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MAR VOL.672

어느 멋진 날

봄 햇살 아래 함께한
도마 만들기 클래스

1년간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든든한 존재가 된 네 명의 동료.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에게는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서로의 시간이 더욱 무르익고 깊어지길 바라는 네 명이 오랜만에 색다른 곳에서 뭉쳤다. 도마 만들기 클래스를 통해 우정의 깊이가 더욱 무르익었던 시간을 소개한다.

글. 전혜정 사진. 김은주





운명의 데스티니, ‘하영은하윤’ 크로스!

화창하고 맑은 2월의 어느 날, 환한 미소가 닮은 네 명의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섬경영처 김하윤 대리, 오은하 대리, 임하영 대리 그리고 전남지역협력단 주영은 대리다. 이들 네 명은 작년 한 해 동안 영·섬경영처에서 함께 근무했었다. 당시 서로를 살뜰히 챙기고 이해하면서, 우정을 돈독히 다져왔었다. 그리고 올해, 주영은 대리가 타 부서로 이동하게 되면서 자주 만날 수가 없었다. 매일 같이 함께 있다가 갑작스러운 빈자리에 아쉬움이 컸는지, 가끔 퇴근 후 만나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해 왔다. 하지만 이전만큼 얼굴을 마주하며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오은하 대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체험을 통해 특별한 추억 만들기’를 제안했고, 나머지 셋이 흔쾌히 응했다. 그리하여 ‘어느 멋진 날’ 코너에 사연을 보내고, 광주의 한 목공방에서 도마 만들기 클래스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저희 네 명의 이름이 ‘하영은하윤’으로 하나로 이어진다는 사실, 아시나요? 이름만 봐도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는 운을 타고난 것처럼요. 우리는 이것을 ‘운명의 데스트니’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신청자 오은하 대리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활짝 웃는 모습들이 어쩐지 닮은 듯 보인다.


다양한 나무처럼 개성 뚜렷한 네 사람


목공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 체험은 처음이라는 네 사람.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양한 형태의 도마를 살펴보며 ‘어떤 도마를 만들까’ 상상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도마도 유행이 있다는 설명에 초보자들은 대부분 사각 형태를 많이 만든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도움이 되었던 걸까. 오은하 대리는 “신혼이거든요. 남편과 와인 한잔할 때, 치즈를 예쁘게 플레이팅할 수 있는 예쁜 도마를 만들고 싶어요”라며 확고한 콘셉트를 이야기한다. 그러자 김하윤 대리, 임하영 대리, 주영은 대리도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도마 고르기에 푹 빠졌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원하는 수종의 나무를 고르고, 본격적으로 도마 만들기 클래스가 시작됐다.



도마 만들기의 시작은 사포 작업부터이다. 아무래도 거친 원목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하다 보니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120, 220, 400 사포로 세 번의 샌딩 작업을 거쳐 부드럽게 만들어낸다. 이후에는 사포질로 끊어진 나무의 섬유질이 거스러미처럼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마감을 진행한다.
“사포질을 할 때마다 거칠었던 나무가 점점 부드러워져요! 정말 신기해요. 자꾸만 만져보고 싶어져요” 가장 샌딩작업 잘했다는 클래스 선생님의 칭찬에 부끄러움을 감추질 못하는 김하윤 대리가 말을 이었다. 궁금한 것이 많은 만큼 질문도 많았던 임하영 대리는 나무의 매력에 흠뻑 빠진 듯,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다.
샌딩 작업이 마무리되면 우드버닝 펜으로 각인을 진행한다. 어떤 문구를 새길까 고민하던 네 사람은 한목소리로 “하영은하윤이라고 새기자!”라며 입을 맞춘다. 네 사람의 이름이 나무 도마에 새겨지듯, 오늘의 추억도 마음 깊이 새겨졌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름드리나무처럼 서로의 우정이 깊어지길

샌딩, 각인 후 오일 작업까지 하면 마무리 단계다. 이로써 도마 만들기 클래스는 막을 내린다. “사포질만 한 것 같은데 도마가 완성되니 뿌듯하고 자꾸만 보게 된다”는 주영은 대리의 말에 나머지 세 사람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도마보다 칼집 나는 일이 훨씬 적어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기만 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답니다” 목공방 클래스 선생님의 말에 다들 눈빛이 반짝이며 당장이라도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오늘의 결과가 마음에 들었는지, 다시 또 모여 빠른 시일 내에 다른 것도 만들어 보자는 네 사람이 귀엽기만 하다. 오랜만에 만나 도마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까지 챙겼던 특별한 날로 남았다.


Mini Interview


임하영 대리
오늘 이렇게 새로운 공간에서 좋아하는 동료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하영은하윤’ 멤버들에게 이런 이벤트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얼른 다른 클래스에서 또 성취감 있는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주영은 대리
엄마가 ‘집에 도마 많은데 무슨 도마를 만드냐’고 하셨거든요.(웃음) 집에 가져가면 잘 만들었다고 달라고 하실 것 같은데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먼저 용기 내준 은하 대리에게 고맙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나무 도마처럼 우리도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동료로 남고 싶습니다.


오은하 대리
손잡이가 있는 도마를 만들었는데요. 선생님께서 왜 초보자는 힘들 것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아요. SNS에서 예쁜 도마를 볼 때마다 저런 건 어디서 샀을까 궁금했는데요. 제 손으로 만들다니, 정말 뿌듯합니다. ‘하영은하윤’ 멤버들을 초대해서 함께 플레이팅하고 와인 한잔하고 싶네요.


김하윤 대리
칭찬을 받긴 했지만, 도마 만들기를 쉽게 봤었는지 사포질하는게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사포질을 많이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요. 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뿌듯함이 엄청나요. 이렇게 힘든 것을 해냈으니 앞으로 못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