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새로운 일을 맡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책임감이 중압감으로만 느껴져요."

직급이 올라간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외부에서 보여지는 타이틀은 화려해지는 반면 해내야 하는 의무적인 역할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견뎌야 하는 책임감의 무게도 점차 커지게 되기 마련이다. 수시로 느끼고 있다면,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

글. 오미영(닥터스 심리아카데미 대표원장)

새해가 되면 여러 변화가 생기게 된다. 새로운 부서로 이동할 수도, 이제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을 맡을 수도, 처음 만나는 사들과 일을 할 수도 있다. 승진을 하게 되면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이와 동시에 부담감이 중압감처럼 다가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승진하게 되면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회사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반갑지만은 않게 된다.

팀원이었을 때는 실무자로 내가 맡은 일만 잘 해내면 되었는데, 팀장이 되면 관리자로 팀원들의 의견도 취합해야 하고, 팀 프로젝트의 최종 결정도 직접 하게 되고, 회식을 가도 챙겨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신경써야 하는 일들이 점차 늘게 된다. 이럴 때 느끼는 중압감은 심리적 압박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수시로 중압감이 느껴진다면, 때로는 마음 편하게 숨쉬기도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직급이 올라가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해진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이상적인 기대를 가지는 것은 완벽주의와도 연결된다. 완벽주의자들은 적당한 수준을 모르기 때문에 지나치게 애쓰면서 살게 된다. 특히 자기 비판적인 완벽주의가 높을 경우 객관적인 성취 수준이 괜찮음에도 자신이 항상 부족한 것 같고, 더 열심히 스스로를 갈아 넣어야 할 것 같은 모호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노력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두 번째,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이분법적 사고보다는 그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회색지대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 것.

어떤 사람들은 성공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보다 치열하게 노력하면서 더 훌륭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느 정도의 약점과 미숙함이 있지만, 이 정도의 빈틈은 인간적인 매력이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너무 어렵지 않게 다가올 수 있지'와 같이 스스로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 번째, 업무를 할 때 관점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회사에서 중요한 팀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면, 사소한 실수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실제로 발생할 확률은 희박하다. 만일의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게 되면, 별 문제가 없을 때도 항상 불안하고 긴장된다. ‘일이 그럭저럭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다’ 정도로만 느낀다면, 당신은 이미 잘해내고 있는 상태다. 이제까지도 잘해왔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에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