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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움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옅은 비가 촉촉이 풀잎을 적시던 어느 날, 대전의 테라리움 공방으로 금강경영처 재무경영부 성과관리과 임진경 차장 가족이 들어섰다.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오늘 체험을 신청했어요. 회사와 집안일을 동시에 챙기며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가족이 오늘 체험할 테라리움은 투명한 유리 용기 속에 배수층과 이끼 등을 배치해 만드는 작은 정원을 말한다. 유리 용기 속에서 물, 산소, 이산화탄소가 저절로 순환하기 때문에 많은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이들에게 아직 낯선 테라리움을 임진경 차장에게 소개한 사람은 딸아이 서진이다.
“딸아이가 방송을 보고 테라리움을 만들어 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을 찾아봤는데 집 근처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어요. 아쉬운 대로 마트에서 유리병과 돌만 사다가 장난삼아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이렇게 체험할 기회가 생겨서 기뻐했죠. 하지만 부끄러움 많은 17살 사춘기라, 사진이 찍히는 게 부끄럽다고 정작 본인은 오지 못했어요. (웃음)”
아쉽게도 함께 오지 못했지만 오늘 만들 테라리움을 가장 기대하고 있을 서진이는 곧 엄마 아빠의 둥지를 떠나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 서진이는 또래보다 성숙하고, 자신의 길을 잘 헤쳐 나가는 아이예요. 검정고시를 결정하고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가고 싶은 학교와 분야를 스스로 골라서 놀랐지요.
하고 싶은 게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서진이가 걷는 길을 도와주려면 앞으로도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해야겠죠!” 함께 즐길 오늘의 테라리움처럼, 앞으로도 서진이가 내딛는 발걸음에 가족이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물인 사람들

아빠 손을 꼭 잡고 등장한 7살 둘째 윤우는 들어서자마자 공방 곳곳의 화분과 이끼 등의 장식품을 돌아보느라 바쁘다. 7살 아이의 눈에는 이것저것 가득한 공방이 무척이나 신기한 모양이다. “윤우는 순한 성격에 풍차와 물레방아를 제일 좋아하는 아이예요. ‘기계 공학과인 아빠를 닮았나’ 싶기도 하고요. K-water의 발전기도 모터니까 ‘엄마 따라 회사에 들어오려나’라는 생각에 잠기기도 한답니다.(웃음) 저는 행정직이라 모터를 자세히 알 일이 없었는데, 아들 덕분에 배워요.” 그때 윤우가 힘찬 한 마디를 외쳤다. “우리 엄마는 대청댐을 움직여요!” 윤우의 자랑인 엄마는 오늘도 윤우가 좋아하는 커다란 모터를 움직이는 데 성과관리업무로 힘을 보태고 있다.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윤우 덕분에 테라리움 만들기는 일사천리다. “유리병은 이거! 돌은 이거! 이끼는 이거!” 장갑이 휘이휘이 남아도는 작은 손으로 고른 것들을 배치하고, 굵은 모래와 활탄으로 층층이 땅을 다지는 윤우가 부모에게는 가장 큰 보물이다. 특히 아빠에게 윤우는 육아휴직을 내고 보듬었던 아이인 만큼 각별할 수밖에 없다. “17년 전 첫째 때에는 육아휴직을 낼 수 없었는데, 둘째 때는 1년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덕분에 아이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죠. 윤우는 지금도 엄마 없으면 아빠가 제일 좋다고 말해요.(웃음)”
임진경 차장에게도 남편의 육아휴직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일이었다. “참 고마웠죠. 지금도 남편의 부드러운 성격이 아이들 돌보는 데 참 힘이 돼요. 항상 공부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인 것도 대단해요. 회사 다니면서 박사도 따고, 자격증도 따고, 또 그 와중에 운동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지죠.” 남편 최상현 씨의 자랑도 임진경 차장이다. “직장이 먼데다 요즘 회사 일에 신경 쓸 것도 많아서 아내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체험 덕분에 오늘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멀게 보면 잘 풀릴 테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 가족이 함께 만든 작은 바다

    결정마다 시원시원한 윤우 덕분에 푸른 모래 바다 곁 푸른 이끼 초원이 예쁜 테라리움이 뚝딱 만들어졌다. 초원 위에 선 윤우가 만들어 온 종이컵 풍차의 위용도 당당했다. “마트에서 산 소품으로 흉내 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결과물이 나와서 기뻐요. 바다 풍경을 보니 가족이 함께 갔던 해운대가 생각나네요.
    윤우가 송정역 바다열차에 반했더랬어요. 첫째 때와 달리 둘째는 사진도 많이 못 찍어 줬는데 오늘 ‘아주 멋진 날’ 덕분에 예쁜 사진 찍게 되어서 기뻐요.” 가족의 추억을 담은 테라리움은 이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가습 효과도 있다고 하니, 윤우랑 엄마랑 아빠랑 같이 자는 안방에 두려고요.”
    “윤우가 키우는 아프리카 왕 달팽이 여기 이끼 위에 산책시켜 줄 거예요!” 윤우가 완성한 테라리움을 안고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집에서 가족을 맞이할 누나의 웃음도 눈에 선하다. 네 가족이 함께 웃은 어느 멋진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