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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수변 생태 도시 함마르비

스톡홀름 남쪽으로 5km 떨어진 함마르비는 호숫가의 친환경 주거 공간과 푸른 자연이 공존하는 수변 도시다. 과거 폐기물 매립장에서 흘러나온 유독물질로 오염된 공업도시였는데, 지금은 2만 8천여 명이 사는 생태도시로 변모했다. 변화 뒤에는 환경 오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협업한 시 당국, 도시 계획가, 개발자, 건축가, 조경가, 에코테크 기업 엔지니어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노력이 숨어 있다. 1991년 함마르비 호수 주변에 아파트 8,500호를 건설할 때 수변 도시의 특성을 살려 4개의 물길을 대지 안으로 끌어오고, 주변에 공원을 배치하여 사방이 호수와 녹지로 둘러싸인 주거 지역을 조성했다. 건물은 바다와 운하를 향해 지어져 최대한 많은 주택이 풍부한 수변 전망을 한껏 누릴 수 있게 했다. 콤팩트 그린 타운이라는 전략에 따라 울타리가 없고 보도가 있는 공공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함마르비 수변 도시는 건설 단계에서부터 스웨덴의 에너지 절약 기술을 총동원해 에너지 보존 효율을 높였. 자원절약형 실내 환기 시스템을 도입하고, 아파트의 유리는 모두 3중창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 옥상에는 그린 지붕이라 불리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에너지를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쓰레기를 자원으로 쓰는 녹색 도시

함마르비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자원으로 활용한다. 물과 녹지가 풍부한 주거지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쓰레기 처리 방법을 고안한 덕이다. 함마르비 주민들이 각각 분리된 쓰레기통에 생활 쓰레기를 버리면, 지하에 설치된 진공관을 통해 쓰레기들이 강력한 공기 압력을 타고 2km 떨어진 중앙수집소로 집하되도록 쓰레기 처리장을 설계했다. 이렇게 모은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배출된 열은 지역난방과 전력 생산에 쓰인다. 분리수거와 운송을 자동화해서 쓰레기 처리 비용은 줄이고, 활용률을 높인 것.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하수에서 나오는 슬러지는 친환경 연료 바이오가스로 변환해 자동차 연료로 재사용한다. 함마르비뿐 아니라 수도 스톡홀름의 버스와 트램 등 대중교통도 함마르비 시에서 쓰레기로 만든 바이오 가스를 연료로 쓴다. 또한 함마르비는 차량 통행을 줄이고 경전철과 수상보트, 자전거 도로 등 친환경 교통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했다. 경전철의 운영으로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매연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 편하도록 자전거 도로를 확대한 것. 수변 도시인만큼 수상보트 역시 1일 이용객이 3,000명이 넘을 만큼 매우 일상적인 교통수단이다.

섬과 섬을 잇는 물의 도시 스톡홀름

발트해와 멜라렌 호수 사이에 위치한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14개의 섬을 57개 다리로 엮어 놓은 도시다. 물의 도시 스톡홀름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배를 타고 운하를 누벼야 한다. 배에서 바라보면 물길로 둘러싸인 섬에 파스텔 빛 건물이 솟아 있는가 하면, 드넓은 수면 옆으로 숲이 우거진 섬, 알록달록한 별장이 있는 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왜 스톡홀름의 별명이 ‘북유럽의 베네치아’인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아름다운 운하 풍경이다. 이 섬에서 저 섬으로 다리 위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일도 이색적이다. 친환경 연료 바이오 가스를 쓰는 트램을 타고 섬 사이를 이동할 수도 있다. 다리를 스치는 바람은 상쾌하고, 어깨너머로 짙푸른 바다가 일렁인다. 그렇게 스톡홀름의 낭만은 수로를 타고 흐른다. 매년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가 있는 쿵스홀멘부터 물 흐르듯 섬을 누비기도 좋다. 쿵스홀멘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우아한 왕궁과 구시가가 있는 감라스탄이 있고, 감라스탄에서 다시 다리를 건너면 미술관 섬 셉스홀멘이 있다. 이곳에서 또 다리를 건너면 박물관 섬 유르고르덴이 차례로 연결된다.

  • 중세 흔적 오롯이 남아있는 감라스탄

    스톡홀름 정중앙의 감라스탄은 가장 역사가 오래된 섬이다. 13세기 감라스탄에서부터 도시가 발달해 지금도 바로크, 로코코, 고딕 등 다양한 시대에 세운 고풍스러운 건물이 섬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특히 스토르로트예트 광장은 노벨 박물관, 증권거래소 등 고아한 건물과 노천카페, 레스토랑이 빙 두르고 있어 활기가 넘친다. 스토르로트예트 광장 옆으로는 길을 헤매도 좋을 만큼 예쁜 골목이 실핏줄처럼 이어진다. 안 들어가곤 못 배길 만큼 예쁜 잡화점, 옷 가게, 그릇 가게가 골목 안에서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골목을 누비다 섬 가장자리로 나오면 다시 항구와 바다가 눈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 초록의 박물관 섬, 유르고르덴

    유르고르덴은 17세기 후반 왕실 사냥터였던 섬으로 여전히 숲과 언덕이 어우러진 목가적인 풍경이 남아 있다. 섬 안에 다양한 박물관이 모여 있어 ‘박물관 섬’이라고 불린다. 섬 초입에서부터 스웨덴 최대 문화사 박물관, 노르디스카 무제트가 있어 16세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의복 가구와 17세기에 건조한 배 바사호를 살펴볼 수 있다. 노르디스카 무제트 근처에 스웨덴 태생 보드카 앱솔루트에서 운영하는 스피릿 박물관과 스웨덴의 국민 밴드 아바를 기념하는 아바 박물관도 있다. 스피릿 박물관에서는 보드카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아바 박물관에는 아바 멤버들의 의상과 음반 등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다.

  • 옛 세관을 개조한 수변 미술관 포토그라피스카

    수변 도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스톡홀름 남쪽에 자리한 섬, 쇠데르말름의 현대사진 박물관 ‘포토그라피스카’다. 쇠데르말름은 과거 노동자 계층의 주거지였는데, 포토그라피스카를 비롯해 갤러리와 카페, 바, 특색 있는 상점이 속속 들어서며 힙스터가 모여드는 동네가 됐다. 포토그라피스카는 옛 세관을 개조한 붉은 벽돌 건물로 크루즈 선이 정박한 선착장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고풍스러운 건물 안에는 다큐멘터리 사진과 감각적인 인물 사진이 가득하다. 2층에 전망 좋은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는데, 창문 프레임에 담긴 유르고르덴과 바다의 풍경도 작품만큼이나 근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