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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서 생산한 팥으로 팥소를 준비하고,
손으로 하나하나 손수 찐빵을 빚는다.
이렇게 세월의 손맛까지 더해진 안흥찐빵은
여전히 달고, 구수한 맛으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유명사가 된 안흥찐빵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새하얗고 동그란 찐빵 안에 가득 찬 단팥 소. 찐빵 하면 ‘안흥찐빵’이다. 안흥은 어떻게 찐빵으로 유명해졌을까? 그 이유는 안흥의 역사와 지리에서 찾을 수 있다. 안흥은 서울과 강릉을 잇는 국도 42호선이 지나는 곳으로, 대관령을 넘어 서울로 오가는 길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르는 지역이었다. 1960년대에는 서울에서 강릉까지 가는데 하루가 꼬박 걸렸는데 그 중간이 바로 안흥이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안흥에서 쉬고 또 묵어갔다. 이때쯤 안흥찐빵이 등장했다. 쉬어가는 사람들에게 요깃거리이자 간식거리로 찐빵이 잘 팔렸다.
이후 1970년대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국도를 지나지 않는 차들로 인해 안흥은 잠시 침체기를 맞기도 했다. 사람들이 더는 안흥에 머물지 않고 곧장 강릉으로, 서울로 향했기 때문이다.
다시 안흥찐빵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횡성군에 스키장이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자 42번 국도를 따라 안흥면을 지나던 관광객들이 사 먹기 시작했다. 당시에 강원도에 들르게 되면 반드시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로, 안흥찐빵이 알려지면서 고유명사가 됐다.

찐빵으로 생겨난 마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찐빵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마을사람들이 너도나도 찐빵 만들기에 도전했다. 덕분에 20여 개가 되는 찐빵 전문점이 모여 있는 ‘안흥찐빵마을’이 생겨났다.
사실 안흥찐빵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는 게 아니다. 밀가루 반죽과 팥이라는 단순한 재료를 얼마나 정성스럽게 빚고 쪄 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재료가 특별하지 않을수록 만든 사람의 정성이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요즘도 이곳 가게들은 예전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며 찐빵을 만들고 있다. 횡성에서 생산한 팥으로 팥소를 준비하고, 손으로 하나하나 손수 찐빵을 빚는다. 이렇게 세월의 손맛까지 더해진 안흥찐빵은 여전히 달고, 구수한 맛으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