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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소양강댐이 있기까지

1960년대만 해도 대한민국은 전문적인 수자원 관리 조직이나 체계가 없었다. 당시 1,140억㎥의 유입 수량이 있었으나 대부분 증발하거나 바다로 유실되어 실제 활용되는 수량은 7%인 80억㎥에 불과했다. 그러다 1962년에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은 경제개발 5개년 등의 계획으로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용수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수자원 확보가 시급해진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충분한 용수 공급이 필요해지자 정부는 소양강과 북한강의 합류 지점에서 12km 떨어진 소양강 계곡을 댐 건설 적지로 결정했다. 이후로 각 관련 부처는 수몰 범위, 경제적 가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며 여러 논의를 거쳐 다목적댐인 소양강댐 건설 추진을 시작했다.
소양강 다목적댐은 설계 당시 미국의 가장 오래된 건축 사무소인 Smith Hinchman & Grill, 일본공영 등이 현지 조사와 설계 업무를 수행했다. 이들 모두는 콘크리트댐 설계가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실시설계 단계에서 사력댐으로 변경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콘크리트댐이 아닌 사력댐으로 소양강 다목적댐을 건설하면 자갈 등의 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시멘트 수입 비용 등이 줄어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고, 사업 기간 단축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침 시공지역이 산간벽지였던 터라, 자재 수송비용이 막대했기 때문에 현지에서 재료를 조달한다는 점이 큰 절감 요인이 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한국전쟁 정전 협정이 체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 북한의 포격 등 외부 충격으로 댐이 무너질 것을 대비해야 했는데, 마침 사렴댐(Rock Fill Dam, 댐 내부에 저토 등의 불투수성 물질로 중앙에 차수벽을 만든 댐)이 충격에 강해 그 조건에도 부합했다. 이로써 소양강댐은 123m 높이의 중앙차수벽형 사력댐으로 결정되었다.
마침내 1967년 4월 건설부가 소양강다목적댐 건설에 착수한 이래 1969년 10월 24일 본댐 기초굴착공사를 시작하였고, 1972년 11월 10일 댐의 성토공사를 완료했다. 이윽고 1973년 10월 15일, 당시 동양에서 가장 큰 사력댐인 소양강다목적댐의 준공식이 개최되었다.

국민 안전과 국가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다

소양강댐은 용수 공급과 홍수조절을 통한 재해 방지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소양강댐은 연 12억㎥의 생활 및 공업용수와 연 1,300만㎥의 농업용수를 수도권 지역에 공급하는 등 하루 약 332만 톤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에 공급되는 용수 전체의 45%에 달한다. 특히 1978년 등 전국적인 심각한 가뭄이 발생했을 때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해 가뭄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2021년 7월 춘천시에 단수가 발생하였을 때도 방류량을 초당 3배 수준으로 늘려 지자체 정수장에 충분한 원수를 공급하여 빠른 복구에도 도움을 주었다.
또한 소양강댐은 한강수계 다목적댐 중 가장 많은 연 2억 5,500만㎥의 하천유지용수를 꾸준히 한강에 공급하여 한강의 수위와 기능 유지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양강댐은 연 5억㎥의 물을 저장·조절함으로써 집중호우나 태풍과 같은 위기가 닥쳤을 때 범람 등의 재해로부터 수도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소양강댐에는 발전 용량 10만kW 규모의 발전기 2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1970년대의 심각한 전력난 해소에 기여하였다. 현재 소양강댐은 국내 전체 수력발전의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1985년에 준공한 충주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소양강댐은 준공 이후 국민 43만 5천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연평균 465GWh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며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소양강댐은 국가의 경제와 안보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소양강댐 건설은 수몰 지역 내 거주하던 주민들에게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수몰민들은 마을이 수몰되기 이전 대부분 농업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왔지만 소양강댐이 생기면서 작물 재배나 축산업, 양잠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종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준공 이후로는 관광객과 낚시꾼들의 방문이 활발해져 기념사진 촬영, 음식점, 썰매대여 등 다양한 관광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주민들의 소득 및 생활 수준이 향상되었다.

춘천 관광산업의 큰 축이 된 소양강댐

1960년대 후반, 춘천은 춘천댐, 의암댐 준공으로 인공 호수로 둘러싸인 호반의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소양강댐이 준공되면서 호반의 도시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어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게 된 것. 춘천은 소양강댐 건설에 참여한 전국의 인부들과 공사 현장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가 발달하면서 춘천만의 향토 음식으로 닭갈비와 막국수 등이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소양호 전체를 돌아보며 최고의 경치를 감상하거나 청평사로 갈 수 있는 유람선도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실제로 춘천시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춘천시 상권 분석결과에 따르면, 외지 관광객들이 춘천에서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1위로 소양강댐이 집계된 바 있다. 더군다나 소양강댐 수문을 개방할 때면 평일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곤 한다.
이렇듯 소양강댐은 춘천시 관광 발전에 기여를 한 것은 물론, 1960년대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린 경제 성장의 발원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10월호에서는 소양강댐의 비전과 미래를 다루는 소양강댐 50주년 특집 ②가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