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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이 이렇게나 예뻐도 됨?”

감히, ‘가장’이란 단어를 붙이겠다. 김천부항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기자기하고 즐길거리 풍성한, 그러면서도 친환경적인 댐이다. 혹자는 “댐이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어?”라고 질문할지 모르겠지만, 누구라도 가보면 안다. 작게는 상상력 기발한 조형물부터 크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고 길고 처음인 것들이 김천부항댐 곳곳을 채워 시선을 당긴다. 아니, 김천부항댐이 품은 풍경부터가 남다르다. 마치 푸른 숲 한가운데 있는 수반처럼 산들 사이 오목한 자리에 맑고 푸른 물이 그득하게 담겨 예쁘다. 리아스식 해안처럼 들쑥날쑥한 호안(湖岸)도, 호안의 생김대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순환일주도로도, 그 길을 따라 펼쳐지는 초록의 산림도 댐만큼이나 곱다.

“고·초·장 투어 해보실래요?”

김천부항댐은 크지 않다. 총 저수량 5,400만 톤에 유역면적 82㎢규모다.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임하댐의 1/10가량 크기다. 하지만 댐의 크기를 넘어선 댐으로 이미 정평이 났다. 2013년 조성 당시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을 정도다. 그 핵심에 ‘관광자원’과 ‘공존’이 있다. 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레인보우 짚와이어와 최초완전 개방형 스카이워크, 최장 길이(256m)의 출렁다리가 김천부항댐을 전국적인 여행 명소로 만든 트로이카다. 일명 스릴 만점짜리 ‘고·초·장(최고, 최초, 최장의 두 번째 음절에서 따온 말) 투어’ 코스다. 여기에 오토캠핑장과 레저시설, 물놀이장 등을 갖춘 산내들공원이 더해지고, 최근엔 체류형 휴양 시설인 ‘생태휴양펜션’까지 가세하면서 김천부항댐은 즐길거리가 한층 더 많은 곳이 됐다. 이것이 이 여름, 우리가 하루쯤 콕 찍어 김천부항댐에 가야할 이유일 것이다.

“걸으며 공존의 가치를 되새겨요”

속도와 풍경은 반비례한다. 빠를수록 풍경은 흐려지고, 느릴수록 풍경은 또렷해진다. 김천부항댐을 댐 이상의 댐으로 만든 또 하나의 키워드인 공존은 천천히 걸으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 김천부항댐에는 호수의 가장자리에 바짝 붙어 흐르는 수변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물문화관에서 댐 제방을 지나 출렁다리(어류산란장) ~ 레인보우 짚와이어 ~ 생태휴양펜션 ~ 지좌교 ~ 부항대교 ~ 유촌교를 경유해 다시 물문화관으로 이어지는 8km(약 2시간 소요) 길이의 원점 회귀 코스다.
이 길에 김천부항댐의 공존 가치와 문화예술 콘텐츠가 녹아 있다.
재기발랄한 조형물로 이루어진 문화예술 콘텐츠는 물문화관 주변 공간, 이를테면 취수탑 표면이나 안전펜스·지붕·암반 등 예상밖의 지점에 집중돼 있고, 지역주민 혹은 동식물과의 공존을 위한 시설들은 댐 전체 공간에 고루 퍼져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댐사면이다. 댐 주변지역에 자생하는 수목을 사면 높이에 따라 다양하게 배치·이식해 멀리서 보면 그저 푸른 언덕이거나 알록달록한 꽃밭으로 보인다. 덕분에 사람도 동물도 와서 꽃밭을 즐기게 됐다. 동식물의 생태계 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들도 둘레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여수로(댐 수위 조절을 위한 홍수 방류 시설)의 좌·우안이 생태이동통로로 연결됐고,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수달 서식지가 댐 여러 곳에서 보인다. 출렁다리 아래에서 만나는 어류산란장과 댐 상·하류에 있는 인공습지도 반가운 볼거리다. 가끔은 수질 개선을 위한 태양광 물순환장치가 파란 수면 위에서 빛나기도 한다. 그래서였을까. 김천부항댐 수변둘레길에서는 걷는 내내 ‘공존’이란 키워드를 놓을 수 없었다. 자연과 지구에 조금 더 무해한 여행을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 듯도 하다.

김천부항댐 수변둘레길에서는 걷는 내내 ‘공존’이란 키워드를 놓을 수 없었다.
자연과 지구에 조금 더 무해한 여행을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 듯도 하다.
여행고수가 알려주는 여행지 이야기
  • 직지사

    직지사는 조용하면서 단정한 사찰이다. 규모가 큼직큼직한 절인데도 요란하지 않고 차분해, 자분자분 거닐기 좋다. 특히 이맘땐 배롱나무가 단청보다 붉은 꽃을 피워 거니는 맛을 더한다.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생긴 삼층석탑 4기와 비로전도 눈여겨봐야 할 볼거리다. 특히 1천 불의 동자승이 안치된 비로전이 직지사 관람의 백미다. 천불 중 생김새가 다른 불상 하나가 있으니 찾아볼 일이다.

    주소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직지사길 95

    문의 054-429-1700~4

  • 평화의탑

    직지사와 이웃한 사명대사공원은 직지사에서 출가한 사명대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이곳의 랜드마크가 평화의탑이다. 높이 41.5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평화의탑은 화려한 단청 없이 천연 옻칠로 탑을 마감해 나무의 결과 색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어둠이 내릴 무렵 목탑을 환하게 밝히는 야경과 교교한 달빛을 품은 여름밤 풍경이 눈부시고, 목탑 앞 북암지 수면에 어린 반영도 매혹적이다.

    주소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직지사길 130

  • 방초정

    방초정은 2층 누각에 팔각지붕을 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장방형 건물이다. 보기엔 일반적인 누정의 형태로 보이지만, 2층 중심부에 한 칸 크기의 온돌방이 있는 구조다. 들어열개문을 두어 계절에 따라 정자의 구조를 변경할 수 있게 한 점이 매력. 덕분에 마루와 방이, 건물의 안과 밖이 분리되거나 통합된다. 정자 앞 최씨담도 아름답다. 배롱나무 붉은 꽃그늘이 내린 이 담(潭)엔 두 여인의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주소 경상북도 김천시 구성면 상좌원1길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