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여지도
속초로 떠나야 할 이유
속초에 가야 할 이유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 아마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깊은 역사, 신선한 맛, 신나는 흥, 감성적인 예술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속초의 매력을 소개한다.
📝글. 조수빈 / 📷사진. 박갑순, 설악문화재단 /
🎨그림. 위든(witheun)
실향민문화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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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 강원도 속초시 신흥2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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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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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0~17:00(11월~2월)
09:00~18:00(3월~10월)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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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0507-1399-2977
역사를 관통한 속초의 숨결
설악산을 병풍 삼고 동해안을 마당 삼고 있는 속초는 산촌과 어촌이 사이좋게 발달한 지역이다. 또 한 가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문화는 ‘실향 문화’다.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남으로 피난 온 실향민들이 속초에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속초시립박물관 내에 위치한 실향민문화촌이다.
실향민문화촌에는 한때 지역민의 70%가 피난민이었던 청호동 골목이 재현되어 있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에 머리를 맞대고 줄지어 선 건물과 실감 나게 재현해 둔 생활 공간들에서 그들의 고단함과 동시에 강한 생활력이 느껴진다. 전쟁이 있기 전 이북의 생활을 그대로 옮겨둔 가옥에서는 개성, 평양, 평안도, 황해도, 함경도 등 지역에 따라 다른 삶의 양식이 눈에 띄는데, 이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배움의 공간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함께 걸어온 옛 속초역에서 만나는 다큐멘터리 ‘속초의 실향민’ 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 안고 살았을 이들의 스토리를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실감미디어 콘텐츠 체험관도 놓치지 말자.
이밖에 만주와 한반도 북부 지역을 호령하던 발해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발해역사관과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속초의 역사와 문화, 환경을 배울 수 있는 속초시립박물관 실내전시관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속초관광 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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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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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
- 08: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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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033-635-8433
속초의 다채로운 맛
어디든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울 때는 무엇을 먹을 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속초에 갔다면 고민 말고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가자. 다만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전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동해안의 싱싱한 수산물과 특산물들이 지천에 널려 유혹하기 때문이다. 자칫 마음이 가는 대로 골라 들었다가는 시장을 나설 때 양손 가득 들려있는 먹거리에 당혹스러워질지도 모른다.
1953년 속초중앙시장으로 문을 연 이곳은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이름을 바꾼 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수많은 먹거리 가운데 놓쳐선 안 될 몇 가지 메뉴를 꼽아 보자면 가장 먼저 추천할 것은 닭강정이다. 바삭하게 튀긴 닭고기에 매콤달콤한 소스와 견과류를 듬뿍 버무려 내는데 워낙 맛이 좋아 전국에서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 특징은 식으면 더 맛있다는 점!
어디선가 노릇노릇한 냄새가 풍겨온다면 튀김 골목에 도착했다는 뜻이다. 새우, 오징어, 홍게 등 산더미처럼 쌓인 튀김 앞에서 기분 좋은 고민에 빠져든다. 최근에는 누룽지 오징어순대도 인기가 많다. 매콤짭짤한 맛이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끝으로는 달달한 속초샌드나 막걸리술빵으로 입가심하면 된다.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5분, 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 해있으니 여행을 마친 후 돌아가기 전 들러 기념품처럼 먹을거리를 잔뜩 사 가도 좋다.
설악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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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 강원도 속초시 관광로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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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
- 09:00~20:00, 매주 수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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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033-638-4002
문화예술 따라 걷는 낭만
설악산책의 ‘산책’은 걷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말 그대로 ‘산’과 ‘책’의 조합이다. 그렇지만 ‘산책’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속초의 문화예술을 마음껏 보고 즐기고 느끼며 여러 가지 세상을 거닐 수 있다.단아한 건물까지 향하는 오솔길 사이사이 고개를 내민 들꽃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반긴다. 건물로 들어서면 입구부터 건물 곳곳에 놓인 조형물들이 문화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작품을 하나씩 눈에 넣으며 걷다 보면 도서관에 발길이 닿는다. 장르별 서적부터 신간,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원서와 예술도서 등 다채로운 분야의 지식을 만날 수 있는 책의 세상이다. 도서관을 벗어나 갤러리로 향하면 그림,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지역 작가들의 예술혼으로 탄생한 작품들이다.
하이라이트 공간은 ‘카페소리’다. 이곳은 카페이면서 공연장이기도 한데, 내내 흘러나오는 음악 선율이 시린 겨울 헛헛한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때때로 기획 공연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통유리창 너머 펼쳐지는 풍경이 압권이다. 설악산의 울창한 산세와 울산바위의 듬직하고도 견고한 풍경을 마주하며 마시는 커피의 맛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꼭 찾도록 하자. 특히 눈이 쏟아지는 날이면 비현실적인 풍경을 그린다. 눈의 궁전에 사는 엘사의 기분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