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살다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FEB VOL.671

물처럼 살다

대파버거의 고향에서
만난 물길 곁의 사람들

고장의 참맛을 알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이어온 공무원부터 사계절 내내 따뜻한 바람이 부는 섬마을이 좋아 내려온 귀농인까지. 늦은 오후 햇살이 머무는 진도에서, 따스한 마음을 품어내는 사람들을 만났다.

글. 문수민 사진. 각 인터뷰이 제공




진도 대파, K-버거로 탄생하다

작년, 글로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진행하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의 세 번째 버거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전라남도 진도의 대파로 만든 ‘대파버거’. 진도는 겨울 대파 전국 재배량의 30~4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로, 한 해 4만 톤 정도 생산된다. 당시 진도군청 기획홍보실 오귀석 팀장은 생산량 대비 낮은 인지도 등으로 빛을 발하지 못한 대파를 홍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진도 대파를 활용한 간편식부터 시작해 맥도날드와 손을 맞잡고 대파버거까지 출시했다. 대파버거는 150만 개 이상 팔리며 소위 말해 대박이 났다. “대파버거 출시 이후 대파 크림 과자, 대파 치즈 베이글, 대파 베이컨 크림치즈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농민들이 힘들게 생산한 특산품이 제값을 받고 판매되는 것이 기뻐요.” 현재 오귀석 팀장은 인구정책실로 옮겨 투자유치 업무를 맡고 있으며, 공직자로서 지역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더욱 열심히 임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인생2막을 열어준 따뜻한 남쪽 섬

전라남도는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일정 기간 영농기술을 배우고 농촌 체험 후 귀농할 수 있도록 귀농인의 집을 제공하고 있다. 가평에서 10년가량 전원생활을 하던 김미량 씨 또한 2021년 귀농인의 집에 입주했다가 이주해 진도에 거주한 지 3년이 됐다.
“내륙 지방에 살 때는 지하수를 사용했거든요. 겨울이면 수중펌프가 자주 고장 나고 언 물을 녹이느라 늘 불편했어요. 진도에 와서는 수돗물을 사용하니 불편함이 싹 사라졌어요. 저는 물도 수돗물을 마셔요. 게다가 진도는 따뜻해 지내기가 참 좋아요.”
김미량 씨는 자동차를 타고 진도에 처음 왔던 날을 추억했다. 추운 겨울에도 대파와 배추로 가득한 푸른 진도의 풍경. 내륙 중에 거주할 때는 내내 추웠던 기억이 많았다. 지금은 늦은 오후까지 햇살이 머무는 집에 살고 있다는 김미량 씨. 집을 짓는 동안 머물렀던 귀농인의 집에도 따뜻한 손길과 도움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그녀에게 진도는 따뜻한 마중과 햇살로 기억되는 곳일 테다.

물 맑은 내 고향으로 돌아오다

진도에 태어나 타지에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6개월 전에 진도로 돌아왔다는 조유나 대표. 현재는 진도천 근처의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물 맑고, 공기 맑은 청정해역 진도라는 말에 공감한다며, 평생 살던 진도를 벗어나서는 물갈이에 시달렸다고 한다. 다시 돌아온 진도에서는 물갈이 없이 잘 지내며 즐겁게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를 만들 때에는 수돗물을 사용하는데, 섬이다 보니 염분기가 있을 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수질이 좋아 맛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제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가 K-water 진도수도지사 바로 앞 1분 거리에 있어요. 지사 직원분들이 저희 카페 단골이랍니다. 늘 믿고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