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on

물관리 우주 시대 개막 카운트

세계 첫 수자원위성개발

환경부가 주도하는 세계 최초 수자원 및 수재해 관측 전용 인공위성이 2027년 발사될 예정이다.
물 안보를 지키는 핵심자원으로 물관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자원위성에 대해 알아본다.

📝글. 편집실  /  📷자료. K-water연구원 수자원위성센터

심화하는 기후 채찍 현상에 대응할 실시간 수자원 감시체계

세계가 극심한 가뭄과 폭우에 동시에 시달리는 기후채찍질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대표적인 예다. 겨울에 늘어난 강수량에 초목들이 빠르게 성장했고, 이어진 건조한 날씨는 이를 연료 삼아 불씨를 더 크게 키웠다. 이와 같은 기후채찍질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은 공기 중에 더 많은 수증기를 흡수해 홍수와 가뭄을 악화시킨다. 건조한 시기에는 더 빠르게 수분을 증발시켜 지표면을 메마르게 하고, 습한 시기에는 폭우를 쏟아붓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가속으로 세계 곳곳에서 물 재해가 더 빈번하고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기상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수자원 전용 위성개발과 이를 활용한 물 재해 감시 지상 운용체계를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나사(NASA) 등이 운영 중인 기후감시 위성은 있지만, 수자원에 특화된 전용 위성은 아직 없다. 그간 우리나라는 핀란드 등 해외 위성 자료를 구매하거나 무료 공개된 위성 정보를 활용해 왔으나, 위성마다 해상도와 관측 주기가 달라 분석에 제약이 있었다. 국내 위성도 주로 가시광선에 기반해 영상을 획득함에 따라 악천후나 야간 관측이 제한적이고, 지류 하천 정밀 감시와 실시간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지난 2022년 10월 세계 최초의 수자원 전용 위성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서 위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비구름도 꿰뚫어 보는 영상레이더 위성으로 홍수 예·경보의 골든타임 확보

수자원 전용 위성개발 프로젝트는 환경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 연구과제(R&D)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성 본체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탑재체(레이더) 개발을 맡았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위성 정보를 활용한 물 재해 감시 지상 운용체계와 활용체계 구축을 담당한다. 1단계는 국가 R&D 프로젝트로 중형급 수자원 전용 위성을 개발하고, 2단계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자체 개발하는 초소형 군집위성을 연계 운영해 한층 더 정밀한 수자원 감시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 발사 예정인 수자원위성(차세대 중형위성 5호)은 하루 두 번 한반도를 촬영한다. 특히 핵심부품인 영상레이더(SAR)는 태양광이 필요한 전자광학 센서와는 달리 마이크로파를 이용하여 구름·비·어둠을 뚫고도 관측이 가능하다. 입체감 구현에도 강점이 있어 홍수·가뭄 등의 지형변화와 수질 이상 감지에 적합하다.
2단계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자체 개발하는 초소형 위성(K-water SAT)은 총 4기가 군집체를 형성해 이틀간 3회 한반도를 관측한다. 수자원 전용 위성과 연계해 관측 빈도를 높이고, 좁은 지역을 고해상도로 감시한다. 표면 구조나 형태 감지가 뛰어나 댐과 수도 등 중요 국유재산 감시, 녹조 상태, 접경지역 시설물 관측, 식생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접경지역의 예고 없는 댐 방류로 해마다 물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기존에는 북한 댐 방류에 대해 하천 수위를 활용해 대응했는데, 앞으로는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무단방류에 대한 실시간 감시와 재난 대응을 위한 신속한 분석·상황 전파로 홍수 예·경보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 위성의 외관과 세부사양
  • 수자원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5호)
    • 탑재체유형 C-band SAR(영상레이더)
    • 관측폭 120km 이상
    • 해상도 10m×10m 이하
    • 무게 500kg 급
    • 운영고도 561km
    • 재방문 주기 2회/일(한반도 전역관측)
  • 초소형 군집위성
    (K-water SAT)
    • 관측방법 광학
    • 관측폭 12km
    • 해상도 1.0m
    • 무게 30kg 이하
    • 운영고도 561km
    • 재방문 주기 3회/2일(주간 관측)

동일지점
비슷한
시간대의
광학위성과
영상레이더위성
특징 비교

  • 광학위성(EO)
    • 전자기파 가시광선
    • 장점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한 영상촬영 가능
    • 단점 야간, 악천후 시 촬영 어려움
    • 활용 위성지도 제작, 농업, 산림관측 등
  • 영상레이더위성(SAR)
    • 전자기파 마이크로파(C, P, L, X 밴드 등)
    • 장점 야간 및 악천후에 관계 없이 촬영 가능
    • 단점 광학위성 대비 낮은 선명도
    • 활용 수자원, 수재해, 국방, 재난 등 상시 감시
2027년 발사될 수자원위성의 예정 궤도를 설명 중인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위성센터 황의호 센터장

기후재난 예측과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구 협력체계 구축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자원위성을 활용한 국제 연구개발 협력과 기술 수출을 확대하여 기후테크 산업 강국의 입지도 다질 계획이다. 17개국이 참여한 위성 기반 재난 대응 국제기구 ‘인터내셔널 차터(International Charter)’와 공조해 홍수, 지진 등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기후재난에 대한 위성 정보를 수신·전달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정보제공을 지원한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는 위성 정보를 활용해 2023년 우크라이나와 리비아의 댐 붕괴에 따른 홍수피해 분석, 모로코 지진피해 분석자료 등을 제공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연구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의 사업에도 참여해 독일항공우주청(DLR) 등과 함께 글로벌 위성 기반의 기후변화 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지역에 구축 중인 물관리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사업과도 연계하여 위성 기반의 홍수 분석자료를 제공하고 위성 영상 분석기술의 수출 모델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물산업 국제 정보분석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는 앞으로 미래 1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액 1조 8천억 달러 중 69%가 폭우, 홍수, 가뭄과 같은 물 관련 문제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물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분야로, 수자원 전용 위성과 영상분석기술은 미래 물 문제 대응을 위한 핵심기술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세종시에 수자원위성의 지상 운영을 위한 수자원 위성센터가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은 2027년 발사될 수자원위성의 정보를 수신하고 분석하며 홍수·가뭄 등 수재해와 수질, 수자원 상황을 실시간 감시하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동시에, 위성을 활용한 초정밀 물 재해 관리기술로 물 분야 기후대응의 국제협력과 기후테크 시장선도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