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화공단의 끝자락 시흥물환경센터는 지역 내 하수처리를 맡고 있는 곳이다. 쓰임을 다한 시설들은 폐산업유산이 되기 마련이지만, 시흥시에서는 이곳을 ‘맑은물상상누리’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문을 열고 있다.
메인은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처리 시설인 ‘소화조’를 재해석한 ‘비전타워’로 높은 층고를 살려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공간을 압도하는 화려한 예술작품들이 새로운 세계로 초대하는 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밖에 하수처리 과정을 체험형 전시로 배울 수 있는 ‘창의센터’, 농축조와 분배조를 연결하여 새로운 공간을 창조, 전시와 공연 등 문화예술의 장이 된 ‘be, fore’ 등도 신선하다. 맑은물상상누리가 다른 재생공간과 차별화되는 점은 완전히 폐쇄된 시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운영 중인 하수처리 시설의 ‘일부’를 활용, 공간의 기억을 중첩시키며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 A 경기도 시흥시 공단2대로 14
- T 031-310-2993

우리나라 대표 공업도시인 울산에 위치한 ‘Fe01’은 ‘Fe’가 철의 원소기호인 것을 눈치챘다면 이 공간의 정체성을 바로 유추할 수 있다. 이곳은 폐자동차, 오토바이 부속품 등 온갖 산업폐품을 재료로 한 정크아트 작품을 통해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펼쳐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업사이클 복합문화공간이다.
Fe01에 들어서는 순간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 섬세한 조형물들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영화 <스타워즈> 우주선 ‘팔콘’을 본따 만든 전시장이 압도적이다. 상설 전시 <EXTENSION OF ORIGIN : 기원의 확장展>에서는 정크아트 설치미술가 김후철 작가의 업사이클 조형예술 1,0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로봇시리즈’, ‘기원의 확장’, ‘상상동물원’, ‘쥬라기파크’, ‘영화시리즈’ 총 5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으며, 호기심 많은 우주여행사 ‘루따따’라는 캐릭터가 작가의 세계관을 대변한다.
전시관 옥상에는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는 Fe01의 모습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사람들에 의해 버려진 자원으로 만들어진 세계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재생’의 가치에 대해 되새겨 보게 된다.
- A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용연길 160
- T 052-237-0102



서울 문래역 7번 출구에서 5분 남짓 걸어가면 고철로 만든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문래동은 과거 철공소 밀집 지역으로 1970년대까지만 해도 다양한 기계 부품을 생산하느라 연일 ‘지잉지잉’ 쇠 자르는 소리가 들리던 곳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던 철공소 거리에 예술이 스며들었고, 예술가들의 공방, 갤러리, 작품, 레트로 감성의 숍들이 즐비한 ‘문래창작촌’으로 변신했다.
골목을 걷다 보면 마치 숨은 작품 찾기를 하듯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벽화, 양철로 만든 작품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젊은이들의 발길을 당길 만한 감각적인 가게들도 많다.
이곳에 자리한 ‘술술센터’는 기술과 예술을 용접하는 융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예술인과 기술인이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방문객 또한 자유롭게 들러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
- A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도림로128가길 13-8


자갈치시장 건너편, 영도대교, 남항대교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물양장에는 배들이 가득 들어차있다. 항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곳은 선박을 고치는 ‘수리조선소’가 십여 곳 모여있는 곳이다.
대평동 일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가 세워진 지역이다. 배 표면에 녹이 슬어 너덜해진 페인트나 조개 같은 이물질을 털어내기 위해 망치로 두드릴 때 ‘깡깡’ 소리가 난다 하여 ‘깡깡이마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리고 2016년 문화예술형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깡깡이예술마을’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며 사람들과 소통하기에 나섰다.
깡깡이예술마을에서는 매주 주말 하루 3회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깡깡이 해상투어는 유람선을 타고 부산 남항과 대평동 수리조선소 일대를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며, 마을투어는 마을해설사와 함께 예술마을을 걸으며 이곳에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꼭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화려한 페인팅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컬러풀 스트리트’를 걸으며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걷다 문득 이곳이 ‘수리조선소’라는 사실을 떠올려 보자. 잠든 공간에 불씨를 붙여 더욱 강렬해진 에너지가 느껴질 것이다.
- A 부산광역시 영도구 대평북로 36
- T 0507-1488-3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