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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에 익숙했던 ‘코로나 동기’들의 대면 체험

입구에서부터 달고 고소한 냄새가 풍긴다. 산토리니를 연상케 하는 하얀 벽과 파란 지붕이 인상적인 서울 도곡동 한 쿠키 공방에 네 명의 직원들이 들어섰다. 한강경영처의 김현진 대리와 횡성원주권지사의 권계림 대리, 동두천수도지사의 최예린 대리, 그리고 경북지역협력단의 방소윤 대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주말을 달달하게 채워줄 오늘의 체험은 하트 마카롱 만들기다. 모처럼 동기들을 만난 것도 반가운 데 평소 유튜브를 보며 체험해 보고 싶었던 원데이 클래스가 더해져 일석이조다. “비대면 문화가 한창일 때 입사한 동기라 우리끼리는 ‘코로나 동기’라고 불러요(웃음). 다른 동기들에 비해 대면 모임이 적어 동기들 간에 좀 서먹한 느낌이 있어요. 그래도 우리 넷만큼은 아주 친해요. 특별한 체험으로 친목을 다지고 싶어 오늘 체험을 지원했어요.” 동기 중 맏언니인 김현진 대리가 말했다. “2021년도에 입사해 다른 지사 동기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마카롱 만들기 체험으로 뜻깊은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기대돼요.”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은 네 사람 앞에 프렌치 머랭 꼬끄 재료가 놓이고 쿠킹 클래스가 본격 시작됐다. 먼저 아몬드 가루와 세말 상태로 빻은 설탕인 ‘분당’을 체 쳐서 준비해 준다. 그다음 달걀 흰자에 설탕을 3번에 나누어 넣고 거품이 충분히 올라와 단단한 머랭이 될 때까지 휘핑한다. 평소 요리 유튜브를 즐겨 보는 최예린 대리의 볼에서는 금세 풍성한 거품이 일었다. “하다 보니 은근히 손목이 아픈데요?” 요리 체험이 처음인 방소윤 대리는 뒤처질 새라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쿠키도 대화도 맛있는, 달달한 쿠킹 클래스

머랭이 완성되면 미리 체 쳐 둔 가루를 넣고 주걱으로 섞어 ‘마카로나주’를 해줘야 한다. 네 사람 앞에 마카롱에 들어갈 형형색색 식용 색소가 놓였다. 평소 핑크색을 좋아해 ‘핑크공주’로 불리는 최예린 대리는 어김없이 핑크를 골랐다. 방소윤 대리는 오늘 입고 온 회색 니트에 잘 어울리는 노란색을, 권계림 대리는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과 닮은 하늘색을 골랐다. “난 무슨 색으로 하지?” 김현진 대리가 고민에 빠지자 선택을 마친 세 사람이 이구동성 외쳤다. “이 중에 보라색이 빠졌는데 보라색은 어때요?” 김현진 대리의 선택은 자연스럽게 보라색으로 수렴됐다. 반죽에 원하는 컬러가 담기고, ‘마카로나주’가 시작됐다. 반죽을 더욱 부드럽고 윤기나게 해주는 과정이다. 네 사람은 짤 주머니에 반죽을 담고 앞에 놓인 하트 도안에 맞게 짜준다. “가장 재미있을 줄 알았던 과정이었는데 가장 어렵네요.”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요령을 터득한 최예린 대리가 말했다. 도안에 맞게 짜주기가 어려운 건 김현진 대리도 마찬가지였다. 자꾸만 의도와 다르게 선을 벗어났다. 그래도 집중해서 꼼꼼하게 선을 그리고 면적을 채웠다. 권계림 대리와 방소윤 대리는 ‘이 구역의 모범생’이었다. “와, 둘은 정말 베이커리에서 파는 마카롱처럼 만들었네! 이따 완성되면 나 몇 개 주는 거다?” 김현진 대리가 농담을 던졌다. “자기 건 자기가 갖기!” 방소윤 대리도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테이블 위로 웃음꽃이 피었다. 마카롱도 화사하지만, 분위기는 더 화사한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클래스’였다.

동기들과 소중한 추억 쌓은 시간

완성된 꼬끄는 140 ~ 15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0 ~ 15분가량 굽는다. 오븐에서 꼬끄가 익어가는 동안, 모처럼 동기들만의 시간을 가진 이들의 대화도 무르익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잘 구워진 꼬끄가 쟁반에 담겨 마침내 그 ‘영롱한’ 모습을 선보였다.
“와~ 정말 예쁘다!” 권계림 대리와 방소윤 대리의 입에서는 동시에 탄사가 터져 나왔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핑크빛 꼬끄를 확인한 최예린 대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안 예쁘면 집에서 혼자 조용히 먹으려 했는데(웃음) 생각보다 잘 나왔어요. 회사에 가지고 가 새로 전보 온 부원들과 나눠 먹을래요.” 김현진 대리도 구워진 꼬끄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이제 쿠키를 채울 필링을 만들 차례다. 예쁜 파스텔톤 쿠키 위에 풍성한 초코와 딸기 크림이 쌓였다. 방소윤 대리는 선을 넘을 새라 조심조심, 이와 대조적으로 김현진 대리는 듬뿍듬뿍 필링을 채웠다. 마침내 예쁜 4색 하트 마카롱이 완성됐다. 마지막으로 마카롱 위에 메시지를 썼다. 김현진 대리는 만국 공통어인 ‘Love’를, 권계림 대리는 일상이 늘 미소 같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스마일’을 그렸다. 네 사람은 정성껏 만든 마카롱을 네모난 쿠키 박스에 정성껏 포장했다. “월요일 회사에 출근하면 우리 부서원들은 깜짝 선물을 받게 될 거예요. 제가 만든 쿠키를 먹고 다들 마카롱처럼 달달한 한 주를 만들었으면 해요.” 최예린 대리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체험의 대미는 인증 사진이다. 네 사람은 누가 먼저랄 새도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완성된 마카롱 박스를 촬영했다. ‘찰칵, 찰칵!’ 주말을 보람찬 활동으로 채운 이들만이 남길 수 있는 소리다. “이런 만남을 앞으로 많이 만들 거예요. 오늘 쿠키에 쓴 메시지처럼 동기들 간의 사랑(Love)이 활짝 웃을(Smile)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