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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빼기, 환경 더하기

최근 식품 포장 업계는 ‘무라벨’ 열풍이 불고 있다. ‘무라벨’은 말 그대로 음료 제품이나 식품 용기에 라벨이 없는 상태로 출시되는 것을 말한다. 제품명과 첨가물 등을 표시하기 위해 붙어있던 라벨을 없애고 제품 자체에 내용을 표기하는 방식으로 무라벨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현재는 국내 시장점유율 3위 안에 꼽히는 생수 업계가 모두 무라벨 생수를 선보이고 있으며, 생수뿐만 아니라 음료와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와 같은 무라벨 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무라벨 열풍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이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플라스틱류 폐기물 중 페트병은 가장 재활용이 높은 폐기물 중 하나다. 특히 투명한 페트병은 고품질 페트(PET) 재생 원료로서의 가치가 있어 의류나 가방, 신발, 화장품 용기 등 여러 제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단, 투명한 페트병이라도 페트병에 붙은 라벨지를 제거해야 그 가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이에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없게 되자, 대한민국 정부는 투명 분리배출 정책을 시행했다. 계도 기간을 거쳐 2022년 12월 말부터 전국 모든 곳에서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매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라벨지를 떼어내는 일이 보통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하기 어렵게 되자, 기업이 나서서 무라벨 제품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국가 차원의 입장에서는 환경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것. 무라벨 제품 시대의 도래는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실제로 한 기업이 무라벨 생수를 출시한 뒤, 약 6.8톤의 포장재 폐기물을 줄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으며, 해당 생수의 매출도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재생원료로 다시 태어나는 투명 페트병, 어디에 쓰일까?

환경부는 투명 페트병 재생원료의 수요 확대를 위해 식음료 제조업체 등과 함께 ‘올해 상반기 내 투명 페트병 재생원 사용 제품 출시’를 선언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한국 코카콜라, 산수음료, 매일유업 등은 재생원료 사용 비율이 10%인 투명 페트병 식음료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투명 페트병 재생원료는 플라스틱 화학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분리 및 정제 과정을 거쳐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생 이용한다.
지난 2021년에는 서울시와 한 기업이 협력하여 투명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레깅스, 플리츠백 등을 만들어 출시했다.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파쇄 등의 공정을 거쳐 플레이크(flake)를 만들고, 다시 가공해 재생원료인 칩(chip)을 만들어 새 제품의 원료로 활용한 것이다. 이렇게 재생원료로서 새로운 가치로 태어나는 투명 페트병은 무엇보다도 ‘올바르게 분리배출 하기’에서 시작된다. 무라벨 제품을 사용하거나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재생원료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도모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