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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하천의 상태가 유지되도록

경기도 연천군은 강의 도시다. 남북을 경계 없이 흐르는 두 개의 큰 강이 이곳을 지난다. 하나는 북에서 흘러와 한강에 합류하는 임진강이고, 다른 하나는 마찬가지로 북에서 발원해 도감포에서 임진강과 합수하는 한탄강이다. 임진강은 연천군의 서쪽 측면을 흘러 지나고, 철원군과 포천시를 지나온 한탄강은 연천군의 몸통을 구불구불 지나 서남쪽 끝까지 흐른다.
한탄강댐은 그런 한탄강의 중류에 지난 2016년 들어선 댐이다. 평소에는 물을 저장하지 않고 하천의 물 흐름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장마철에만 일시적으로 물을 저류해 유량을 조절하는 홍수조절 목적의 댐이다. 그래서 이곳은 댐인 동시에 문이고, 닫혀 있으되 열려 있는 구조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댐은 총 11개의 수문을 갖췄다. 비상시 물을 흘려보내는 비상 여수로 5문과 홍수 시 댐 하류 방류량을 조절하는 상용 여수로 2문, 그리고 생태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한 배사관 2련과 생태통로 4문이다. 이 중 배사관을 평상시 물이 댐을 통과해 흐를 수 있는 무문식으로 설치해 한탄강이 댐 건설 이후에도 자연하천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댐 600m 하류에 있는 한여울교에 서면 한탄강댐의 이 같은 친환경적 면모가 한눈에 드러난다. 한탄강 협곡과의 어울림도 꽤나 좋다.

주상·판상절리에 베개용암까지

한탄강은 여느 강과는 다른 특별한 과정을 거쳐 탄생된 강이다. 약 50만 년 전부터 12만 년 전까지 평강군 오리산 일원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일어난 화산 폭발로 형성됐다. 그때 뜨겁게 분출한 용암이 한탄강을 따라 낮은 지대를 메우며 임진강까지 흘러 거대한 협곡을 만들었고, 굳어진 용암 위로 다시 한탄강 물이 흐르면서 용암대지가 빚어졌다. 이후 오랜 세월 하천과 비, 바람에 침식되면서, 추가령에서 전곡리에 이르는 120km의 주상절리대가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그 수려한 ‘시간의 묘기’가 다양한 형태의 지질 즉 주상절리, 판상절리, 습곡구조, 수평절리 등을 이뤄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이란 세계적 보물이 됐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은 지난 2020년 제주도, 청송군, 무등산권에 이어 4번째로 지정됐다. 총면적 1,165㎢로 연천군과 포천시, 철원군 일대의 지질명소 24개소를 아우른다. 이 중 10개가 연천군에 있다. 재인폭포와 아우라지 베개용암(포천시에 있지만 연천군에서 조망 가능), 전곡리 유적 토층, 좌상바위, 백의리층, 동막골 응회암, 차탄천 주상절리, 임진강 주상절리, 당포성 주상절리,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한탄강댐 6km 반경에 있는 4개소(재인폭포 ~ 백의리층 ~ 베개용암 ~ 좌상바위)가 한 루트로 묶여 탐방하기 좋다.

겨울에만 만나는 연천의 보물

연천군의 겨울은 두루미로 시작해 역고드름으로 끝난다. 뚜루뚜루~ 울며 두루미(재두루미, 흑두루미 포함)가 찾아 드는 때는 11월쯤이다. 이때부터 두루미는 연천군의 민통선 안에서 율무 낙곡을 먹으며 겨울을 난 후 이듬해 3월경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주요 서식처는 민통선 안 임진강의 장군여울에서 필승교까지 구간이다. 하지만 필승교는 통과가 쉽지 않은 구역이므로, 일반인들은 장군여울에 마련된 두루미관망대 또는 빙애여울 인근에 차를 잠시 세우고 두루미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운이 닿으면 우아하면서도 격조 있는 자태의 두루미를 꽤 여러 마리 만날 수 있다.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 자락에 있는 ‘역고드름 폐터널’도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연천군의 보물이다. 수정 같은 고드름이 터널의 바닥에서 불쑥 솟아나는데, 2 ~ 3cm 작은 것부터 1m 높이의 얼음 기둥까지 빽빽하다. 낙숫물이 지면에 닿자마자 결빙되거나, 지면과 지하의 물 사이 온도와 압력·에너지 차로 인해 지하의 물이 지표로 솟아올랐다가 얼어버리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감상 가능 시기는 12월 중순부터 2 ~ 3월까지다. 다만 진입도로가 좁아 방문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행고수가 알려주는 여행지 이야기
  • 당포성

    당포성은 고구려의 방어선 중 하나로 구축됐다. 약 13m 높이의 길쭉한 삼각형의 낭떠러지 위에, 토성과 석성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해 쌓아 토성의 부드러움과 석성의 단단함을 함께 갖췄다. 무릇 성이란 사방이 훤하게 트인 곳에 자리 잡기 마련이다. 그 탁월한 전망 덕에 당포성은 지금 SNS를 뜨겁게 달군 인증 사진의 명소가 됐다. 보루 위에 선 팽나무 배경 구도가 특히 인기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778

  • 전곡선사박물관

    박물관에 애칭이라니 깜짝 놀랐다. ‘돌박’이라고 했다. 돌을 주인공 삼아 만든 박물관이라는 뜻이다. 대표 돌은 아슐리안형 석기라고 부르는 ‘양면 가공 주먹도끼.’ 1978년 전곡리에서 발견된 이 돌 하나가, 세계 고고학의 역사를 바꾸고 유럽 중심의 구석기 지도를 바꾸었다. 당시로는 첨단으로 인식되는 석기 가공 기술을 프랑스 ‘아슐리안’뿐 아니라 ‘전곡리’도 가졌음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박물관에는 주먹찌르개, 긁개 같은 석기뿐 아니라 이곳에 살았던 초기 인류의 모형도 함께 전시돼 있다. 한반도 최고(最古)의 구석기 유적인 ‘전곡리 선사유적지’와 연결돼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평화로443번길 2

    문의 031-830-5600

  • 연강갤러리

    민통선 안에 자리한 우리나라 최북단 갤러리다. 민통선 내에 건립된 최초의 예술 공간이기도 하다. 실내 전시실도 좋지만, 임진강 주상절리를 사진으로 담아낸 대형 파사드 작품이 외관을 빼곡하게 감싼 점이 인상 깊다. 옛 안보전시관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임진강 평화습지원’과 출렁다리로 이어져 있다. 민통선 출입에 필요한 신분증 지참이 필수며, 군부대 훈련 등으로 불시에 출입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미리 전화로 출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중면 군중로 885

    문의 031-834-4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