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물들다

로컬 문화 엿보기
빵과 과학의 도시, 대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전이 많이 변했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1980년대까지만해도 온천관광지로만 알았던 곳이 이제는 빵의 도시, 과학 도시라 불리며 새로운 타이틀을 가진 도시가 되었기 때문. 향긋한 빵내음과 과학자들의 도시라 불리는 대전.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글. 김영은 참고. KBS 뉴미디어 채널 크랩



온천 관광지에서 첨단 과학도시로!

충청권역 제1의 도시, 국토의 중부와 남부를 잇는 교통의 요지, 한국 최대이자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과학·연구도시 등… 대전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많다. 그중에서도 과학 연구도시는 대전을 완전히 새롭게 보는 시각을 선사한 수식어 중 하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전 유성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온천관광지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신혼여행지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 포화 상태가 된 서울의 홍릉 연구단지를 대신할 도시로 대전이 지목됐다. ‘제2학원도시’ 조성 계획에 따라, 대전에 연구단지가 들어서면서 과학 연구도시라는 이미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전이 과학 연구단지로 선정된 이유는 부지 안으로 호남고속도로가 지나가는 편리한 교통 입지와 국토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큰 요소가 되었다. 이후 1993년 대전 엑스포 등을 통해 국제도시로서의 면모까지 갖추면서 대전은 명실상부한 과학 연구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대덕연구단지에는 많은 공공 분야 과학기술 관련 연구 시설이 모여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기초과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이어 K-water, 한국조폐공사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기업들과 고등교육기관, 민간기업 등이 입주해 있다.


빵의 도시가 될 운명이었다

대전시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전 관광객의 추천 여행지, 선호 음식, 선호 기념품 등 모든 리서치에서 대전을 대표하는 지역 빵집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전의 지역 빵집은 왜 유명세를 치르게 된 걸까? 대전이 빵의 도시가 된 이유에는 지리적, 역사적 배경 때문이라는 설이 강력하다. 과거 대전은 1960~1970년대 주식량 중 하나였던 밀가루를 공급하는 유통지 역할을 했었다. 내륙의 중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 실제로 한국전쟁 후 원조받은 밀을 보관하고 전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대전이다. 이러한 이유로 타지역보다 밀가루를 구하기 쉬웠고, 자연스레 빵이나 칼국수 등의 밀가루 음식이 발전하게 되었다. 대전은 타지역에 비해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이 많다. 그렇다 보니 프랜차이즈와는 차별화된 개인이 개발한 다양한 종류의 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전반적으로 개인 빵집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보니 경쟁력을 위해 빵의 맛과 퀄리티가 높다는 평도 있다. 대전은 이러한 대전만의 특색을 활용해 빵 축제를 개최하는 등 빵의 도시 이미지를 활용한 관광행사 등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로써 대전의 지역 빵집들은 로컬 문화를 대표하고 하나의 특색으로 자리 잡아 대전을 설명하는 수식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