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물들다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FEB VOL.671

이야기로 물들다

로컬 문화 엿보기
진도개부터 송가인까지

백여 년 전부터 섬을 지켜온 진도개와 현시대를 장악한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흔적이 절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진도. 진도에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흥미롭게 느껴지는 오랜 이야기와 생생한 시간들이 담겨있다.

글. 김영은 사진. 진도군청



진돗개와 진도개, 무엇이 다를까?

▲ 잔디밭 위를 힘차게 뛰어노는 진도개.


진도의 진도개는 대한민국의 대표 고유견으로,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되어 있다. 모든 진돗개가 전부 다 천연기념물(진도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도군 내에서 심사를 받아 통과한 진도개에 한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원래 표준어로는 된소리 때문에 사이시옷이 붙어 ‘진돗개’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진도의 고유견으로서 원산지가 진도인 것을 감안해 문화재청 ‘진도개’라는 단어를 수용했고, 이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진도개는 미간이 넓고 주둥이가 날렵하고 길다.

꼬리는 곧게 뻗었다 하여 장대꼬리라 불린다. 진도개가 평균적인 생김새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진도가 섬으로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육지 개들은 전쟁이나 외교 등 다양한 이유로 품종이 섞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진도는 고립된 섬이다 보니 비교적 같은 형질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1937년 경성제국대학 교수인 일본인 학자 모리 다메조 교수는 조선일보를 통해 진도개에 대해 이러한 평을 남겼다.
“사주(飼主, 주인)에 대해서는 비상히 온후(溫厚)하고 독실(篤實)하다고 말하며, 꽤나 친분(親分)한 성질을 지닌 인상이다. 개의 생명선(生命線)인 후각(嗅覺)도 역시 비상하게 발달되어 있고 극히 민감 영리(敏感 怜悧)하다.”
진도 내 진도개는 함부로 섬 밖으로 반출할 수 없고, 개체 수 상황에 따라 문화재청장의 허가와 진도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반출이 가능하다. 또 반대로, 진도에 들어갈 수 있는 개는 진도군 진도개심사원의 심의를 거쳐 고시한 혈통 등을 인증받는 등 엄격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혈통이란 게 개들 사이에서야 무엇이 중요하겠냐마는, 그 존재로 역사를 가늠하고 신념을 이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진도개는 보호되어야 마땅하다.


진도의 딸, 가수 송가인의 기억을 걷다

최근 진도를 뜨겁게 달군 사람이 있어 소개한다. 바로 가수 송가인이다. 송가인은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앵무리 출신으로, 판소리를 전공했고 2008년에는 전국판소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가 진도에서 자란 만큼 타고난 소리꾼인 것은 당연한 듯하다. 남도민요 진도아리랑은 진도군의 향토문화유산(무형유산) 제1호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후 송가인은 2012년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고, 7여 년간의 무명생활 끝에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진도의 자랑이 된 가수 송가인의 본가가 있던 앵무리는 송가인마을로 명칭을 변경했고, 송가인 생가, 송가인길, 송가인공원 등 진도 곳곳에는 그녀를 기념하는 관광지로 가득하다. 매주 주말에 목포 또는 진도읍에서 탑승하는 진도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송가인과 관련된 관광지들을 볼 수 있다.

▲ 송가인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