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살다

물길 따라 만난
대전 사람들

예로부터 물길 근처로 촌락이 생겨나고 도시가 발전했다. 물가에 산다는 건 어쩌면 풍요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물 좋은 곳에 사는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대전과 물 그리고 삶의 이야기.

글. 문수민 사진. 각 인터뷰이 제공




로컬 재료로 만드는 전통주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우리 전통주 막걸리. 대전에는 이 곳에서 나는 재료를 가지고 막걸리를 빚는 사람이 있다. 바로 호텔 쉐프 출신의 양조사, 김하진 대표다. 김하진 대표는 대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호텔 재직 시절을 제외하고 대전을 떠나본 적이 없다. 양조장은 물 좋은 곳에 터를 잡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 전통주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바로 물이기 때문이다. 김하진 대표는 양조 작업을 할 때는 수돗물을 사용한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외국 어디와 견주어도 깨끗한 물이라 술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김하진 대표.
"풍부한 수원과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대전에서 양조장을 운영해 물 걱정 없이 술을 빚고 있어요. 또한 대전은 전국 곳곳의 양조장을 자주 방문하는 저에게 어느 지역이라도 2~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는 곳이라 만족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 대전 진잠 쌀・유성 배로 만든 지역 술 쑥크레・배여유

▲ 이용원 편집장이 주로 산책하는 대전천 상류로 직접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우리 동네 하천을 소개합니다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전에 터를 잡고 지역 소식을 전하는 매거진이 있다. 대전에 오래 거주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 이름, <월간 토마토>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대전의 문화예술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지금은 잡지뿐 아니라 대전의 문화콘텐츠를 다루는 단행본, <대전여지도> 시리즈도 함 출간하고 있다. 오랜 기간 대전의 소식을 전하면서 수많은 명소들을 접해온 이용원 편집장은 관광객들에게 대전천, 갑천, 유등천 등 3대 하천에 꼭 가보라고 추천한다. 최근 상류를 중심으로 답사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시설이 많아져 즐거운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 "대전에 오래 머무른 외국인들을 상대로 물어보면, 세계 어디에도 도심 한 가운데에 큰 하천 3개가 흐르는 경우가 없다고 얘기더라고요. 저도 대전천 상류에 살고 있는데요. 하천 옆을 산책하는 일이 무척 즐거워 자주 이용합니다."

좋은 물로 내리는 향긋한 커피

대전 토박이로 대전에서 나고 자란 정상우 바리스타는 2019년에 카페를 창업해 방문객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하고 있다. 1인 카페로 운영되기 때문에 주문부터 음료 제조까지 모두 정상우 바리스타가 도맡아 하고 있다. 매일 좋은 물로 커피를 내려야 하는 그에게 K-water는 늘 고마운 존재다.
"대전은 정적이고 은은한 매력이 있어요. 게다가 갑천이라는 강이 중심에 흐르고 있는데요. 서울의 한강처럼 반짝이는 윤슬을 감상하며 조깅할 수 있고,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답니다."

▶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정상우 바리스타의 카페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