계획인데요. 폐자재를 새자재로 만드는 구조를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어울림상점

주소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태기로 78

문의 033-813-3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