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물들다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MAR VOL.672

이야기로 물들다

부자의 기운이 넘치는
승산마을 풍수 기행

마을 출신이 온통 재벌이라 하여 풍수지리가 사이에서 성지순례지로 유명한 진주 승산마을. 과거 조선시대 한양에서도 ‘진주는 몰라도 승산은 안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부자 동네로 알려져 있다. 부자의 기가 흐르는 역사의 마을, 승산마을에 숨겨진 풍수지리 이야기를 알아보자.

글. 김영은 사진. 진주시청 참고. 대한민국 구석구석,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제56집)




한국 100대 재벌 중 30여 명을 배출한 마을

진주 동쪽에 위치한 지수면의 승산마을은 일명 ‘부자마을’이라 불린다. LG, GS, 효성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계열 창업주의 생가가 모여있는 곳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승산마을은 조선 초기인 약 600년 전, GS그룹을 일군 ‘김해 허 씨’의 집성촌이었다. 그리고 300년 후, LG 그룹의 ‘능성 구씨’가 허 씨 집안의 사위가 되면서 두 가문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시작되었다. 조선시대때부터 두 가문의 명성이 자자했던 터라, 이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레 승산마을은 부자마을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 두 가문의 재산이 5만석에 달해, 마을 전체 재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고 전해진다. 먼 곳 한양까지 ‘진주는 몰라도 승산은 안다’는 말이 이 때문에 생겨났다고 한다. 승산마을이 부자마을로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성지순례처럼 이곳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풍수가들도 이곳을 방문하며 부자마을의 풍수지리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승산마을은 부자를 낳는 명당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 승산마을 전경


승산마을을 둘러싼 맑은 물이 핵심

승산마을은 두 그룹의 명성 때문에 부자마을로 알려지긴 했지만, 다수의 풍수가들은 부자의 기가 흐르는 것은 풍수지리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승산마을은 지형적으로 볼 때, 방어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뒤로는 심방산 줄기인 보양산이 감싸고 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남강이 굽이치며 지나간다.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다. 이와 같이 산이 감싸안은 모양새로 마을이 숨겨져 있는 덕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에도 기업가들의 생가가 잘 보존되었다고 전해진다.
또 하나, 승산마을이 부자 터가 된 이유에는 물이 풍부하다는 이유도 있다. 풍수 고전인 <인자수지>에는 물이 재물을 관장하며, 물이 깊고 많은 곳에서부터 부자가 많이 난다고 말하고 있다. 승산리는 산 너머 남강과 함께 지수천으로 흘러 들어오는 물이 주위에 포진되어 있다. 반면 물이 빠져나가는 수구는 좁아 재물이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들어오는 지형이라는 평이다. 풍수지리를 떠나서, 지수천이 흐르는 곳의 땅이 비옥해 농토가 확보되다 보니 이곳에서 많은 부자들이 배출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수초등학교에는 승산마을 출신의 대기업 창업주들이 세웠다는 부자나무가 있다. 이곳 승산마을을 방문한다면, 지수초등학교 부자나무를 꼭 찾아가볼 것. 사진만 찍어도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으니.


▲ 지수초등학교에는 승산마을 출신의 대기업 창업주들이 함께 심은 '부자 소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