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ON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MAR VOL.672

Insight ON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가상현실 속 쌍둥이,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공간을 컴퓨터 안에 동일하게 구현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고 문제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 여러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연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한지 함께 알아보자.

글. 편집실 자료. K-water





디지털 트윈 기술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다

최근 지속되는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로 지구는 몸살을 앓았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는 그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자연재해는 예측하기 어렵고,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그로 인한 피해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극심한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발생빈도가 높아지자 사람들은 문제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술 가운데 핵심 KEY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온라인 가상공간에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고 시뮬레이션, 러신머닝, 추론 등을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다시 말해, 가상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모의실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시간, 공간, 안전, 비용 등의 제약으로 현실적으로 하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실험을 가상으로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은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을 기후위기 대응에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구의 디지털 트윈을 개발하는 ‘Destination Earth(DestinE)’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단기적인 날씨와 장기적인 기후변화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시뮬레이션이 완성되면 기온이 상승할 때 동물의 이동 패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바다가 따뜻해지면 자원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시각화하여 나타낼 수 있다. 2030년에는 분야별 디지털 트윈을 하나의 완전체로 통합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디지털 정책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의 어제와 오늘

디지털 트윈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이미 1960년대 NASA가 아폴로 13호 우주선을 발사할 때 유사한 기술을 사용했다. 우주선을 시뮬레이션화하여 지상의 엔지니어들이 우주비행사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것.
그렇다면 이쯤에서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의 차이점이 궁금해진다. 시뮬레이션은 하나의 특정 프로세스를 연구해 쌓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반면, 디지털 트윈은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술이 더해져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업데이트된다. 디지털 트윈은 정보가 양방향으로 공유되며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뮬레이션 기술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며,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인 제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업, 에너지, 건설, 물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담당하는 공공부문에서 디지털 트윈의 효율적이고 지능적인 서비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LX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전주시와 디지털 트윈 표준 모델을 구축하여 도시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행정 서비스 모델을 구현했다. 또한 대전시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도심 곳곳의 실내·외를 3차원 공간으로 구현한 ‘소방안전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골든타임 5분 이내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도로 환경 분석으로 최단 시간 출동을 제시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트윈을 의료 분야로 확장한 ‘인체 디지털 트윈’의 개념도 등장했다. 사람의 몸을 모델링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치료 프로세스와 임상 시뮬레이션을 통한 신약 개발 등이 가능해졌다.



K-water 물관리 패러다임의 전환

K-water 또한 기후위기에 따른 물관리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물관리 디지털 전환을 선포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Digital GARAM+, 스마트 댐 안전관리, AI 정수장 등을 운영 중인 것. 2021년부터 도입된 Digital GARAM+(디지털 가람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구현해낸 디지털 트윈 기반의 물관리 플랫폼이다. 지형·하천·댐 등의 물리적 대상을 가상의 공간에 동일하게 만들고, 기상·수문·수질 등 다양한 조건을 입력해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댐·하천 수위 변화와 피해 발생 여부 등 파급효과를 예측하고, 홍수기 강우 예보 시 댐 운영 의사결정을 위해 활용된다. 현재는 섬진강 유역을 시작으로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유역 등 5대강 전역을 포함한 전 국토로 확대되어 적용 중이다.
K-water는 Digital GARAM+의 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네이버와 공동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주요 5대도시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 중, K-water는 제2의 도시인 제다시의 홍수대응 디지털 트윈 부문에 참여한다.

또한 K-water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댐 시설 안전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실시간 댐 지능형 관측을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한 후, 무인기로 점검한 사진과 영상을 저장·관리·분석하여 댐과 부속 시설을 더욱 체계적으로 감시하는 사업이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 도입으로 지진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댐 시설물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지원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 기술의 도입은 신속하고 정확한 제 예측 및 대응을 가능하게 하여 국민들이 더욱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K-water는 혁신기술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물관리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