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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엔 한 마리 거대한 용이 산다

진안 하면 열에 아홉은 ‘마이산’부터 떠올린다. 말의 두 귀처럼 쫑긋하게 솟은 두 봉우리가 고속도로에서부터 자태를 뽐내니, 가히 진안의 첫 번째 보물이라 할 만하다. 두 번째 보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홍삼이라는 이도 있고 용담호라는 이도 있지만, 눈에 담기는 풍경으론 용담호가 몇 수 위다.
지난 2001년 금강 상류 쪽에 용담댐이 들어서며 생긴 용담호는 호수지만 호수 어디서든 산자락이 너울대 고원의 풍치가 물씬한 곳이다. 덕분에 호수는 늘 산언저리에서 푸르고, 산은 호숫가에서 물결치듯 이어진다. 저 멀리서부터 산들이 몇 겹으로 이어져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이 수십 겹의 산들은 산인 동시에 용담호의 호안(湖岸)이기도 하다. 용담호의 호안은 용을 닮았다. 위성지도를 보면 북쪽으로 승천하는 용의 형상이 제법 뚜렷하다. 그래서 ‘용이 사는 못(용담, 龍潭)’이란 이름도 얻었다. 호수를 에두르는 64.4km 길이의 호반도로를 달리면, 용이 꿈틀거리듯 들쭉날쭉한 호안에 바투 붙어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용담댐은 소양강댐·충주댐·대청댐·안동댐에 이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1억 3,700만㎥의 홍수 조절 능력을 갖췄다. 다목적댐 고유의 기능 외에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폐품을 활용한 작품 200여 점을 전시한 환경조각공원을 비롯한 공도교(댐 정상) 등 댐 시설물의 일부가 예술의 옷을 입어 둘러보는 맛이 쏠쏠하다. 이 구간은 특히 진안 땅 고샅고샅 마을과 마을을 지나는 210km 길이의 진안고원길 중 ‘감동벼룻길(11-1코스)’로 활용돼 타박타박 걸으며 호수를 만나기에 좋다.

내륙 최대의 습지형 호수를 꿈꾼다

호수에는 늘 여러 개의 물줄기가 닿는다. 전북도민의 식수원이자 전북 발전의 젖줄인 용담호도 마찬가지다. 금강의 본류부터 안천· 주천·정천·진안천·구량천 등의 지천들이 용담호에 유입돼, 전북과 충청지역 일부 지역으로 공급된다. 장담컨대 용담호의 가장 큰 보물은 이 지천들에 있다. 지천에 있는 습지들이 주인공이다. 진안군은 용담호의 수질을 1급수로 유지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좀 더 정확하게는 용담호로 유입되는 비점오염원을 차단하고 오염물질을 저감하기 위해 이 지천들에 여러 개의 인공습지를 조성했다. 여기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까지 더해져 용담호는 그야말로 ‘습지가 지천에 널린 호수’가 됐다. 그 덕이었을까. 용담호는 담수 당시보다 수질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 습지가 수질에만 유효할까. 습지는 고유의 풍경으로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안천면 괴정리에 있는 신지천생태습지는 매년 보랏빛 라벤더 꽃으로 여행객을 유혹하고, 주천면 신양리에 있는 주천생태공원은 ‘물안개 촬영 명소’로 소문난 지 오래다. 진안읍 운산리에 있는 용담호자연습지원도 자연습지와 인공습지가 조화로워 시나브로 뜨고 있는 곳이다. 이 중 겨울철엔 주천생태공원과 용담호자연습지원이 거닐기에 좋다. 일교차가 커 물안개가 풍성하게 돋는 날엔 두 곳 모두 얼음처럼 반짝이는 서리꽃을 나무마다 피워 장관을 이룬다. 호수에 뿌리를 내린 버드나무 군락과 수초가 여명을 맞는 순간도 각별하다.

맑은 호수 산허리에 걸린 호반도로

길은 산허리쯤 되는 곳에서 구불구불 흐른다. 30번 국도와 13번 국도, 795번 지방도 64.4km가 용담호 푸른 물길을 운치 있게 휘감았다. 때로는 톱니바퀴 같은 호안을 따르느라 들쭉날쭉하고, 가끔은 완만한 곡선으로 휘어지는 호안을 따르느라 저절로 둥글어진 길이다. 이것이 용담호가 오랫동안 드라이브 코스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이유다.
무릇 드라이브에서 달림과 멈춤은 세트다. 달릴 때는 길이 굽이질수록 운치 있고, 멈출 때는 뷰가 좋을수록 흡족하다. 용담호엔 뷰가 좋아 쉬어갈 만한 곳이 넉넉하다. 대표적인 곳이 망향의 동산이다. 댐이 들어서며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조성한 망향의 동산은 용담호 어디보다 호수를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다. 현재 조성된 4곳(용담, 상전, 안천, 정천)의 전망대 중 상전의 것은 용담호의 물안개 관람 포인트로 꼽히고, 정천의 것은 용담호 최고의 조망 포인트로 꼽힌다. 태고정이 있는 용담 전망대도 용담댐의 취수원을 바라보기 좋은 자리다. 더하여 댐 정상부(공도교)에서 바라보는 용담호의 정취도 아름다우니 한번 찾아가 보자.

여행고수가 알려주는 여행지 이야기
  • 마이산

    마이산은 도무지 현실감이 없다. 마치 선계인 듯 봉우리 2개가 말의 두 귀처럼 쫑긋하게 솟아 있다. 외형만큼이나 산이 품은 신비도 다채롭다. 대표적인 4가지의 신비가 돌탑과 역고드름, 타포니 현상, 분수령이다. 탑사의 돌탑은 100여 년 세월에도 무너진 법이 없어 미스터리하고, 은수사의 역고드름 또한 고드름이 하늘로 솟아올라 놀랍다. 추천 트레킹 코스는 남부주차장 ~ 금당사 ~ 탑사 ~ 은수사 ~ 분수령 ~ 북부주차장이다. 트레킹 시간은 1시간 30분 ~ 2시간이다.

    주소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로 130

    문의 063-430-8753

  • 진안홍삼스파

    진안은 홍삼의 고장이다. 이 홍삼을 주재료로 한 홍삼한방에 음양오행 프로그램을 가미한 멀티테라피존이 진안홍삼스파다. 마이산 바로 앞에 위치한 시설로, 호텔과 스파·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스파다. 홍삼 거품으로 스파를 하는 버블센스테라피를 비롯해 뜨거운 자갈 침대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톤테라피, 물 위에 떠서 무중력 상태를 즐길 수 있는 사운드 플로팅 등의 스파 코스를 즐길 수 있다. 하늘정원에서 우뚝 솟은 마이산을 보며 노천욕을 즐기는 시간도 매력 있다.

    주소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길 16-10

    문의 1588-7597

  • 부귀 메타세쿼이아길

    진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곳이다. 완주군 소양면과 진안군 부귀면을 잇는 모래재에 조성된 가로수길로, 부귀면 세동리 큰터골에서 원세동마을까지 1.6km가량 이어진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유명한 담양과 달리 굽은 듯 뻗고, 경사가 없는 듯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덕에 움푹 내려앉은 길에 달려오던 차량이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나기도 한다. 앙상한 줄기만 남은 풍경도 볼 만하지만, 그 위에 솜이불 같은 눈이 내려 쌓인 풍경이 한 수 위다. 북유럽의 겨울 숲처럼 우아해진다.

    주소 전라북도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 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