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world : 한국수자원공사 웹진 2024. FEB VOL.671

ON the world

첨단산업과 신비로운 자연이
공존하는 대만

대만의 자연은 청정 그 자체다. 해발 870m에 자리한 고산 호수 일월담과 운해 위로 떠오르는 일출이 펼쳐지는 아리산, 수이리 강을 따라 오가는 낭만 열차 지지선까지. 대만의 풍경은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의 이미지로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자연풍경과 더불어 풍성한 먹거리가 가득한 대만으로 떠나보자.

글. 우지경(여행 작가) 사진. 편집실




TSMC의 고장,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생산지역 대만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먹거리로 눈과 입이 즐거운 대만 여행. 관광자원은 대만의 경제력을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다. 또 하나 대만의 경제를 책임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생산지라는 타이틀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점유율 57.9%, Apple 사 발주 23%의 점유율을 가지며 명실상부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멈추면 세계 반도체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에 대만 내 초순수 생산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이에 대만은 반도체의 필수재인 초순수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물 보호조치 등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최악의 가뭄으로 반도체 생산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세계 최대 파운드리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대만은 늘 수자원 순환 핵심에 관심을 기울이고 워터테크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TSMC


낭만적 매력이 풍기는 천연 호수, 일월담


대만 정중앙에는 대만 최대의 천연 호수인 일월담이 있다. 호수 한가운데의 라루섬을 경계로 동쪽은 해, 서쪽은 초승달 모양을 닮아 해와 달의 호수라는 뜻의 일월담이라 불린다. 일월담의 매력은 푸른 새벽의 운무, 오후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 노을빛으로 물드는 저녁까지 시시각각 다른 색으로 빚는 풍광이다. 호숫가에 현장사, 문무묘 같은 유적지도 많아 경치와 유적을 더불어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매력이다. 일월담을 발견한 샤오족의 전설도 신비롭다. 전설은 이러하다. 샤오족이 사냥을 하며 흰 노루를 쫓았는데 숲속에서 호수가 나타나더니 노루가 갑자기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때 발견한 풍부하고 아름다운 호숫가를 하늘이 내린 터전이라 여겼으며 일월담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이다사오, 구족문화춘 등 곳곳에 샤오족의 숨결이 베어져 있다. 자그마치 둘레 35km, 270여 만 평의 호수 여행의 시작은 유람선에서 시작해 케이블카, 산책 순으로 둘러보길 추천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호숫가 자전거 도로를 맘껏 달려도 좋다.


① 트립 투 노스탤지아, 지지선

지지선은 1922년 일월담 수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목재 운송을 위해 얼수이역에서 처청역까지 총 29.7km를 개통한 철로다. 과거에는 증기기관차가 수이리 강을 따라 임업으로 번성했던 산촌을 오갔다면, 지금은 알록달록한 완행열차가 얼수이에서 처청까지 목가적인 평화로움이 깃든 작은 마을 사이를 달린다. 지지선이 지나는 마을 중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지지와 처청. 나무로 지은 예쁜 기차역도 보고 녹음이 푸른 마을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바나나 산지로 유명한 지지에서는 천연 바나나 아이스크림, 임업마을 처청에서는 목통밥을 맛보는 재미가 있다.


지지선 처청역

② 바다와 도심이 공존하는 항구도시, 가오슝

▲ 가오슝 항구
▼ 치진섬 야시장의 길거리 음식


가오슝은 화사한 항구도시다. 사랑의 유람선이 떠다니는 아이허의 야경, 항구와 고층빌딩 페리가 어우러진 풍경에 눈이 즐겁다. 시즈완에서 페리를 타고 가는 치진섬을 빼놓고는 가오슝을 보았노라 할 수 없다. 근교에는 블록버스터급 불교 유적지 불광산불타기념관과 렌츠탄이 포진해 있다. 또, 비빔 우육면, 샤오롱바오, 훠궈, 밀크티 등 가오슝에서는 다채로운 먹거리에 입이 즐겁다. 치친해산물거리에서는 당일 공수한 가지각색의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치친의 망고빙수와 시즈완의 과 일빙수도 빠뜨리면 섭섭하다. 뜨거운 날씨 덕에 달콤함이 남다르기 때문에 해가 지면 메리다오역 근처 류허 야시장으로 가야한다. 대만에서 제일 맛있다는 파파야우유부터 한 잔 맛본 후, 굴전, 화덕 만두 등 샤오츠(대만 야시장 간식)를 하나 둘씩 먹다 보면 입 안 가득 행복이 차오른다.

③ 천년의 신비, 아리산

천년이 넘은 울울창창한 고목들 사이로 백 년이 넘은 아리산 산림열차가 달린다. 아리산 산림열차는 인도의 다즐링 히말라야 철도, 페루의 안데스 철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산악열차다. 기차는 숲속을 달리는 선무행과 일출을 보러가는 주산행 두 가지다. 자오핑역에서 시작되는 아리산 트레킹은 산에 오른다기보다 숲에 스며드는 느낌이다. 노송나무와 삼나무가 빽빽한 숲길은 영화 속 한장면을 닮았다. 숲 사이로 떨어지는 한 가닥 빛줄기마저 그윽하다. 웅장한 나무 사이 아담한 연못가는 쉬어가기 좋다. 코끼리코나무, 두 그루의 사이프러스가 만든 하트나무 등 요리조리 눈길 줄 곳이 많다. 일출을 보기 위해 주산행 열차를 타면 운해 사이로 떠오르는 주산의 장엄한 일출을 보는 행운을 차지할 수도 있다.

아리산