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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플라스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2004년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은 3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50종이 넘습니다. 그만큼 환경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특히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기업의 투자나 과학 기술의 발달이 비약적으로 커져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버려지는 물건에 담긴 가치

우리나라 분리수거 비율은 세계 최상위권인 반면 실제 재활용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가정에서 세세하게 분리배출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쓰레기는 땅속에 묻힌 채 수 백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업사이클 전문 기업 터치포굿은 이처럼 버려지는 폐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 넣어 다시 세상으로 내보내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작한 업사이클링 1호 제품이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에코백이었다.
“전국에서 제작되는 현수막의 양은 엄청나지만, 대부분 잠시 쓰고 나서 그대로 소각 처리됩니다. 특히 폐현수막을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다이옥신 등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인 데다 처리 비용도 만만치 않게 소요돼 이를 재활용하면 환경보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던 박미현 대표와 뜻을 같이 한 대학생 몇몇이 고심 끝에 현수막을 재활용한 가방을 제작했고, 이를 계기로 지난 2008년 10월,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이 탄생했다. 너무 쉽게 쓰고 버려지는 소비환경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박미현 대표는 버려지는 자원들로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 결과물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게 한다는 의미를 담아 ‘터치포굿’이라는 회사 이름을 붙였고, 버려지는 물건에 가치를 담고자 했던 그 마음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켜져 오고 있다.

  •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단에 한강의 수달이
  • 버려지는 자원을 쓸모있게 바꾸어 가는 활동들을 통해 수상한 상패와 상장
다양한 소재연구를 통해 사업 영역 확대

터치포굿이 리사이클링 기업으로 자리 잡게 한 효자 상품이 현수막을 재활용한 가방이다. 수거된 폐현수막은 친환경 세제로 세탁한 후 엄격한 공정을 거쳐 가방으로 재탄생하게 되는데, 바느질 하나부터 전 과정이 100% 국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제품의 질이 우수하고 같은 디자인을 찾아볼 수 없어 독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디자인부터 과정, 결과물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환경적인 가치나 그 이후까지 생각하는 미래지향적인 제품이라는 것이 박미현 대표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어린 청년들이 뭘 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현수막을 기부해 다시 제품으로 사겠다는 기업들의 요청이 많아지고 있어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환경을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선거철에는 각 후보별로 선거 현수막을 모아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하기도 했고,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사용하고 철거된 나무를 활용해 램프도 만들었습니다. 이 밖에도 립스틱을 활용한 크레파스나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만든 스카프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터치포굿은 버려진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페트병으로 스카프나 파우치, 담요 등을 제작하는 등 현재 국내에서 업사이클이 가능한 700개 자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가운데 유리, 금속, 나무 등 150여 개의 소재를 재활용한 제품을 제작 중에 있다. 또한 재활용되지 않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도시형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가 플라스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2004년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은 3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50종이 넘습니다. 그만큼 환경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특히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기업의 투자나 과학 기술의 발달이 비약적으로 커져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박미현 대표는 다른 폐기물 문제도 심각한데 사람들의 관심이 플라스틱에만 국한돼 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10년 전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여서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쓰레기 속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는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
쓰레기는 버려지는 자원

우리는 그간 쓰레기를 두고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을 해왔다. 15년간 쓰레기를 줍고, 이를 재활용하는 일에 매진해 온 터치포굿의 궁극적인 목표는 버리는 사람과 활용하는 사람을 일치시켜 보다 책임감 있고 가치 있는 업사이클을 실현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기업 활동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기업이 직접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리싱크 솔루션’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리싱크는 버린 사람이 다시 사용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폐현수막을 리사이클한 가방은 디자인 작업을 거쳐 불특정의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반면, 리싱크 제품은 기업이 담고자 하는 의미나 이미지를 디자인에 반영할 수가 있어요. 따라서 스토리가 완결되는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대한항공 기내담요로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핫팩을 제작해 쪽방촌에 보내기도 하고, 병원 환자복을 재활용해 생리대 파우치로 만들어 기부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제품과 함께 기업의 따뜻한 이미지를 함께 제공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과 플라스틱 모으기 운동을 진행해 고객들로부터 수집한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 화분으로 재탄생시켜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환경교육에 사용하는 등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회수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터치포굿은 연간 10 ~ 12톤의 자원을 재활용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몇 해 전 MBC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가방과 파우치를 제작하는 장면이 불과 3초 정도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금세 완판을 한 사례가 있었다. 작은 계기 하나가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는 박미현 대표는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쓰레기는 버려지는 자원’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계기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 본 취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터치포굿

문의 t4g@touch4good.com

홈페이지 https://touch4goo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