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전한 지구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FEB VOL.671

ON전한 지구

기후변화 적응에 대비할 것,
미리 보는 2024년 기후전망

글. 권원태(한국기후변화학회 고문)




지난해 지구평균기온은 14.98도로 관측 사상 온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산업시대 이전(1850-1900년 기준)에 비해 1.45도가 상승했죠.(세계기상기구, 2024) 이는 2위를 기록한 2016년보다 0.15도 더 높은 값입니다. 관측자료가 있는 1850년 이후, 174년 동안 지구평균기온의 1~10위는 모두 지난 10년(2014~2023년)에 나타났을 정도로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여름 이후, 동태평양에서 발생한 엘니뇨로 인해 기온이 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인간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농도 증가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온실가스 중 가장 중요한 이산화탄소(인위적 온실효과의 75%를 차지)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하여 50% 증가하여 2024년에는 420ppm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3백만 년 동안 최고 수준입니다. 2022년에도 인간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에 비해 0.9%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위적인 온실효과의 약 18%를 차지하는 메탄은 산업혁명과 비교해서 160% 이상 증가했습니다. 당분간 온실가스 농도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인위적 온실효과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850-2023년 지구평균기온 변화
(단위: ℃; 6개 데이터 사용, 기준: 1850-1900년 평균)
출처: WMO, WMO confirms that 2023 smashes global temperature record



그림에서 보면 지구평균기온은 1970년대 이후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온난화 추세를 보이는데 추가적으로 여러 원인으로 인한 변동성이 중첩되어 나타납니다. 이 중에서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온도가 주변에 비해 더 높아지고, 라니냐가 발생한 해에는 온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2위를 기록한 2016년에도 엘니뇨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2024년에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도 계속 증가할 것이고 여름까지 동태평양에서는 강한 엘니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2024년 지구평균기온은 최고 5순위 이내로 기록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최근에는 온난화에 따라 지구촌 곳곳에서 극한 현상으로 인한 재해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도 지구 곳곳에서 강풍과 홍수, 산불, 고온현상, 가뭄 등이 기록되었는데요. 극한 현상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발생패턴이 변합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온도가 1도 상승하면 폭염은 4배로 증가하지만, 1.5도 상승에는 9배, 2도는 14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우는 1도에 30%, 1.5도에는 50%, 2도에는 70%가 증가할 것이며, 가뭄은 1도에 1.7배, 1.5도에 2배, 2도에는 2.4배로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극한 현상이 발생하면 인명과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물과 식량 부족, 건강 악영향, 사회 인프라 파괴, 생물종 멸종 및 생태계 훼손 등 우리 생활 모든 부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수해가 빈발하고, 여름에는 폭염, 봄에는 가뭄과 산불 등 끊임없이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극한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극한 현상은 온난화가 심해짐에 따라 증가되며, 2024년에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극한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극한 현상예경보를 통한 인명피해 예방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파리기후협정과 추후 국제기후협상을 통해서도 아직 온실가스 감축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구평균기온이 2030년대에는 1.5도 온난화로 진입하고 더 미래에는 2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극한 현상들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 기후를 기준으로 사회 인프라를 설계 또는 유지하는 것은 미래 기후 상황에는 맞지 않습니다.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노력(즉, 기후변화 적응)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기록을 경신했다’는 뉴스조차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24년에도 기록은 계속 경신될 것이고, 언제 어디서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 현상이 발생하거나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도 폭염과 집중호우는 우리 주변에 발생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후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개발과 정책발굴 노력에 모두가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극한 현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기후변화 적응 노력은 지금 당장 사회경제와 자연생태계를 지탱하는 데 필수적 요소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려는 마음가짐과 후손에게 기후청구서를 떠넘기지 않겠다는 각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