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여는 ‘진짜 성장’의 시대

정부가 ‘진짜 성장’을 새로운 브랜드로 제시하며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러한 구상의 핵심으로 국정기획위원회는 우리나라의 경제·산업 대도약을 위한 3·3·5 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3·3·5 비전은 ‘AI 3대 강국 도약’, ‘잠재성장률 3% 달성’, ‘국력 세계 5강 진입’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가리킨다. 특히 이 가운데 AI는 단순히 경제성장의 도구를 넘어 국가안보와 사회안정을 좌우하는 핵심 수단이자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제사회는 AI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국가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과 주요 기업들은 인재 양성과 기술확보를 위해 AI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미래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첨단산업 분야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동시에 민간의 역량을 결합하여 국가 차원의 AI 대전환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국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국격을 제고하여 세계 무대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버린 AI의 주요 개념
소버린 AI란? 국가 또는 조직이 외부 의존 없이 AI 기술을 독립적으로 개발·운영·관리하는 능력. 이로써 국가의 기술 자립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 데이터 주권
    자국 데이터가 외부에 종속되지 않고 자율적으로 수집·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 기술 주권
    AI 모델, 학습 인프라, 알고리즘 등 핵심요소를 자국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 운영 주권
    공공의 AI 사용에 대한 윤리적 제어와 사회적 책임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 운영 주권
    공공의 AI 사용에 대한 윤리적 제어와 사회적 책임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AI 강국 실현의 첫걸음, 소버린 AI


전 세계적인 AI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AI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통한 AI 주권, 즉 ‘소버린 AI(Sovereign AI)’를 확보하는 일이다. ‘소버린 AI’란 다음 네 가지로 정의된다.
첫 번째는 데이터 주권이다. 자국의 데이터가 외부에 종속되지 않고 자율적으로 수집·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기술 주권이다. AI 모델, 학습 인프라, 알고리즘과 같은 핵심 요소를 자국이 직접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는 운영 주권으로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책임 체계를 확립해 공공 영역에서의 AI 활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생태계 주권이다. 국가 차원에서 통합된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운영할 거버넌스를 갖추어야 한다.

이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우리나라를 대표할 AI 모델과 독립적인 생태계가 없다면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자국 내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며 정보 역차별 현상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지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ChatGPT’나 ‘딥시크’와 같이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개발한 모델·인프라·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생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진정한 의미의 AI 강국으로 설 수 있다. 다시 말해, AI 가치사슬 전반에서 자립성과 신뢰성,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공공기관·지자체 등 공공 부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데이터 확보, 핵심 인프라 보호, 기술 수요 창출 등의 측면에서 공공 부문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이유는 교통·환경·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을 뿐 아니라 민간과 달리 정책 결정에 따른 데이터 공개와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물·에너지·국방과 같은 국가 핵심 인프라는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보안을 강화해야 하는 만큼 국가 차원의 주도권 확보가 강조된다.
민간기업 성장의 디딤판 역할을 하는 것 또한 공공의 몫이다. 초기 시장을 만들고 기술이 실용화·고도화될 수 있도록 투자와 실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AI는 단순한 기술 경쟁력이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윤리적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분야이기에, 공공의 책임 있는 활용과 선도적 역할 수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 분야 소버린 AI의 필요성과 현황

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국가의 필수 인프라이자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적인 안보 자산이다. 그렇기에 소버린 AI 적용을 통한 데이터 주권과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 과제이다. 실제로 물재난과 물재해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 부문이 중심이 되어 물 분야의 AI 개발과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소버린 AI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기술적·정책적 제약에 가로막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제약요인으로 데이터 단절과 기술적 분절 문제가 있다. 물 분야 AI의 경우 물순환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물 관리는 수량· 수질, 국가·지방·소하천, 다목적·농업·발전댐 등으로 나뉘어 전담하는 부처와 기관이 상이하다. 이 때문에 개별적인 AI 도입이 이루어질 뿐, 데이터 공유와 상호 운용성에 한계가 따르고 있다. 정책적 기반에도 구체적인 정책 이정표가 필요한 실정이다. 범국가적인 AI 전략 논의는 활발하지만 물 분야에 특화된 AI 정책과 제도적 기반은 아직 미비한 상태이다. 더불어 반복되는 극한 기후재난으로 유역 환경과 여건이 바뀌면서 과거의 데이터들과 차이가 발생하여 해석과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AI 모델이 과거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과적합 문제가 겹치면서 예측 성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댐 방류나 홍수 경보 같은 정책적 판단이나 법적 책임이 수반되는 영역에서 AI 예측을 그대로 반영하기는 아직 어렵다.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책임성과 투명성이 불분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AI 생태계
  • 정부 전략, 제도·기술적 인프라 조성
    - 통일된 정책 로드맵 및 법·규제 정비
    - 공공-민간 데이터 공유·통합·연계 기반 마련
    - AI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촉진
  • 공공부문 수요 창출, 데이터 품질관리
    - 공공서비스 AI 도입, 실증, 확산 주도
    - 공공데이터 표준화·고도화, 개방 확대
    - AI 성능 및 윤리·안전성 평가 검증체계 구축
  • 학계·전문가 인재 양성, 표준화, 국제협력
    - AI 기술 및 윤리·법제·사회적 수용성 정책 연구
    - 융합형 AI 고급인재 양성을 위한 커리큘럼 개발
    - 데이터·기술 표준화 및 국제 AI 거버넌스 주도
  • 민간 기술 내재화·산업화, 사회적 책임
    - LLM, XAI, 하이브리드 AI 등 핵심기술 내재화
    - 공공데이터 활용 및 독자 AI 알고리즘 개발
    - 윤리성·투명성·설명가능성 이행 및 개부 검증

물 분야 소버린 AI 가속화를 위한 과제

소버린 AI 실현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국가 경쟁력과 디지털 주권을 좌우할 전략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협력체계가 필수적이다. 정부와 공공 부문에서 정책적 기반과 데이터 통합을 주도하고, 민간과 학계가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는 등 상호 유기적인 기반을 마련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와 공공 부문에서 국가적 AI 전략 로드맵을 제시하고, 각 부처와 기관에 흩어져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연계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 플랫폼을 강화하는 등의 기반을 확장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고 민간의 기술 개발을 가속화 할 수 있다.
민간과 학계·전문가들은 독자적인 AI 기술 개발과 더불어 전문 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동시에 AI 활용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보안 강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데이터 무결성을 보장할 암호화 기술을 고도화하여 보안 생태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엔지니어링 등의 융합형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소버린 AI 실현의 토대가 된다.
결국 물 분야에서 소버린 AI를 가속화 한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정책·데이터·기술·인재를 아우르는 종합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통합 물관리를 구현하며, 나아가 세계무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