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적인 색소, 향료 없이 그 자체로 음식의 즐거움을 더하는 식용꽃.
떡이나 술 등의 음식에 활용되던 식용꽃이 최근 샐러드, 파스타 등에 올라 보는 맛을 더하고 있다.
한 접시의 예술을 완성하는 식용꽃의 세계로 초대한다.
글. 조수빈
한 송이의 아름다움 아카시아
아카시아 꽃은 꿀로 유명하지만 튀김, 부각, 차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도 있다. 꽃을 깨끗이 씻은 다음 바삭하게 튀기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아카시아 튀김’이 완성되고, 밥을 짓다 뜸 들이는 시간에 꽃잎을 살짝 얹어 주면 제철밥상에 어울리는 ‘꽃밥’이 된다.
이처럼 아카시아는 특유의 향긋함과 달콤함으로 요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아카시아의 은은한 향처럼 꽃에는 심신을 안정시켜 주는 성분이 있어 불면이나 긴장 완화에 좋다. 또한 항염 및 살균 성분이 들어 있어 염증을 완화하고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구강 내 세균을 잡는 데도 탁월하다.
봄을 머금은 맛 진달래
‘화전’이란 ‘꽃을 지진 전’으로, 예로부터 봄이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진달래꽃을 따 화전을 부쳐 먹던 사람이 많았다. 하여 진달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봄을 담은 식용꽃’으로 익숙하다. 진달래는 약간 시고 달콤한 맛에 여러 효능을 갖고 있다. 우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따뜻한 기질이 있어 생리불순, 무월경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약재로 쓰인다.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고 가래를 삭혀 주어 천식에도 효과가 좋다. 만성기관지염으로 고생할 경우 진달래를 달여 먹으면 낫는다는 민간요법이 있을 정도다.
꽃술에는 약간의 독이 있어 식용으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꽃술을 제거하고 꽃잎을 잘 씻어 요리해야 하며, 진달래와 생김새가 비슷한 철쭉은 독성을 갖고 있어 이를 잘 구분해야 한다.
작지만 존재감은 확실한 한련화
한련화(Nasturtium)의 이름은 라틴어 ‘Nasus Tortus’에서 유래했는데 이를 번역하면 ‘코를 찡그리게 하는’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꽃의 향은 향긋하다. 반전은 맛이다. 입 안에서 한련화는 톡 쏘는 맛으로 코를 찡그리게 만든다. 약간의 새콤함도 있어 요리에 넣으면 식욕을 자극하고 입맛을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꽃은 주황색, 노란색, 빨간색 등 선명한 색을 띠어 요리에 포인트 장식으로 올리기에도 좋다.
한련화는 꽃뿐만 아니라 잎, 씨앗까지 모두 먹을 수 있어 ‘버릴 것 하나 없는 꽃’으로 통한다. 꽃은 톡 쏘는 겨자맛이 특징이며, 잎에서는 약간 매콤한 맛이 난다. 씨앗으로는 케이퍼를 대신해 피클을 담글 수 있다. 한련화에는 베타카로틴, 루테인, 안토사이아닌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 만성 질환 예방에 좋으며, 지방 세포 분화를 억제해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보기 좋은 꽃이 맛도 좋은 장미
깊고 그윽한 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장미는 꽃잎에서 미세하게 느껴지는 달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로즈워터’, ‘로즈시럽’은 음식의 단맛을 올려주는 역할을 하며, 꽃잎이 부드러워 그 자체로 디저트와 음료에 곁들여지기도 한다. 장미는 천연 항산화제라고 불릴 만큼 폴리페놀, 비타민 C 등의 성분이 풍부한데,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장미의 폴리페놀 함량은 녹차의 약 2배, 오렌지 껍질의 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덕분에 피로 회복과 피부 노화 방지 등에 효과가 좋다. 장미 특유의 은은한 향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며 몸의 균형을 잡아 주어 생리 전 증후군을 완화하는데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